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할까요? 변하지 않는다고요? 사실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변합니다. 엘빈 토플러의 말대로 “변화는 인생에서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입니다. 변하지 않는다면 죽은 것입니다. 그런데도 살아 있는 어떤 사람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그것은 내가 기대하는 만큼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거나, 그 변화의 속도가 느리다는 뜻, 또는 변화의 방향이 안 좋은 쪽으로 향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변화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과 정도의 문제라는 말입니다.

성경의 인물들 중에서 변화를 이야기할 때, 이 사람만큼 확실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뀐 사람이 있을까요 바로 사울(바울)입니다. 사울의 변화는 너무 놀라워서 사람들은 그를 존경하고 칭찬하지만, 그처럼 되고 싶어하는 데에는 부담을 느낄 정도입니다. 도대체 다메섹 길 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잘 아는 대로 다메섹으로 가는 도중에 강렬한 빛에 의해 사울은 쓰러지고 앞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이어서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왜 나를 핍박하느냐”는 질문이 들립니다. 성경에 나타난 소명의 장면들의 공통점은 언제나 하나님이 먼저 인간을 찾아오셨다는 점입니다. 왜 하나님은 먼저 찾아오시고 삶에 개입하시고 질문하시는 것일까요? 그 사람의 삶에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변하지 않으면 죽기 때문입니다.

음성을 듣고 누구시냐고 사울이 질문합니다. 그 다음에 들린 음성이 바로 “나는 네가 핍박하는 예수라”입니다. 이 문장은 두 문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는 예수다”라는 문장과 “너는 핍박자다”라는 문장입니다. 하나는 신 존재에 대한 인식의 문제이며, 하나는 자아에 대한 인식의 문제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사울은 예수를 신성모독의 죄를 저지른 자, 그로 인해 하나님께로부터 저주받은 자라고 여겨왔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것입니다. 그런데 음성은 그 예수가 바로 하나님, 하나님이 바로 예수라고 말합니다. 그 전까지 사울은 자신이 하나님에 대해 열심이고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음성은 사울이 하나님을 가장 훼방하고 핍박한 자라고 말합니다. 이제까지 그가 가지고 있던 신념과 자아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 소리가 위로부터 들려온 것입니다. 이 음성 앞에서 사울은 무너집니다.

하나님을 알고 자신을 아는 것이 변화의 시작입니다(인식의 변화). 더 나아가 음성은 그의 존재(소속)가 예수의 그릇으로(존재의 변화), 그의 인생의 목적 즉 살아야 하는 이유가 예수의 이름을 전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해 줍니다(방향의 변화). 결국 이 사건 후에 사울은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며 그리스도라고 선포하게 됩니다(고백의 변화). 더 놀라운 것은 그 후 그는 고난을 피할 것으로만 여기지 않았고, 심지어 죽는 것도 유익하다고 말합니다(욕구의 변화). 이것이 사울이 경험한 변화의 내용들입니다. 그리고 그는 그 안에서 시작된 변화를 계속 이어갔고 완성해갔습니다.

그렇다면 이 변화를 일으킨 이는 누구일까요?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변하지 않는, 변화의 원동력이 있다는 말입니다. 변화보다 변화를 일으키신 분이 큽니다. 이 변화를 일으킨 이는 사울 내면의 다른 자아도 아니요 훈련원의 조교도 아니었습니다. 그는 예수였고 예수님의 영이었습니다. 예수는 사울을 자신의 사람으로 그리고 자신을 위해 살아갈 사람으로 바꾸셨습니다.

그분은 지금도 변화를 일으키시기 위해 이 세상을 관찰하시며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그 대상이 저와 여러분이 아니겠는지요. 변화를 거부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분께서 일으키시는, 그분 안에서의 변화라면 말입니다. 그분이 일으키신 변화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한 가지 힌트는 있습니다. 같은 시각에 다른 곳에 있었던 아나니아에게 들린 음성입니다. “일어나 직가라 하는 거리로 가서 유다의 집에서 다소 사람 사울이라 하는 사람을 찾으라 그가 <기도>하는 중이니라”(행 9:11). 역시 답은 기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기도를 가리켜 하나님과의 대화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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