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는 나무다.
노송 아래에서 실낱 같은 소나무가 자라듯
어디든 잔뿌리를 낸다.
아가들이 첫걸음을 내딛고,
그래서 다시 일어나든
그 깊이를 모른다.
 
은혜는 단단한 나무다.
저 낮은 곳으로부터 종려나무를 키우듯
옆으로도 큰 가지를 낸다.
 그 가지 위에 새가 둥지를 치고,
그 아래 나그네들이 땀을 식히든
그 너비를 모른다.
 
은혜는 곧은 나무다,
가난한 자들이 모여 추위를 버티듯
위로 더 위로 우듬지를 키운다.
지하 셋방에서 노랠 부르고,
장터 골목에서 진리를 외치든
그 높이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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