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책이나 컴퓨터 속에만 들어 있으면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해

 

Sola Scriptura 기획 인터뷰

종교개혁의 핵심 중 하나는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었다. 오랜 세월 미 전역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성경을 마음에 새겨 주려고 성경 통독, 암송 훈련을 해오신 미주요한선교단 대표 안성기 목사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안 목사님은 어떻게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되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 선교사를 따라 교회에 나가셨던 어머님의 영향으로 19살 때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22살에 총각 집사가 되었는데 부흥회 때 강사가 신구약 다 읽은 사람 손 들어 보라고 하는데 손을 못  들었어요. 주일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부끄러웠죠. 그래서 결심을 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밤낮없이 성경을 읽었습니다. 3주 만에 신구약을 다 읽었어요. 그런데 너무 놀랐어요. 내가 성경 통독을 하기 전에 생각했던 하나님과 성경에서 본 하나님이 너무 다른 거예요. 성경을 제대로 안 읽으면 내가 엉터리로 만든 하나님을 믿으면서 잘못된 신앙생활을 하겠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럼 미국에 오셔서 목사 안수를 받으셨나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장신대에 입학했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서 졸업을 못하고 1971년에 미국에 왔어요. 결혼해서 아내와 아들 둘, 딸 둘, 모두 6식구가 함께 왔습니다. 미국에 와서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면서 아디다스, 나이키 같은 종합 브랜드 신발가게를 했어요. 그러다 1986년에 맥코믹 신학교에서 한국에서 못 끝낸 공부를 마치고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카고 남서부교회에서 23년간 목회하고 은퇴했습니다.

지금은 말씀사랑본부 미주요한선교단을 이끄시면서 성경 통독과 암송 훈련 사역을 활발하게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이런 사역을 하시게 되었나요?

목회하면서 보니까 성도들이 정말 믿음이 안 자라고 변하질 않았어요. 내가 목회를 제대로 못하나? 무능한가? 자격지심이 들고 지쳤지요. 그때 한국에서 성경 통독 훈련 사역을 하시던 박종면 목사님이 우리 교회에서 집회했는데, 너무 좋아서 내가 먼저 훈련을 받고 성도들을 말씀으로 훈련시켰어요. 말씀이 들어가니까 변하더군요. 그래서 은퇴할 때까지 우리 교회뿐 아니라 박종면 목사님과 미주 전역을 돌면서 말씀 읽기 훈련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은퇴한 후에, 아직도 건강한데 어떤 사역을 해야 합니까 하고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하던 거 계속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습니다.

성경 통독 훈련이 목사님께는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저는 젊어서부터 성경을 열심히 읽었지만, 성경이 내 안에 머물지를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어요. 스펀지를 물에 담갔다 꺼내면 물이 뚝뚝 떨어지잖아요. 손으로 누르면 물이 또 나오죠. 제 바람은 내 안에 말씀이 그렇게 채워지는 것이었어요. 손만 대면 말씀이 쏟아져 나오게... 몇십 년을 그렇게 기도했어요. 성경 통독 훈련을 받고 나서 이 방법이면 되겠다고 확신했어요. 기도 응답이었죠. 그 뒤로 매일 성경을 60장씩 읽었어요. 1달에 1독, 1년에 12독, 8년 4개월에 100독을 했어요. 말씀은 읽을수록 더 좋고 더 깊이 깨달아지고 더 깊이 스며들고 하나님과 가까워지

 

게 만듭니다.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니까요. 신구약을 꿰고 있으니 제대로 된 설교도 할 수 있게 되고, 어떤 문제로 기도하면 바로 말씀이 떠오르고 성경적인 해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1994년부터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매달 1독을 하고 있습니다. 100독, 200독 할 때마다 친구 목사님들 앞에서 기념패를 받았습니다. 스스로를 격려하고 계속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서지요. 300독이 목표인데 지금 282독 했어요. 하나님께 300독 끝날 때까지는 데려가시지 말라고 기도했습니다.

미주요한선교단 성경 통독 훈련은 어떤 방법으로 진행되나요?

성경 통독 훈련은 3박 4일 동안 성경 66권을 완독하는 세미나와 1일  신약 통독 세미나, 2가지가 있습니다. 동부는 필라델피아, 중부는 시카고, 서부는 LA가 중심이 되어 진행됩니다. 3박 4일 집회는 보통 1년에 1-2차례 열리고, 1일 신약 통독은 1년에 2번, 독립기념일과 Labor Day에 열립니다. 3박 4일 세미나에서는 신구약 전체 통독뿐 아니라 성경을 은혜롭고 재미있게 읽는 방법과 성경을 마음에 새기고 간직하는 방법 등 통독, 암송 세미나도  함께 합니다. 다윗의 큐티 방법이었던 말씀과 찬송을 연결해서 한층 깊이 있는 묵상을 할 수 있는 T큐티(Total QT) 세미나도 일정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성경 통독을 할 때 어떻게 읽는 것이 좋은가요?

성경 통독은 성경 66권 전체를 현장감을 살려서 가능한 빠른 속도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좋습니다. 소리를 내어 읽으면 눈으로 보고 입으로 소리 내고 귀로 들으면서 읽기 때문에 3중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조용히 해야 하는 장소라면 소리는 내지 않더라도 혀로 말을 만들면서 읽어야 집중도 되고 기억에 더 오래 남습니다. 암송도 마지막에는 혀로 외워야 완전해집니다. 성경은 75%가 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 주신 이야기 그대로 소리를 내어 현장감을 살려서 읽으면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되고 그 뜻을 더 정확하게 이해할 뿐 아니라 읽으면서 마음으로 말씀을 체험하게 됩니다.

요즘은 필요할 때 컴퓨터로 쉽게 성경을 찾아볼 수 있어서 힘들게 통독이나 암송을 하려고 하지 않는데, 이런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나님은 “말씀을 네 마음에 새기라”(신 6:6) “말씀을 네 배에 넣으며 네 창자에 채우라” (겔 3:3) “말씀을 먹어 버리라” (계 10:9) 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가지고 피와 살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경을 주신 것은 서재에 꽂아 놓고 필요할 때에 꺼내어 사용하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성경책 안이나, 컴퓨터 속에 있는 말씀을 우리 마음에 옮겨 간직하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내 마음에 새겨서 나와 하나가 되도록   말씀을 내면화, 인격화, 체질화하라는 것입니다. 그 방법과 훈련이 바로 성경통독과 암송입니다. 이 훈련이 몸과 마음에 배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성경적 신앙생활을 하게 됩니다. 성경책 안에나 컴퓨터 속에 있는 말씀은 우리를 변화시키지 못합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 가장 큰 유익이 무엇인가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요 1:1)  말씀이 곧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말씀을 읽지 않고는 하나님을 알 수가 없습니다. 찰스 스탠리 목사가 쓴 책 『성경을 내 것으로 만드는 10가지 방법』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하나님은 나와 말하고 싶어 하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내용이 내 안에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대화를 못 하십니다.’ 말씀이 내 안에 있으면 하나님과의 대화가 얼마나 잘 되는지 모릅니다. 감동이지요.

성경은 천천히 정독해도 뜻을 깨닫기가 어려운데 빠른 속도로 읽는데 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최고의 언더스탠딩(이해)은 수많은 리피팅(반복)에서 나옵니다. 20년 넘게 이 사역을 해보니까 성경 전체를 반복해서 많이 읽는 것이 제일 오래 남고 이해도 잘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경을 많이 읽으면 머리 속에 신구약이 다 떠오릅니다. 암송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은 훤하게 꿸 수 있죠. 어렵다는 요한계시록도 구약을 여러 번 읽으면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성경은 같은 내용을 다른 표현으로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하기 때문에 많이 읽으면 앞뒤가 맞춰지고 이해가 더 깊어집니다. 그렇게 내 안에 말씀이 충만하게 되면 성령도 충만하게 되는 것이지요.

말씀 충만과 성령 충만이 어떤 관계가 있나요?

예수 믿으면 누구나 성령을 받습니다. 우리 안에 성령이 거하시는 거죠. 그런데 요한복음 14장 17절에 성령은 진리의 영이라고 했습니다. 성령은 진리와 함께할 때에만 일하시기 때문에 내 안에 진리(말씀)가 없으면 성령이 일하시지 못합니다. 내 안에 말씀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성령이 역사하는 양인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 충만과 말씀 충만은 하나입니다. 내 안에 말씀이 없으면 성령 충만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말씀 안 읽고 성령 받았다는 것은 자기 감정에 속은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목회 23년 동안 6천 번 이상 설교했지만, 성경 3분의 1도 다루지 못했습니다. 목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도들이 예배만 드려서는 성경의 절반도 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나머지는 평신도 자신의 몫입니다. 하나님은 성경을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읽으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성경 66권이 다 필요하니까 전부 다 읽으라고 주셨습니다. 말씀을 온전히 내 안에 담아서 하나님과 교제하는 축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 지난 11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으로 뉴저지 필그림교회에서 열린  
1일 신약 통독 세미나에서 신약 완독을 마친 참가자들

오는 1월에 동부, 중부 서부에서 성경 통독 세미나가 열린다고 하는데 소개해 주세요.

말씀을 읽고 한 해를 시작하자는 취지에서 매년 1월에 3박 4일 성경 통독 세미나가 열립니다. 자세한 일정은 각 지역 신문에 광고로 나갑니다. 신년 통독 세미나에는 특히 목사님들이 많이 참석하셔서 훈련 받고 온 성도들에게 말씀 읽기 훈련을 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성경 통독 세미나를 개별적으로 열고 싶은 교회가 있으면 미주요한선교단(708-307-8280)에서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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