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치유 및 가족 성장 상담(205)

한국에서 믿음의 최고봉(最高峰)에 오른 사람은 누구일까요?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분들은 아마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믿음을 지키다가 감옥에서 옥사한 순교자 주기철 목사님, 그리고 해방 후 여수 애양원교회(나환자 교회)를 섬기던 중에 여순반란사건이 일어났고,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두 아들을 무참히 살해한 청년을 살리기 위해 탄원하여 사형받지 않도록 했을 뿐 아니라 양아들로 삼았던, 영화‘사랑의 원자탄’의 주인공 손양원 목사님일 것입니다.

우리 죄인들을 용서하시고, 사랑해 주시고, 자녀 삼으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이렇게 믿음으로 원수까지 용서하고 사랑한 분들을 ‘믿음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성경에서 이러한 믿음의 최고봉에 오른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구약에서는 자신을 죽이려 했고 노예로 팔았던 형들을 용서하고 사랑으로 품었던 요셉을 들 수 있고, 신약에서는 자신을 돌로 쳐서 죽이는 사람들을 향해 ‘주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외치며 순교했던 스데반을 들 수 있습니다.

이번 호에 나누고자 하는, ‘믿음의 최고봉’에 오른 인물은 성경에 그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원수 나라인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의 문둥병을 치료받도록 도와준 사람은 다만‘어린 소녀’라고 기록되어 있을 뿐입니다(열왕기하 5장). 나이는 어려도, 믿음으로 원수를 사랑하고, 선으로 악을 이겨서‘믿음의 최고봉’에 오른 귀한 여인입니다.

1. 원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나아만’은 ‘어린 소녀’의 조국인 이스라엘의 원수 나라인 아람의 군사령관이었습니다. 어린 소녀는 자신의 나라가 침략을 당하고 전쟁에서 패하여, 부모는 전쟁에서 죽었을지 모르고, 자신은 포로로 잡혀왔습니다. 포로가 된 어린 소녀는 ‘나아만’ 장군 부인의 몸종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에 걸린 것입니다. 마음속으로 “천벌 받았다”며 비웃고 조롱할 수 있었습니다. 고통을 겪든 말든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소녀는 ‘나아만’을 불쌍히 여겼습니다. 원수였지만 문둥병으로 고통당하는 주인을 볼 때마다 측은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어려운 처지에 있다 해도, 철천지원수를 측은하게 여긴다는 것은 심리학적으로‘특별한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린 소녀가 가진 ‘특별한 마음’은 무엇이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용서하는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요셉도 하나님 앞에서 ‘용서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자신을 노예로 팔았던 형들을 불쌍히 여기고 그들을 품을 수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 어린 소녀도 ‘용서하는 마음’을 가졌기에 원수를 불쌍히 여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필자 역시 예수님께서 사랑해 주시고 용서해 주신 것을 감사하며, 주기도문대로 필자에게 엄청난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하겠습니다’라고 선포했을 때, 하나님께서 그 사람을 더 이상 미워하지 않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과 그 사람을 품을 수 있는 능력을 주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원수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 선으로 악을 이기는 믿음, 원수를 사랑하는 믿음은 ‘용서를 경험한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믿음의 최고봉’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2. 담대한 믿음의 도전   

열왕기하 5:3에서 어린 소녀는 ‘나아만’ 장군 부부에게 목숨을 걸고(?) ‘담대한 믿음의 도전’을 합니다. “우리 주인이 사마리아에 계신 선지자 앞에 계셨으면 좋겠나이다. 저가 그 문둥병을 고치리이다.” 확신에 찬 어조로, 어린 소녀가 “당신의 문둥병은 치료받을 수 있다”고 선포한 것입니다. 그 당시 문둥병은 하나님의 기적이 아니면 결코 고칠 수 없는 병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린 소녀가 “고침 받을 수 있다”고 선포한 것입니다. 이 소녀는 살아 계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분명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리도 당당하고 담대하고 자랑스럽게 이 엄청난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을까요? 다니엘 3장에서 바벨론의 무시무시한 왕 느부갓네살과 풀무불 앞에서“우리가 섬기는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극렬히 타는 풀무 가운데서 능히 건져 내시겠고 왕의 손에서도 건져내시리이다”라고 선포했던 다니엘과  세 친구들을 보는 듯합니다. 소녀의 확신에 찬 믿음의 선포는 ‘나아만’ 장군 부부를 설득했을 뿐 아니라, 아람 왕까지 나서서 이스라엘에 사신을 보낼 만큼 대단한 파워를 보여 줍니다. 어린 소녀의 믿음이 세상의 최고 권력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우를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담대한 믿음의 도전은 하나님이 일하시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어린 소녀의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우리도 담대하게 세상에 도전해 하나님을 일하시게 할 수 있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

3. 믿음대로 일하시는 하나님

하나님은 이 어린 소녀의 믿음을 이루시기 위해 엘리사를 사용하십니다. 엘리사의 말대로‘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자,’나아만의 문둥병이 나았습니다. 어린 소녀와 엘리사 외의 모든 사람들은 문둥병 치료에 대해 부정적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왕도 아람 나라로부터 나아만의 병을 고쳐달라는 사신단이 왔을 때, 화들짝 놀라며 아람 나라가 이스라엘을 침공할 구실을 얻기 위해 불가능한 것을 요구한다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나아만과 사신단도 반신반의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왕을 비롯해 두 나라의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어린 소녀의 믿음에 전무후무한 기적으로 응답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실로 믿음의 사람을 통해 일하십니다. 어린 소녀의 믿음이라 할지라도 그 믿음대로 일하십니다. 특히 용서하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으로 한 영혼을 사랑할 때, 하나님은 그 믿음대로 그 영혼을 변화시키시고 치료하시고 구원해 주십니다. 나아만 장군이 치료받은 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나아만 장군이 여호와만 섬기는 믿음의 사람이 된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종이 번제든지 다른 제든지 다른 신에게는 드리지 아니하고 다만 여호와께 드리겠나이다”(열왕기하 5:17). 어린 소녀는 나아만 장군을 불쌍히 여겨 문둥병이 치유되도록 담대한 믿음의 도전을 했습니다. 하나님은 소녀의 믿음을 축복하셔서 나아만의 문둥병을 치료하셨을 뿐 아니라, 나아만에게 여호와만 섬기는 신자로 거듭나는 변화도 주셨습니다. 기대하지 못한,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난 거죠! 하나님은 언제나 감동을 주십니다!

어린 소녀의 믿음을 보면서, 어디에 있든지, 처지가 어떠하든지, 나이가 어떠하든지, 조금도 위축되지 않고, 그리스도의 향기가 될 수 있고, 그리스도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살아계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에 대한 어린 소녀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 한 영혼을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는 믿음으로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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