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낯선 미국 땅에서 살다 10년하고도 몇 년이 지난 후,
고향에서의 여중 동창생들과의 만남.

내 고향 남쪽, 작은 항구도시 안의 중심지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의 그 밤.
카페 안에서는 새하얀 철제난로 위의 주전자와 연통위로 하얀 김이 몽글몽글 오르고.
환한 불빛 안에서 마셔본 따뜻하고, 달콤한 잊히지 않는 향기의 내 고향 매실차.

카페 바깥이 환히 내다보이는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는 완전히 다른 또 하나의 그림.
솜사탕만큼 커다란 하얀 눈이 소복소복, 천천히, 천사처럼 아스팔트 길 위로 내리고.
내 마음은 사랑하는 연인을 그제야 처음 만난 것처럼 흥분, 설렘, 기쁨의 감격 있었지.

아, 그리워라 그 날 그 곳에서의 그 시간들, 느낌들이여!
나는 무엇이 그토록 가슴시리도록 그립단 말인가........
반갑고 정다운 동심(童心)의 옛 친구들과의 담소이던가,
오래도록 마셔보지 못한 고향 매실차의 맛과 향기이던가,
차분하고 아름답게 내려오던 하얀 눈발의 감상이던가,
편안하고, 포근하며, 정다운 내 고향의 카페 안 밖의 분위기이던가,
아니면, 아니 그 모든 것을 포함한 그 곳에서의
내 마음의 고향과의 만남 이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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