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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이기주 지음 / 황소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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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3  01: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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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에세이집에서 존중, 경청, 공감, 뒷말 등의 24개 키워드를 제시하고, 말과 사람의 품격에 관한 생각들을 풀어낸다. ‘몇 권의 책과 각종 매체에 기고한 글을 날줄 삼고, 그간 삶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을 씨줄 삼아서 낸 책이다. 한 권의 책은 수십만 개의 활자로 이루어진 숲인지도 모른다. 『말의 품격』이라는 숲을 단숨에 내달리기보다, 이른 아침에 고즈넉한 공원을 산책하듯이 찬찬히 거닐었으면 좋겠다“고 저자는 이 책을 소개했다.

‘지금 우리는 말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온당한 말 한 마디가 천 냥 빚만 갚는 게 아니라 사람의 인생을, 나아가 조직과 공동체의 명운을 바꿔놓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날카로운 혀를 빼들어 칼처럼 휘두르는 사람은 넘쳐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내며 좌중을 들었다 놨다 하는 능변가는 홍수처럼 범람한다.’(서문 일부)

하지만 말의 힘만 믿다가는 낭패를 보게 된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모든 힘은 밖으로 향하는 동시에 안으로도 작용하는 법이며, 인간의 말은 귀소본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 “사람의 입에서 태어난 말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냥 흩어지지 않는다. 돌고 돌아 어느새 내뱉은 사람의 귀와 몸으로 다시 스며든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사람, 고민이 깃든 말과 글에 탐닉하며 어머니 화장대에 은밀하게 꽃을 올려놓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당신의 말이 누군가에게 한 송이 꽃이 되기를...’이라는, 독자에 대한 바람도 서문에 남겨 놓았다.

(본문 중에서)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누일 곳이 필요하다. 몸이 아닌 마음을 누일 곳이, 물론 그 공간은 물리적 장소뿐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 될 수 있다. 고민을 종종 타인에게 털어놓는 것도 어쩌면 고민을 해결하려는 목적보다 마음을 쉬게 하려는 목적일지 모른다.'

'숙성되지 못한 말은 오히려 침묵만 못하다. 인간의 가장 깊은 감정은 대개 말이 아닌 침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말과 글에는 사람의 됨됨이가 서려 있다. 무심코 던진 말 한 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말은 품성이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한자 品은 입 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졌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성이 된다는 것이다. 사람의 체취, 사람이 지닌 고유한 인향, 즉 사람의 향기는 말에서 뿜어져 나온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간다. 그리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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