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3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 5천만 달러를 개인적으로 투자했으며, 앞으로 5천만 불을 더 투자할 것이라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빌 게이츠는 개인 블로그인 gatesnotes에 올린, 「나는 왜 알츠하이머병을 파고드나」라는 제목의 다음 글에서, 알츠하이머병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계 어디서나 사람들이 예전에 비해 더 오래 살고 있다. 과학의 발전 덕택에, 심장병, 암, 전염성 질환으로 젊은 나이에 죽는 이들이 줄고 있다. 80세를 넘기는 장수는 더 이상 희귀한 일이 아니다. 나의 아버지 역시 당신이 태어났을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던 92세 생신을 곧 맞이한다.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이 즐거워야 하는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오래 살면 살수록 만성질환에 걸릴 가능성은 높아진다. 관절염, 파킨슨병을 비롯한 비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위협은 알츠하이머병이다.

80대 중반부터는 이 병에 걸릴 위험이 50%에 달한다. 미국에서 매년 환자는 늘어나는데, 효과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유일한 10대 사망 원인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이러한 추세는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도 지속될 것이며, 이는 더 많은 가정에서 사랑하는 가족이 인식 저하로 고생하다가 서서히 사라져 갈 것을 의미한다. 부담스럽겠지만, 과학자들은 정확한 원인과 치료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가족이나 의료보험제도가 치러야 하는 정서적, 경제적 비용 때문에 나는 알츠하이머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 질환의 경제적 부담을 숫자로 환산하는 일은 비교적 쉽다.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앓는 환자는 퇴행성 질환에 걸리지 않은 시니어보다 5배나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다. 다른 만성 질환과는 달리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이들에겐 직접적인 치료 비용뿐 아니라 장기 보호 비용이 들어간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비용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의료보험제도의 부담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협회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2017년에 알츠하이머와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 2천5백9십억 달러를 소비하게 된다.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이 비용들은 시간이 갈수록 건강 복지를 압박하게 될 것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지금, 세계의 모든 정부들은 이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15년에서 2050년 사이에 치매에 걸리는 사람들은 수백만 명에 이를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에 들어가는 비용도 문제이지만, 이 병은 환자와 그 가족을 황폐하게 만든다. 내 가족 중에도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있기에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랑하는 가족이 기억을 앗아가는 질병으로 고통을 겪는데,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잘 안다.

우리는 과학의 발전으로 HIV와 같은 만성 질환도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알츠하이머병도 치료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지난 해 나는 이 질병과 현재까지의 치료 발전 과정을 공부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을 늦추고 인식 퇴행을 완화시키는 분야에서 놀라운 일들이 일어났다. 연구원들과 학자들, 기부자들, 산업의 전문가들 덕분에 다섯 영역에서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에 어떻게 걸리는가를 좀 더 이해해야 한다. 뇌는 복잡한 기관이다. 환자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연구가 어렵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의 전모를 밝히기가 어렵다. 뇌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이해는 대부분 시체 해부에 의존하고 있어서, 질환의 말기 증세를 보여줄 뿐이며, 이 병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까지 밝혀 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백인보다 흑인이나 라티노일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더 많이 걸리는 이유를 잘 알지 못한다. 이 질환을 정복하려면 발병 원인과 생물학에 대해 보다 많은 걸 알아야 한다.

* 알츠하이머병을 조기에 찾아내 막아야만 한다. 알츠하이머병의 확진은 사후의 시체 해부를 통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므로,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인식 테스트들은 있지만 변수가 너무 많다. 밤에 잘 자지 못한다면 테스트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혈액검사처럼 저렴하고, 검사받기 쉽고, 믿을 수 있는 검사 방법과 신약이 개발되어야 한다.

* 이 질병을 멈추기 위한 연구를 해야 한다.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약이 질환을 막아주고 속도를 늦추어 줄 것이다. 대부분의 약물 시험들은 뇌 손상을 일으키는 두 가지 단백질 아밀로이드와 타우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한 연구들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주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소수의 과학자들도 지원해야 한다. 다양한 연구들이 결국 돌파구를 찾아낼 것이다.

* 사람들이 임상 실험에 좀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혁신의 관건은 얼마나 빨리 임상실험을 할 수 있는가이다. 질병에 대한 이해나 진단이 완벽하지 않으므로, 임상실험에 적합한 사람들을 찾아내는 일 또한 쉽지 않다. 환자를 찾는 데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자격 검증과 등록의 방법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면 신약 실험도 빠르게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보를 잘 이용해야 한다. 제약회사나 연구소들이 연구할 때마다 그들은 많은 정보들을 끌어모은다. 일반적인 형태로 정보를 편집해야, 질환의 진행 과정, 성과 연령에 의해 결정되는 과정 등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연구원들은 질환에 걸리는 패턴을 찾아내고 치료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다.

나는 이 작업을 후원하고자 한다. 첫 번째 단계로 치매 발견 기금으로 5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재단을 통해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을 치료하는 데 십수 년 더 걸리지는 않겠지만, 처음에는 치료비용이 높을 것이다. 치료가능한 날이 오면, 가난한 나라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재단이 찾아낼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의 연구 개발이 전환기를 맞고 있는 지금이 박차를 가할 시간이다. 여기는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최전방이다. 수명이 늘어난 것은 기적이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늘어난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알츠하이머병을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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