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besity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현대에는 언어가 폭주한다. 평균적으로 미국인들은 34기가바이트의 콘텐츠를 소비하고, 하루에 다양한 자료에 사용된 10만 개의 단어들을 접한다. 참고로, 레오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는 46만 개의 단어들이 수록되어 있다. 인지부하이론에 의하면,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을 접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에게는 언어 휴식이 필요하다.

코맥 매카시나 윌리엄 버로스같은 미국의 소설가들은 언어가 기생충이나 감염 바이러스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너무 많은 말들은 사람들을 지치게 만든다. 이 소설가들의 주장은 인지부하이론과 정보 과잉에 관한 수많은 연구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인지부하이론은 한 번에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되어 있다고 가정한다.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려면 정보량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의 대부분은 단어들이므로, 언어 제한이 도움 된다. 말을 제한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정보 과잉은 우리를 산만하고, 비효율적이고, 짜증나게 만든다. 또한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 소화불량이 된다. 여기서 “정보 비만(infobesity)”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정보 폭식은 정보 비만을 가져온다.

정보 비만은 다이어트로 조절할 수 있다.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지 말라. 가장 중요한 자료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천연보호림인 양 사수하라. 극단적인 언어 디톡스가 필요하다면 침묵하라. 말하지 말던가 테크놀로지에서 놓여나라. 또는 두 가지를 다해 보라. 말을 아끼면 분명한 관점을 얻게 되고, 소통도 증진된다고 필 샌더슨은 말한다. 실리콘 밸리에서 투자자와 기업가에게 말하는 일이 직업인 샌더슨은 지난 2월, 1주일 동안 말하지 않고, 침묵이라는 휴식을 누렸다. 일을 위해 샌더슨은 말 대신에 화이트보드 위의 짤막한 노트로 소통했다. “말을 안한다는 것이 처음엔 좌절”이었으나,“소통은 효율적이 되었고 상대의 말을 경청하게 되었다”고 샌더슨은 말했다. 말하지 않음으로써 기분이 좋아졌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며, 감각은 새로워졌다. 게다가 마음을 다해 말하고, 기록하고, 읽고, 듣게 되었다. 사업의 협상이나 관계도 증진되었다.

7일이 아니라,  17년 동안 말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환경운동가 존 프란시스는 논쟁이 그의 대의명분을 개선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1973년 어느 날, 갑자기 말하기를 멈추었다. 대신에 그는 들었고, 배웠고, 환경학 관련 학위 세 가지를 취득했다. 1990년, 프란시스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으며, 글로벌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존 밀턴은 고독이 때로는 최고의 교제라고 말했다. 몽테뉴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자기자신에게 속하는 법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예수님도 한적한 장소에 가셔서 기도하셨다(누가복음 5:16).

미디어는 우리가 그것들을 소비하길 원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단어들을 생산하는 것이다. 우리는 뉴스를 아는 만큼 세계를 조종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신화에 조종당해 그것들을 마구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구원이라는 목적 없이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은 우리의 영혼을 산만하게 만든다. 침묵은 주님과 친밀해지는 데 필수적이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무릇 나의 소망이 그로부터 나오는도다”(시 62:5).

주님은“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라고 말씀하신다. 마더 데레사가 지적했듯이, “소음 속에서나 쉼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없다.” 영성가인 프랑수아 페넬롱은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을 만큼 고요한 영혼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탄했다

건강한 인간 관계를 위해서 침묵은 필수적이다. “사연을 듣기 전에 대답하는 자는 미련하여 욕을 당하느니라”(잠 18:13).“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약 1:19).

(* Quartz 7월 9일 기사와 7월 11일 짐 데니슨 칼럼  발췌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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