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에 복음을 싣고 달리다(5)

 

1981년 12월 3일, 미국에서 한 통의 편지가 왔는데, 유학생으로 미국에 갈 수 있는 I-20 Form이었습니다. 신실하신 하나님께서 눈물의 기도에 응답해 주셨다고 생각하니 그 기쁨은 형용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에 있는 어떤 분이 우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보내준 서류였습니다.

학교 등록일은 1982년 1월 10일, 어떻게 이 짧은 기간 동안에 모든 일이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응답으로 받은 서류이기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역사해 주실 것을 믿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이니”(히브리서 11:1).

다음 날 남편은 서류를 들고 기도원으로 올라갔습니다. “하나님! 인터뷰에 합격을 하면 우리 가족은 미국에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으로 도와주십시오.” 간절하게 기도했을 때 말씀을 주셨습니다.

“두려워 말라 나는 처음이요 나중이니 곧 산 자라”(요한계시록 1:17).

하나님께서 남편으로 하여금 어린아이같이 순진하게 말씀을 듣게 하셨습니다.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라 너의 모든 일을 처음부터 나중까지 내가 도와 줄 것이다 나는 살아 있는 하나님이다”라는 말씀을 듣고 남편은 기뻐하며 그 다음날 기도원에서 응답받았다며 내려왔습니다.

12월 4일에 서류를 작성하여 접수했는데, 인터뷰 날짜는 2주 후인 1981년 12월 17일 아침 9시였습니다. 어떻게 2주 동안에 유학생으로 영어 실력을 갖추어 미국 대사관에서 영어로 인터뷰할 수 있겠습니까. 그 당시에는 대학교를 졸업해도 영어회화를 할 줄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당황한 남편은 영어 학원으로 가서 의논했습니다. 토플 시험에 합격한 유학생들이 인터뷰할 때 사용하는 예상 문제인 100문제를 주면서 잘 암기하라고 했습니다.

집에 와서 문제집을 펼쳐 보니 긴 단어와 긴 문장을 암기하기는커녕 혀가 돌아가지 않아 읽을 수도 없어서 암담하고 답답하여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말씀으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께서 기도할 때 영적인 체험으로 환상을 보여 주셨습니다. 인터뷰 현장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남편의 인터뷰를 도와 주시는 영적 체험을 하고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남편은 눈물을 펑펑 쏟았습니다. 흘린 눈물로 문제집은 물을 뿌린 것같이 우글쭈글해졌습니다.

드디어 인터뷰하는 날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침부터 여러 모양으로 약속의 징조를 보여 주셨습니다. 대사관을 향해 가는 아침에 비도 오지 않았는데 남산 위에 뜬 무지개를 보여 주셨습니다. 택시 운전사도 기쁜 마음으로 남편을 대사관 앞에 내려 주면서 차비도 받지 않고 좋은 일이 꼭 있으라고 인사까지 하고 빙그레 웃었답니다. 그 당시는 모든 택시가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을 가득 태우고 합승하는 때였습니다.

남편은 대사관 3층으로 올라가면서 저에게 빨리 교회로 가서 기도를 해달라고 전화했습니다.

저는 며칠간 철야하면서 기도했기에 피곤했지만, 교회로 달려가서 하나님께 또 매달리며 간절한 기도를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유학생으로 미국에 간다면 본인만 가는 것이지 가족들은 같이 갈 수 없을 때였습니다. 대사관 안에는 많은 유학생들이 인터뷰를 하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뒤돌아서면서 하는 말이 미국으로 가는 유학생들에게 유리한 조항이 며칠 전에 생겼는데 알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바뀐 조항은 만일 인터뷰에 합격하면 가족도 같이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가족도 함께 가기를 원한다고 그 자리에서 고쳐 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통하여 우리 가족이 함께 미국에 갈 수 있도록 마지막 순간에 서류를 고쳐 쓰도록 역사해 주셨습니다. 강청하는 기도는 하나님을 움직이고 일하시게 하는 능력이 있음을 경험하면서 믿음으로 살도록 인도해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비록 벗됨을 인하여서는 일어나 주지 아니할지라도 그 강청함을 인하여 일어나 그 소용대로 주리라”(누가복음 11:8).

 

* 편집자 주 : 박승목, 박영자 집사 부부에겐 집 주소가 없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길 위에서 RV 순회 전도를 하고 있다.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박 집사 부부는 RV를 타고 미국 49개 주를 찾아다녔다. "현실은 편안하지 않은데 마음은 평안하다. 우리가 죽을 때 가져가는 건 평안이다. 그 답을 전하려고 전국을 누빈다."라고 말하는 박 집사 부부의 선교 이야기를 연재한다. 두 분의 연락처는 818-917-4974, rvmissionary@yahoo.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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