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에 복음을 싣고 달리다(4)

 

기도원에서 성령 체험을 하고 돌아온 날부터 무릎을 끓고 기도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심령으로 변화시켜 주셨습니다. 새벽기도는 물론이고 밤 9시만 되면 두 아들을 재워놓고 교회로 달려가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밤중에 교회에서 기도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서워지고 두려움이 몰려왔습니다. 어떤 시커먼 물체가 뒤에서 노려보고 있다가 시커먼 보자기로 덮어씌우려고 하는 것 같아 무서워서 기도를 하지 못하고 몇 번이나 집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구역 권사님께 말했더니 교회라고 해도 초신자가 혼자 기도하면 그럴 수 있다면서 같이 기도하자고 하였습니다. 매일 밤 9시가 되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발걸음을 재촉해 주셨습니다. 같이 기도하신 권사님은 제가 방언의 은사 받은 것을 모르기 때문에 혼자 구석에서 주님과 조용하고 은밀하게 대화를 나누는 영적 기도가 지속되었습니다.

기도시간은 자꾸만 늘어나서 두세 시간 또는 새벽 1-2시까지 했고, 때로는 철야를 하면서 새벽기도 시간까지 많은 기도를 하도록 성령님께서 역사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신인가? 라는 질문을 갖고 시작한 신앙생활이었는데 기도와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의 속성에 대하여 알게 하셨고, 우리 부부에게 많은 영적인 축복을 주셨습니다.

남편도 기도원에 가서 큰 은혜를 받고 충만한 가운데 교회에서 청년부장의 직분을 맡으면서 청년들에게 본이 되는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1981년 7월 말, 주일학교 선생님들인 대학생들과 양평으로 수양회를 갔을 때 남편은 부장의 책임을 맡고 떠났는데 그만 사건이 터졌습니다. 대학교 1학년 청년이 사라져서 밤새도록 찾았습니다. 예수님께서 99마리의 양을 들에 두시고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으셨던 그 심정을 가슴 깊이 느끼면서 남편은 산과 들을 헤매며 청년을 찾아 다녔습니다.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일 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도록 찾아다니지 아니하느냐”(누가복음 15:4).

결국 다음날 개울 웅덩이에서 시체를 찾았습니다. 그 청년은 너무 더워서 개울에서 혼자 수영하다가 심장마비로 죽었던 것입니다. 남편은 생명을 살리지 못한 안타까움으로 마음 아파서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치며 괴로워했습니다. 예수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경험한 사건이었습니다.

두 아들은 주일학교에서 열심히 활동하였고, 크리스마스 연극할 때에 큰 아들은 예수님 역할도 잘해서 칭찬을 받았습니다. 어린이 성가제때도 얼마나 찬양을 잘하는지 너무도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우리 네 식구는 주님의 도우심으로 빠르게 신앙이 성장하였고 신앙생활의 만족과 행복이 넘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생활은 여전히 어려워서, 먹고 사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아브라함을 우상의 집안에서 불러내어 믿음의 조상이 되게 하시기까지 불 같은 시험과 연단의 과정을 거치게 하셨듯이 우리 가정도 어려운 생활 속에서 오직 예수그리스도만을 바라보며 의지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매일 밤 9시가 되면 교회 가서 부르짖으며 기도하게 하셨습니다.

교회에서 부흥회를 했는데, 우리가 주님을 믿고 처음으로 경험한 부흥회였습니다. 우리 부부는 많은 은혜를 받았고, 마지막 날에 헌금을 해야 하는데 남편과 저는 각자 마음으로 작정한 액수를 말했을 때 서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성령님께서 100만 원을 헌금하도록 동시에 마음을 주셨으므로 주저하지 않고 약속 헌금을 하였습니다. 우리 형편을 잘 아는 교회에서 혹시 10만 원을 잘못 쓴 것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그 소문이 어린 두 아들의 귀에도 들려서 무슨 돈으로 헌금을 하셨느냐고 의아해 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었기에 후회하거나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고린도후서 9:7).

하나님께서는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는 말씀을 성경에서 하셨습니다. 그리고 심는 자에게 씨와 먹을 양식을 주시는 이가 풍성하게 하시고 의의 열매를 더하게 하시고 모든 일에 부요하여 하나님께 감사하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부끄럽고 민망하지 않게 약속 헌금을 빨리 할 수 있도록 놀라운 방법으로 역사하셨습니다. 시부모님께서 돌아가셨을 때 시골에 남겨 놓으신 땅이 있었는데, 그동안 매매가 되지 않던 땅이 갑자기 팔렸다고 큰 집에서 돈을 보내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제일 먼저 하나님께 드려야 할 약속 헌금을 수표로 바꾸어 일주일만에 헌금을 했습니다. 하늘을 날아가는 듯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마태복음 6:20-21).

성령 충만한 가운데 기쁨으로 신앙 생활을 했지만, 일정한 수입이 없어서 궁핍한 생활은 여전히 계속 되었습니다. 어느 날 미국에 가면 직업의 귀천이 없어서 막노동을 하더라도 잘 먹고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미국에 가고 싶은 마음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위장 결혼을 하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우리 부부는 가정법률사무소를 찾아가서 호적상 이혼을 하고 하나님께 기도를 더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불의한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분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고린도전서 13:6).

불의는 불법이고 악을 행하는 것이고 결국 죄악에 빠지는 것인데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그런 방법을 싫어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10개월만에 다시 호적상으로 다시 부부가 되었고, 하나님의 전능하신 방법으로 미국에 갈수 있는 길을 열어 달라고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습관대로 밤 9시가 되면 매일 같이 교회로 달려가서 기도하던 어느 날 “사필귀정”이란 음성이 제 귀에 자꾸만 들려왔습니다. 그날 밤 혼자 기도하고 있었고 밤 12시도 넘어 통행금지 시간이기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차도 없었습니다.

사필귀정의 뜻은 알 수 없었지만 나쁜 의미는 아닌 것같이 느껴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목사님께 말씀드렸더니 하나님의 응답이라면서 백지를 꺼내어 한문으로 사필귀정이란 “일 사, 반드시 필, 돌아올 귀, 바를 정”이라고 쓰셨습니다.

모든 일들은 결국에는 반드시 바르게 돌아온다는 의미라면서 곧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니까 기다려 보라고 하셨습니다. "자매님이 지금까지 신앙 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을 하나님께서 보시고 무엇인가 복을 주시려고 예비하신 것 같다"고 목사님께서 기뻐하셨습니다. 정말로 기대가 되었고 하나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복을 주실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1981년 12월에는 몹시 춥고 눈도 많이 왔습니다. 아무리 추워도 기도하는 것을 쉴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가고 싶어요.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세요.” 매일 새벽과 밤에 교회로 달려가서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매달리며 눈물의 기도를 했습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태복음 7:7-8).

 

* 편집자 주 : 박승목, 박영자 집사 부부에겐 집 주소가 없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길 위에서 RV 순회 전도를 하고 있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박 집사 부부는 RV를 타고 미국 49개 주를 찾아다녔다. "현실은 편안하지 않은데 마음은 평안하다. 우리가 죽을 때 가져가는 건 평안이다. 그 답을 전하려고 전국을 누빈다."라고 말하는 박 집사 부부의 선교 이야기를 연재한다. 두 분의 연락처는 818-917-4974, rvmissionary@yahoo.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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