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자가 있다. 그는 항상 너무 바쁘다. 그런데도 그는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 교회 찬양대에서 베이스를 해보고 싶단다. 그러더니 레슨 선생님을 소개 받는다.

선생님이 두어 번 왔을 무렵, 비~이~싼 베이스 기타를 덜렁 샀다. 내무부장인 와이프의 허락도 받지 않은 단독 행동(?)에 와이프는 큰 뜻을 품은 남편에게 크게 인심을 썼다. 그 날 이후 집안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다. 블루투스를 이용하여 스피커를 연결한 찬양이 집안을 꽝꽝 울린다. 퇴근 후 2시간은 보통이다.

또 레슨 선생님은 어떻고!! 일주일에 하루 저녁 7시 30분에 오셔서 12시에 가신 날도 여러 번이다. 이만하면 감이 잡히는가? 물론 너무 너무 감사하다. 찬양이 온 집안에 울려 퍼지니, 와이프는 감사해야 하지만, 때론 너무나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남편을 잃어버린 기분도 가끔 든다. 두 아들은 성격이 좋아서인지 불평 한번 안한다. 레슨이 12시에 끝나도...

그래서 와이프는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다. 늘 소원이었던 그 일이 베이스와 함께 이루어졌을 뿐, 집안 가득 찬양이 울려 퍼지는기도가 응답된 것이다. 때론 하나님의 응답이 짖궂다는 느낌도 들곤 한다.

날마다 찬양이 집안을 덮는다. 할렐루야!! 그녀도 찬양을 반복해서 듣다보니 알지 못하던 신곡도 외워 버린다. 덕분에 예배 시간엔 열심히 힘을 다해 찬양을 드릴 수 있다. 그 남자는 아직도 긴장 충만이다. 어느 부분에서 기타를 쳐야 하는지 늘 긴장 충만이다. 그 남자의 와이프는 그저 찬양 충만이다.

누군가 그녀에게 묻는다. "남편이 베이스를 연주하는 동안 긴장되시지요?" 하고. 어쩌나! 정말 한 번도 긴장해 보지 않았다. 베이스 소리에만 집중한 적 없다. 그녀는 다른 악기 소리에도 집중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에만 집중한다.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므로 연주자들의 실수도 봐주시겠거니 한다.

그 남자는 최선을 다해  주님 앞에서 연주했으니, 그 자체로 주님께 영광을 드린 것이다. 그나저나 그 남자 덕분에 와이프는 오늘도 반복되는 찬양을 옆에서 부르다 부르다 지쳐서 남자 이야기를 글로 쓰고 있다.

그 남자는 50대를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고자 한다. 적어도 와이프의 눈에는 그 남자의 열정이 그러하다. 힘내시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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