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에 복음을 싣고 달리다(12)

남편은 핸디맨으로 막노동을 하면서도 전도하는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일하면서 그 집 주인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시간이 부족할 때는 저를 오라고 불러서 끝까지 복음을 전하여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하는 전도 생활이 신나서 기쁨으로 계속하였습니다. 삶의 순간순간을 전도의 기회로 삼아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대학교 교정으로 가서 전도했을 때의 일입니다. 어떤 청년은 유학 오기 전부터 어머니의 권유를 뿌리치고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날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님을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 되었음을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전화하면 제일 기뻐하실 것이라며 강의실로 뛰어가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LA 공항에 가서 전도할 때에는 한국에서 온 승무원들과 스튜디어스들이 주일에 호텔에서 보내게 되는데, 교회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그들이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갔습니다. 주일에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으며,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복음을 전하였고, 시간이 있다고 하면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면서 복음을 열심히 전하였습니다.

영국의 브리티스 항공에서 일하는 한국 스튜디어스가 13명 있었는데 그들이 번갈아 LA에 오면 우리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저녁 먹은 후에는 꼭 복음을 전하여 그들이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기쁨을 갖도록 했습니다. 안식교인이었던 어떤 자매는 예수님을 영접한 후 한국에 가서 안식교를 떠나 장로교 교회에 다닌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습니다. 할렐루야 !

미국 로스 앤젤리스에 가면 천사(Angel) 둘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어느 날 한국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전에 스튜디어스였다가 지금은 결혼하여 아들 둘이 있는 가정주부라는 한 여성이 가족 이민을 준비 중인데 남편이 먼저 미국에 갔으니 만나서 교회로 인도하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사용하여 주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 남편을 만나서 성경책을 선물로 주니 너무 기뻐하며 마침 그날이 자신의 생일이라고 했습니다. 몇 달 후에 가족 모두 미국에 온 그때부터 그들은 나성영락교회에 열심히 다니며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성도가 되었으며, 복음도 얼마나 잘 전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 영광을 드립니다.

오직 전도하는 기쁨으로 우리 부부는 충만했지만 한 가지 선교를 못해서 안타까웠습니다. 여름이 되면 단기 선교를 갔다 오는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가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멕시코의 티화나는 3시간 거리인데다 해외여서 우리 부부의 선교지로 삼기로 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그곳에 있는 고아원 2곳과 교회를 다니면서 주님의 사랑을 나누는 사역을 하였습니다. 우리 집에서 함께 성경공부를 하던 분들의 도움을 받아, 옷가지들과 먹을 것을 사가지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그들을 찾아가 주님의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선교를 한다고 했지만, 2년 후 우리의 자화상은 영혼 구원이 아닌 구제밖에 한 것이 없었습니다. 선교 여행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대리 만족이었다고 생각되어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사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가서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겠습니까.

 

전도에만 전심전력하기로 결심하고, 어느날 남편이 L.A. 코리아타운에 있는 한남 마켓 앞에서 전도하다가, 약국 앞 땅바닥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다가갔는데, 그분은 홈리스였습니다. 얼굴과 손이 더러웠고 옷에서 냄새도 났지만, 그분 옆에 앉아서 남편은 잠깐 하나님께 기도를 했답니다. “하나님 이분에게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요?” 기도한 후에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축복을 많이 받으신 것 같습니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사람이 홈리스인 자기에게 하는 말을 듣더니 기분 나쁜 얼굴로 쳐다보았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말했습니다. “사업에 실패하고 한강다리에서 자살하려고 했을 때 누구인가 뒤에서 나를 붙들었는데, 그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그후부터 교회에 나가서 예수님 믿고 운명과 팔자가 바뀌었는데 그때 내 나이는 37살이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때의 나보다 더 젊어 보이는데, 지금이라도 예수님을 믿으시면 나보다 더 축복을 받을 수 있기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라고 남편이 설명하자,  그제야 수긍을 했는지, 복음을 잘 받아들였으며 영접기도를 드릴 때 서로 감격하여 울고 말았습니다.

“당신과 나는 주 안에서 형제입니다.” 하고 와락 껴안은 그 순간은 오가는 사람을 의식하지 못한 감동의 시간이었고 냄새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자들아 하나님이 이같이 우리를 사랑하셨은즉 우리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마땅하도다”(요한일서 4:11).

남편은 주머니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돈을 홈리스에게 다 주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연락하라고 전화번호를 적어 주고 헤어졌습니다. 며칠 후에 성경공부 하는 분들에게 남편은 전도하는 자로서 조금은 주님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고 간증했습니다. 그날 밤, 잠을 자는데, 비몽사몽간에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남편이 대답했더니, 며칠 전 마켓 앞에서 전도할 때 만났던 홈리스를 상기시키시면서 “주 안에서 형제라고 사랑한다면서, 왜 그를 집에 데리고 와서 샤워시키고 새 옷을 갈아입히고 식탁에서 함께 밥을 먹고 재워 주지 않았느냐”  하는 음성이 들렸습니다. 남편은 벌떡 일어나서 “그분이 예수님이셨습니까?” 되뇌이면서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다음 날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한남마켓에 갔지만 만날 수 없었고, 맥아더 공원과 다운타운 홈리스들이 자는 곳으로 찾아갔지만 만날 길이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복음 전하는 자의 마음 자세를 보시는 분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요한일서 3:18).

입으로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까지 주신 주님의 사랑을 갖고 전도 대상자에게 복음을 전해야 함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우리 부부는 하나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동분서주하면서, 부족해도 사용해 주심이 감사해서 기쁜 마음으로 복음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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