한 나, 간호사·영양사


둘째아이 임신 중 혈당문제가 처음 나타났다
사실 혈당문제가 처음 나타난 때는 1979년 둘째 사라를 임신한 지 7개월 후였다. 매달 아침 공복 소변을 의사에게 가져갔는데 그날은 깜빡 잊고 그냥 갔다. 그래서 병원에서 소변을 받아냈다. 그 소변은 저녁 먹고 1시간 된 소변이었다.
잠시 후 간호사가 “소변에서 당이 나왔어요”라고 했고, 의사는 다음날 아침 공복 혈당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그 다음날 공복 혈당은 80으로 정상이었다. 의사가 괜찮다고 하여 아무 걱정 없이 사라를 낳았다. 사라는 3.7kg로 정상아보다 크게 태어났다. 그것이 바로 내 가 임신 중에 고혈당이 있었다는 증거였는데 아무 것도 모른 채 그냥 세월이 흘렀다.
나는 그때 이미 혈당문제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식후 1시간 된 소변의 당검사 결과가 2+가 나올 정도면 식후 1시간 혈당이 200을 넘었다는 것이고 비정상인데, 공복 혈당이 정상으로 나오자 의사는 내게 정상이라고 했다. 그래서 아무 주의도 받지 못한 채 엉터리 식생활을 계속하면서 5년이 흘렀다.

5년 후 셋째아이 임신 중 혈당병을 진단 받다
사라를 낳고 5년 후인 1984년 셋째아이 백합을 임신했다. 유난히 입덧이 심했지만 34살에 늦둥이를 가져서 그런가보다고 참고 지내다가, 임신 7개월 때 공복 소변을 받아 가는 것을 또 잊어버려 아무 생각 없이 병원에서 소변을 받아냈다.
간호사가 아주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변에서 당이 많이 나왔어요”라고 말했다. 그 당시 검사한 소변 역시 저녁식사 1시간 후에 받은 것이었고 결과는 3+였다. 의사는 “내일 와서 포도당 주스를 마시고 1시간 후의 혈당검사를 해봅시다”라고 해서 다음날 혈당검사를 했는데 식후 1시간 혈당이 174였다.
의사는 “임산부 식후 1시간 정상 혈당은 140 이하인데 좀 높으니 아기 낳고 다시 해봅시다”라고 말했을 뿐, 남은 임신기간 동안 혈당검사나 식이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하라는 말은 전혀 없었다. 그래서 남은 임신 기간 동안 단것만 자제하고 흰밥을 먹으며 과식을 계속했다.
나는 그 당시 공복 혈당은 정상이었지만 식후 I~2시간은 고혈당이었다. 임신 말기에 생긴 나의 고혈당 때문에 백합은 인슐린 과다증과 저혈당을 가지고 거대아로 태어났다. 소변에서 당이 발견되었을 때(임신 7개월)부터 식이요법을 했더라면 백합은 거대아로 태어나지 않았고, 인슐린 과다증도 지금의 비만도 없었을 것이며, 나도 이렇게 심한 혈당병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태아의 비만과 인슐린 과다증은 임신 말기 3개월 동안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당이 발견되었을 때 의사는 내게 식이요법을 하라고 말해주었어야 했다.

아기 낳고 받은 경구 당부하 검사
임신 중 혈당조절에 이상이 있는 임산부는 임신이 끝나면 혈당조절이 나아지므로 아기를 낳고 6주 후 다시 검사를 받는다. 백합을 낳고 6주 후에 4시간에 걸쳐 하는 경구 당부하 검사를 받았다.
아침 공복 혈당은 정상인데 식후 30분에 혈당이 220이면서 소변에서 당이 많이 나왔고, 식후 1시간에도 212이면서 소변에서 당이 많이 나 왔으며, 식후 4시간에는 혈당이 너무 떨어져 68이 되면서 어지러워 쓰러질 뻔했는데 얼른 피를 뽑고 오렌지 주스를 마셔서 괜찮았다.

그 당시 나는 내당능장애
나는 그 당시 공복 혈당이 정상이니 당뇨병은 아니었다. 그러나 식후 30분에서 1시간은 당뇨병처럼 아주 높았고 식후 2시간도 정상보다 높았다. 식후 4시간에 기절할 정도로 어지러웠기에 의사에게 “저 혈당병이에요?”라고 물으니 “아니오, 저혈당이 아니고 내당능장애 (impaired glucose tolerance)가 있군요”라고 했다.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기에 속으로 ‘그런 병 이름도 있나?’라고 생각하고 더 이상 질문도 하지 않은 채 병원을 나왔다. 의사는 이때도 나에게 식이요법을 하라고 말해주지 않았고, 내가 앞으로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많다는 주의도 주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고혈당으로 오는 증상들은 별로 느끼지 못했으나 계속 어지럽고 기운 없는 저혈당 증상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기에 저혈당에만 관심을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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