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지역교역자회, '선교 포럼 및 선교발표회' 개최

▲ 선교포럼 및 선교발표회 참석자들

지난 9월 5~6일, 시카고지역한인교역자회(회장 안영배 목사)가 주최한 ‘선교포럼 및 선교발표회’가 시카고한인연합장로교회(조은성 목사 담임)에서 열렸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올바른 신앙관을 정립하고 선교 정신을 새롭게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이번 행사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선교포럼, ‘선교 활성화’를 위한 패널토의, 선교집회, 선교사역 발표, 선교단체 소개 및 협력 요청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안영배 목사는 개회예배 설교에서 “선교에 동참하고 싶어도 선교에 대한 이해와 정보 부족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일까?’하고 의문을 갖고 있는 개인과 교회들을 위해, 학문적 이론을 갖춘 분들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분들을 초청해 궁금했던 점들을 해소하고 새로운 도전을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이번 행사가 세계 복음화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일 오전의 선교포럼에서 발제자인 임무영 목사(시카고한미장로교회 담임)는 ‘선교의 성서적 기초에 의한 선교 개발’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임 목사는 1952년, 독일의 빌링겐에서 열린 국제선교협의회에서 제시된 ‘Missio Dei(하나님의 선교)’를 소개하면서, “선교는 교회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며, ‘하나님의 선교’라는 커다란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가 쓰임받는 것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임무영 목사

"중세로부터 근대로 넘어오면서 관점의 변화가 있었다. 중세에는 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이해했으나, 근대에는 이성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인간을 신에게 종속된 존재가 아니라, 사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자율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대주의의 특징은 인간의 이성에 의해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이성과 사상으로 미래를 계획하고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접어들면서 이러한 생각들이 부정되고 있다. 미래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으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날마다 벌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관점의 변화가 다시 일어나고 있다. 이와 함께 선교의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선교가 문화적 우월주의에 근거해 서구의 문화를 그대로 이식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 특정 교단이 세력 확장을 위해 선교를 이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제3세계에서 빠르게 발전한 영적 부흥은 선교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어 놓았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1952년, 독일의 빌링겐에서 열린 국제선교협의회에서 ‘Missio Dei(하나님의 선교)’라는 개념이 정립되었다. 선교는 교회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 것이다. 교회는 다만 '하나님이 하시는 선교'의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교회를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선교와 교회 중 무엇이 우선인가에 대한 답을 하기는 어렵지만, ‘교회가 있기 때문에 선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선교를 하기 위해 교회가 필요한 것’이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선교’에 대해 말하고 있다. 하나님에 대한 많은 정의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정의는 ‘하나님은 선교하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선교의 패러다임을 이미 정해 놓으셨다. 이 ‘하나님의 선교’에 교회들이 어떻게 쓰임받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하나님의 선교’에 대한 해석에 있어,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으나, 지금은 통전적(holistic)으로 접근하고 있다.

‘하나님의 선교’가 성경에 어떻게 나타나는지 예를 들어 보자. 구약의 요나서를 보면,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선지자 요나를 부르셨다. 요나라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이 직접 인간의 역사 현장에 들어가신 것이다. 요나는 배타적인 세계관에 물든 선지자였다. 그는 이방인들이자 이스라엘의 원수나라인 니느웨에 가서 복음을 전하길 싫어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러한 요나를 부르시고 회개의 메시지를 전하게 하심으로 니느웨 사람들을 구원하셨다. 여기서 구원 역사의 주체는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시작하시고, 선택하시고, 마무리하셨다.

요나의 모습은 곧 오늘날 우리 교회의 모습이다. 나만 잘 믿고 구원받으면 된다는 이기적이고 자기 중심적인 생각이 오늘날 우리 교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예정해 놓으신 ‘하나님의 선교’에 부족한 우리들을 사용하신다.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패러다임 안에 우리를 넣으시고 선교를 이루어가신다. 내가 선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교회가 선교사를 보낸 것이 아니다. ‘가는 선교사, 보낸 선교사’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오직 ‘보냄받은 선교사’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 선교지로 가야 하는가? 이에 대한 응답으로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 개념이 등장한다. ‘선교적 교회’는 삶의 현장에서 선교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뜻한다. 예를 들어, A는 아프리카 오지의 선교사로 헌신하는 삶을 살았고, B는 평신도로 교회에 출석하며 직장생활을 하거나 비즈니스를 했다. 훗날 하나님으로부터 누가 더 큰 상급을 받게 될까?  먼저 ‘하나님의 선교’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A와 B는 하나님으로부터 동일한 선교를 위해 보내심을 받았다. A가 선교지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선교 사명을 감당하듯이, B 또한 일터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선교적 삶을 산다면,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상급은 똑같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으로부터 보냄 받은 자들이다. 요나와 같이 우리 모두 부족하지만 ‘하나님의 선교’라는 큰 틀 속에서 하나님으로부터 쓰임을 받기 위해 하나님으로부터 보내심을 받았다. 따라서 우리는 선교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교회 내의 직분에 관계없이, 한 사람 한 사람이 ‘선교적 삶’으로 거듭나고, 각 교회들이 ‘선교적 교회’가 될 때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을 감당하는 건강한 신앙인, 건강한 교회가 될 것이다."

(임무영 목사는 한국 서울신학대학원에서 MDiv, 미국 Concordia 신학대학에서 선교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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