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집례할 수 있다는 인터뷰 기사에 이어, 발언 취소 성명 발표해

7월 12일, RNS에 '동성애 문제에 대해 마음을 바꾼 유명 크리스천들'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그 중 성서를 현대 영어로 번역한 『메시지』를 비롯해 30권의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유진 피터슨 목사(84세)가 컬럼니스트 조나단 메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레즈비언과 게이에 관한 논쟁은 끝날 것”이라며, '만일 지금 목회를 하고 있다면 동성혼 의식을 주관했을 것'이라 대답한 기사가 헤드라인으로 뜨자마자 비난의 소리가 빗발쳤다.

먼저 현대 교회에 대한 질문을 받은 피터슨은 “목사는 신자들의 이름을 안다. 그러나 5천 명이 교회에 오면 그들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 목회자는 익명의 군중과 함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교회의 본질은 관계적이다.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당신이 가진 게 무언가? 많은 교회들 안에서 쇄신이 일어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교회들로 인해 상심하지 않는다. 다만 대형교회의 유행-주의가 속상하다는 말이다. 대형교회는 교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서 질문자가 “장로교단에서 동성애와 동성결혼이 핫 이슈인데, 그동안 생각이 바뀌었는가?”라고 묻자, 유진 피터슨은 “많이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협동목사 시절에 교회 안에 레즈비언 여성 몇몇이 있었다. 그들은 유난을 떨지 않았다. 그들은 다른 이들처럼 교회 안에서 신자일 뿐이었다. 교회를 개척했고, 500명의 신자와 작별하고 교회를 떠나면서도 그 문제가 크게 부각된 적이 없었다. 목회 당시에 교회 안에서 성장한 한 젊은이가 회중 앞에서 음악 사역을 하고 싶다면서 자신은 게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신자들 중에 동성애자가 없었다. 혹여 있었을지 모르나 말하는 이들이 없었다. 회중은 그를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훌륭한 음악가였다. 20년 전의 일이다. 그 후 많은 게이와 레즈비언들을 알게 되었고, 그들은 성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레즈비언과 게이에 관한 그런 종류의 논쟁은 끝날 거라고 본다. 그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들은 다른 교회를 찾아갈 것이다. 지금은 과도기이고, 최선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이 일이 시위할 빌미를 주는 일이라고 보지 않는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질문자가 다시 “만일 지금 목회 중이고 기독 신앙을 가진 동성애 커플이 찾아와 결혼식 집례를 요청한다면 무언가를 하겠는가?” 라고 묻자 피터슨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다른 기독교 작가들과 유명 목회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해서 “그렇다”라고 대답한 이들의 명단 역시 RNS에 게재되었다. 조엘 헌터 목사는 지난 해 발생한 게이 나이트클럽 총격 사건 이후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성경 교리는 지키겠지만, 보수적인 교회들도 그들을 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스토어는 유명 작가가 동성결혼을 지지한다면 그의 책을 더 이상 팔지 않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라이프웨이는 성경적 결혼관을 지키는 작가들의 책만 판매한다.”면서 남침례교단 소속의 한 대변인은 ”유진 피터슨에게 최근의 인터뷰가 그의 견해를 정확하게 반영한 것인지를 확인 중이다. 만일 그가 성경적 결혼관을 확인해 주지 않으면, 메시지를 포함해 그의 책을 더 이상 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라이프웨이 웹사이트에는 『메시지』 성경의 십 수 가지 버전을 포함해 유진 피터슨의 저서 135권 목록이 올라와 있다. 지난 해 기독교 작가인 젠 햇메이커가 인터뷰에서 동일한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뒤, 라이프웨이는 그녀의 책 판매를 중단했다. 라이프웨이는 조엘 오스틴, 윌리엄 폴 영, 조이스 마이어와 같은 유명 작가들의 책도 기본 교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이유로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인터뷰 기사가 나간 다음날 오후, 유진 피터슨은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전통적 가치관에 동의한다는 성명을 냈다. “분명하게 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에 동의한다. 나는 모든 일에 대한 성경적 가치관에 동의한다”라고 피터슨 목사는 선언했다.

“내가 장로교단 소속 목사였고, 최근 장로교단이 동성결혼을 승인하고 목회자에게 결혼식 집례를 허가해 주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받았다. 25년도 훨씬 전에 은퇴해서 동성애자와 관련된 경험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도 했다”라고 피터슨은 선언문을 통해 말했다. “나는 동성결혼을 집례한 적 없고, 요청 받은 일도 없다. 지금도 그런 요청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말한 피터슨 목사는 “기자가 가상의 질문을 한 것이다. 목회자는 가상을 탐닉하는 사치도 부리지 못한다. 좀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아니요’라는 말을 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취소 성명에 이어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스토어는 유진 피터슨의 도서 판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메리트와의 인터뷰에서 피터슨은 더 이상 글쓰기나 교육, 강연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지난 6월 유진 피터슨은 마지막 저서인 『As Kingfishers Catch Fire』를 출간했다.

처음 기사를 보도한 메리트는 피터슨의 취소 발언에 대한 후속 기사에서 피터슨의 견해가 바뀐 게 맞다고 반박하는 한편으로 “믿음의 사람”인 그를 존중하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기록했다.

참고로, 2016년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설문조사는 개신교 목사 10명 중 1명이 동성결혼 집례를 요청받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장로교 목사 4명 중 1명 , 루터란 목사 5명 중 1명이 집례 요청을 받았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