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부족한 우리를 사용해 주심을 감사하고 또 우리를 부르는 곳이 많아 감사해서 쉴 사이 없이 복음을 전하고 간증도 했습니다. 사역에만 열중하느라 몸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잠도 몇 시간 자지 못할 때도 많았고 때로는 밤새워가며 전도 대상자와 상담할 때도 있었습니다. 시간이 없을 때에는 먹는 것도 건너뛰었으며 제대로 영양식을 먹지 못했습니다. 복음을 전할 때에도 마음을 다하여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하다 보니 몸속의 진액이 다 빠져나가는 듯했습니다.

건강한 몸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잘 감당할 힘과 능력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너무 무리했기 때문에 몸살이 난 것입니다. 5월인데 계속해서 비가 내려서 RV 안은 축축하고 습기가 많아서 추웠습니다. 온몸이 아우성을 치듯이 이곳저곳 쑤시고 아팠습니다. 남편도 열이 나고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동안 너무 무리했으니 좀 쉬라고 하시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루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실컷 자고 나니까 몸이 좀 개운해졌습니다. 또 다시 전도 대상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42살 된 딸을 3개월 전에 폐암으로 잃고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 노인 부부, 얼마 전에 한국에서 이민 온 여동생과의 불화로 고통스러운 언니, 세상 욕심과 자녀 교육에 대한 지나친 욕망 때문에 남편이 무능하다고 손가락질과 욕을 하면서도 교양인처럼 행동하는 여인, 잘 살면서도 환경에 만족하지 못하고 불평불만으로 한숨짓는 어떤 사람, 율법에 매여 벌 받을 것 같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 등등 많은 사람이 복음이 없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한 자매님과 밤 10시에 만나서 자지 않고 다음 날 아침 7시까지 대화를 했습니다. 그 자매님은 모태 신앙으로 자신의 잘못을 보지 못하고 모두 남의 탓으로 돌리며 하나님을 원망하고 있었습니다. 부모 따라서 선택 없이 하나님을 믿게 되었는데 왜 하나님은 나를 힘들게 하느냐고 투정을 부렸습니다. 이 자매뿐만 아니라 그들은 모두 복음 안에 있는 예수님의 사랑과 용서와 하나님의 긍휼을 모르고 있기 때문에 괴로움 가운데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 모두 예수님을 구주와 주님으로 영접했고 문제 해결을 받아 기뻐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몇 달 후에 모두들 교회에서 기쁨으로 봉사하며 인간관계도 원만한 가운데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새로 거듭난 하나님의 자녀들을 돌보는 바나바 사역을 잘해서 이처럼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히브리서 10:24).

복음을 전하는 것은 영적 전쟁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도 마귀를 능히 대적하기 위하여 전신 갑주를 입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새벽기도에 나가서 더욱더 기도에 힘쓰며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주께서도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명하셨느니라”(고린도전서 9:14).

우리는 교회에서 간증한 후에 주시는 사역비를 거의 그 교회에 감사헌금으로 냈습니다. 거저 받은 은혜를 거저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간증을 듣고 은혜받은 성도님들이 동역자가 되기를 원한다고 기도하며 주시는 물질은 받았습니다. 그동안 은혜 받은 하나님의 사람들의 사랑의 손길을 통해 사역비를 충당했습니다. 우리는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필요에만 물질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지역에 정말로 물질이 필요한 사람에게 우리가 가진 것을 나누는 통로로 쓰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메릴랜드로 떠나야 하는데 RV에 가솔린을 넣을 만큼 충분한 돈이 없었습니다. 지난밤에 잤던 미국 교회의 주차장에서 새벽에 일어나 우리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갈 길이 멀기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우리가 기도를 끝내고 운전대 앞을 보았는데 윈도우 옆에 흰 봉투가 붙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밖으로 나가서 그 봉투를 열어 보니 거금 500불 현찰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정말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지역 목사님께 물어보아도 모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응답해 주셔서 까마귀를 통해 공급해 주셨다고 기뻐하며 우리는 복음의 길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 까마귀들을 명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열왕기상 17:4).

그 까마귀가 누구인지 알 길이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지만 감사했습니다. 왼손이 하는 것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신 말씀대로 살고 계신 그 어떤 분을 축복하며 기도했습니다. 분명히 하나님의 복을 받고 살 것이라고 믿어졌습니다.

그런데 9년이 지난 후 애틀랜타에서 사역할 때 그분을 만나는 기쁨을 가졌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간증한 후 인사할 때 어떤 분이 우리를 전에 보았다고 말하면서 이곳에서 또 만나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우리를 어디서 보았느냐고 물어보니 잭슨이라고 했습니다. 그곳은 전에 RV 윈도우에 봉투를 붙여 놓았던 그 지역이었습니다. 혹시 그때 그분이 아닌가 하는 예감이 들어서 빵집에서 만났습니다.

"집사님이 그 때 우리 RV 에 봉투를 남긴 그분 맞지요?" 그 집사님은 웃으면서 "하나님께서는 아시겠지요." 하셨습니다. 우리는 언제 어떻게 그 일을 했는지 자초지종을 물어보았습니다. 2003년에 우리의 간증을 듣고 은혜를 받아 마음에 큰 감동이 있었답니다.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사역하는 생생한 간증을 생각하며 잠이 오지를 않아 거의 밤을 새웠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꾸만 도우라는 부담을 주셔서 안개가 자욱한 새벽에 더듬더듬 운전하여 RV에 봉투를 붙여 놓았다고 했습니다. 동이 트면 RV가 다른 곳으로 떠날 것 같고 잠도 오지 않아서 새벽 4시경에 왔다고 했습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립보서 4:19)

하나님께서는 이미 우리에게 가솔린 넣을 돈이 없는 것을 아시고 하나님의 사람인 까마귀를 통해 공급해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우리는 간절하게 하나님께 기도했던 것입니다.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마태복음 6:8).

우리는 그 후부터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므로 아무 걱정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머리칼까지도 세시는 섬세하신 분이기에 우리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한편 두렵기까지 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손바닥 위에 우리를 얹어 놓으시고 어디서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고 계시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역을 하면서 더욱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서 힘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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