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우리를 사용해 주셨고 계속해서 사역할 교회와 성도들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형용할 수 없는 하늘의 기쁨이 넘쳤지만, 육신은 얼마나 피곤했는지 모릅니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밤 10시쯤 50대 초반의 어떤 여자 집사님이 RV에 찾아왔습니다. 어느 교회에서 간증한 CD를 듣고 너무 감동을 받아서 꼭 만나보고 싶어 왔다는 것입니다.

허름한 차림에 화장기 없는 얼굴, 질끈 동여맨 생머리, 외모로 보아서는 너무도 초라한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영적으로 깊은 교제를 하는 믿음의 사람임을 대화하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기도와 찬송 중에 하나님을 만나고 율동으로 예배를 드리며 매 순간 주님과 동행하여 철저히 순종의 삶을 사시는 믿음의 여인이었습니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이여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시편 145:1)

아들과 함께 살면서 조그만 식당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일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쳐서 2주일간 고생을 할 때 “하나님 너무 손가락이 아파요 빨리 낫게 해 주세요.” 기도를 했답니다. “그러니? 나는 온몸이 네가 아픈 것같이 아팠단다.” 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순간 십자가 위에서 가시 면류관을 쓰시고 옆구리에 창으로 찔린 고통과 양손과 양발에 못 박힌 고통을 당하시며 외치신 예수님의 절규가 들리는 듯했다고 합니다.

홍해 앞에 서 있는 모세에게 지팡이를 들고 손을 바다 위로 내밀어 그것으로 갈라지게 하라는 말씀을 읽을 때도 ‘지팡이’는 ‘예수 이름’, ‘내밀라’는 ‘사용하라’는 뜻으로 풀이해 주셨답니다. CD를 통해 우리의 간증을 듣고 큰 은혜를 받게 하시고 사역에 동역하고 싶은 감동을 주셔서 하루라도 지체할 수 없는 심정으로 선교비를 들고 달려왔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심부름으로 왔을 뿐이라고 하면서 이야기를 하다가 새벽 2시 30분에 갔습니다. 그 집사님이 들고 온 손가방은 너무 낡았고 나 같으면 입지도 않을 허름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 그대로 찾아온 그 집사님의 마음은 얼마나 부요한 것인지! 자신은 돌보지 않고 선뜻 그 많은 물질을 주의 나라를 위해 어떻게 드릴 수 있는지 나 자신이 부끄럽고 숙연해지기까지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높임을 받아 교만해질까 봐서 그 집사님을 보내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수한 믿음으로 나서지도 않고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일을 잠잠히 하는 그 집사님을 통해 차원 높은 신앙인의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머리가 숙여짐은 그 집사님의 아름다운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귀한 믿음, 물질을 초월한 그 믿음을 우리도 갖기를 소원했습니다.

“선한 일을 행하고 선한 사업에 부하고 나눠 주기를 좋아하며 동정하는 자가 되게 하라 이것이 장래에 자기를 위하여 좋은 터를 쌓아 참된 생명을 취하는 것이니라” (디모데전서 6:18-19)

우리는 다음 날 그 집사님이 장사하는 곳을 찾아갔습니다. 허름한 모습으로 찾아 왔던 집사님같이 장소도 초라한 모습의 아주 작은 식당이었습니다. 뜨거운 생강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오랜 친구같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습니다. 그곳에서 집사님과 함께 일하는 청년은 5년 전에 미국에 와서 무척 고생했답니다. 영주권 없는 힘든 상황에 정신적으로 고통이 심해 몇 번이나 차를 타고 들이박아 죽으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때 순간적으로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자기 안에 들어오는 느낌을 받은 후부터 두려움 때문에 시달렸다고 했습니다.

조그마한 구멍이나 틈이 보이면 누구인가 자기를 노려보는 것 같아 잠을 자지 못하고 고통 가운데 있을 때 그 집사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집사님을 만난 후 신앙을 갖게 되었고 끊임없는 기도와 사랑을 받으면서 영적으로 괴롭히던 어두움의 영이 떠나갔다는 것입니다. 집사님을 도와 식당 일을 하면서 이제는 어느 교회에서 찬양 리더로 쓰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 달에 결혼하게 되는데 부부가 온전하게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습니다.

눈물로 기도하며 승리의 그 날을 위하여 다짐하는 청년의 얼굴에는 소망이 넘쳤습니다. 무려 6시간 동안을 의자 몇 개 안 되는 식당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며 기도했습니다. 그 집사님의 헌신과 희생이 청년의 인생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이끌어 준 것입니다.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나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하라” (고린도전서 10:33)

하나님께서는 주님의 마음을 품고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소문 없이 일하고 있는 집사님을 뜻이 있어서 만나도록 해주셨습니다. 우리에게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의 물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물질의 통로 삼으시고 물질 때문에 고통 하는 이들에게 이같이 하라고 실제로 다가오신 하나님이셨습니다.

물질은 샘물과 같아서 퍼내어 주면 다시 고이게 마련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우리의 마음에는 어느새 나의 필요에 우선순위를 두었고 더 좋은 것을 가지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떠날 때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복음을 위해 살리라 했던 마음에 채워지는 물질로 인해 점점 변질되고 있었습니다.

인간의 죄의 성품은 끊임없이 알게 모르게 세상의 기준을 따라 살도록 유혹을 했습니다. 우리에게 계속해서 신실한 자들의 신앙 모습을 보여 주심은 우리를 교훈하심이었습니다. 천사 같은 그 집사님의 이름은 알고 보니 Angela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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