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허리를 굽힌 채 유모차를 밀며 불편한 모습으로 걸어 다니는 노인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허리의 힘이 없어지고 실제로 척추의 변형으로 허리가 굽은 분들도 있지만 다수는 노년층에 흔히 나타나는 허리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이 원인으로, 직립보행을 하면 허리와 다리의 통증 때문에 유모차에 의지해 보행을 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100미터를 가기 위해서 3-4번은 앉아서 쉬었다 가야 한다.

뇌에서 시작해 목과 등을 지나 허리, 다리로 내려가는 척추 내 신경통로를 ‘척추관’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척추에 노화가 진행되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리게 되는데,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부터 종아리, 발목, 발바닥까지 터질 듯한 통증이 오는 것이 특징이다. 오래 서 있기 어렵고, 걸을 때 아파서 자주 걸음을 멈추기도 한다.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지며 통증이 감소하기 때문에 등이 점점 앞으로 굽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이다. 나이가 들며 뼈와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며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눌리게 되는 것이다. 주로 움직임이 많은 목이나 허리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허리를 반복적으로 굽혔다 펴거나 무거운 것을 드는 등 척추에 부담이 가는 행동이 잦을 경우에 퇴행성 변화가 앞당겨질 수 있다.

흔히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으면 수술 치료를 떠올린다. 하지만 협착증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단계별 치료가 우선이다. 초기 증상인 경우에는,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척추관협착증에 좋은 운동은 평지 걷기다. 아프지 않을 때까지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며 걷는 시간을 점차 늘려나가면 신경이 자연스럽게 오래 걷기에 적응한다. 그리고 허리를 뒤로 젖히는 동작보다 구부리는 것을 기본으로 한 관절운동,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을 하면 우리 몸 안에서 방해를 받던 신경의 괴롭힘이 완화되어 나아지는 경우들을 임상에서 많이 볼 수 있다.

12주 정도 보존적 물리치료를 시행했는데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진다면 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치료해도 호전되지 않거나 감각 이상, 발바닥 시림, 대소변 장애 등 신경증상이 심하다면, 척추의 변형을 교정하고 안정도를 높여 주는 척추유합술을 많이 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낡고 병든 마디를 붙이는 수술로 위, 아래 척추 뼈 사이에 뼈 이식을 하여 두 개의 뼈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남아 있는 요추의 다른 분절과 골반 엉덩이 관절의 보상기능으로 척추 한 두 마디를 굳히더라도 허리의 움직임이 가능하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척추 치료의 끝은 수술을 끝내고 퇴원하는 순간이 아니라 별 탈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순간이다’라는 말이 있듯,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어도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다면 치료 부위가 재발하는 등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시술 후에는 바른 자세가 필수이며, 체중을 관리해 척추에 주는 부담감을 덜어야 한다.
또한 등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고 허리 주변 근력을 약화시키는 담배를 꼭 끊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 강태경(PT, DPT) 필자는 네이퍼빌과 나일스에서 APR 물리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체를 통해 건강 운동법을 소개하고, 한인 파킨슨 모임에서 운동법을 가르친다. 문의 전화는 1-847-868-906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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