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마다 성령님의 인도를 받으며 또다시 다른 사역지를 향해 떠나는 복음의 발걸음은 행복했습니다. 서쪽을 향해 달려야 하는데 8월의 서향 빛은 더 강렬하여 운전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거의 3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아서 콩밭과 옥수수밭은 누렇게 변해 있었고 뜨거운 바람이 흙먼지와 함께 불어 왔습니다.

캔자스의 대 평원은 끝도 보이지 않는 땅 덩어리가 뜨거운 열기에 몸살을 앓는 듯했습니다. 아스팔트 위에는 뜨거운 열기를 견디지 못해 벗겨져 나간 차바퀴들이 여기저기 흉하게 널려 있었습니다. 넓고 넓은 들판은 다 메말라 누렇게 변했고 어떤 땅은 갈라져서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날씨는 107도 더위로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찬송을 부르며 우리를 부르는 곳을 향해 달렸습니다.

“빛의 사자들이여 어서 가서 어둠을 물리치고 주의 진리 모르는 백성에게 복음의 빛 비춰라. 빛의 사자들이여 복음의 빛 비춰라. 죄로 어둔 밤 밝게 비춰라 빛의 사자들이여.“

처음으로 밟는 땅에서 겪는 불볕 더위로 고통스러웠지만 고난의 유익을 경험했기 때문에 우리는 복음을 위해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해가 떨어져 밤이 되었는데도 더위는 식을 줄 모르고 RV는 불덩어리같이 뜨거웠습니다. 도저히 안에 있을 수 없어서 밖으로 나갔는데 모기가 얼마나 많은지 이런 광경은 처음 보았습니다. 모기에 수없이 물려서 종아리가 몹시 가려워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RV 안에 있는 변기에 앉다가 앗! 뜨거워 하고 일어나야 했습니다.

캔자스가 이렇게 덥지 않은데 올해는 이상 기온이고 가뭄으로 비가 오지 않아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몸을 YMCA에 가서 씻고 나니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이 지역 세 교회가 연합으로 오후 6시 간증 집회를 하기 위해 모이기 시작하여 찬양을 하는데 그만 전기가 나갔습니다.

너무 더워서 전기를 많이 써서 동네의 전기가 모두 나갔다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촛불을 켜놓고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에어컨이 안 돼서 더웠지만 부채질을 하면서도 집중하여 간증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어두워서 얼굴도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도 가지 않고 무더위 속에서도 끝까지 은혜를 받으려는 간절함이 있었습니다.

간증이 끝난 후에 만찬을 위해 준비한 풍성한 음식을 먹으려 할 때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어떤 집사님은 간증은 귀로 듣는 것이니까 집중해서 듣도록 전기가 나간 것이고 음식은 보여야 먹으니까 밝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성도들은 오히려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20년 목회 생활 중에 전기가 나가서 깜깜한 중에 예배드리며 간증을 들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미안해 하셨습니다.

영적으로 보면 전기를 나가게 해서 모두 흩어지게 하려는 사단의 궤계였다고 볼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집중할 수 있어서 많은 은혜를 받았다고들 했습니다. 찜통 같은 더위 속에서도 하나님께서 하신 일들을 증거했을 때 더위도 견딜 수 있는 큰 은혜가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도 더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기승을 부렸습니다. 너무 더워서인지 만나자고 하는 전도 대상자가 없어서 우리는 다음 지역을 향해 떠나기로 했습니다. 덴버를 지나가는데 높은 산에는 나무가 많았고 공기가 유난히 상쾌했으며 그렇게 덥지 않아 참 좋았습니다. 주일이 되어서 예배 드릴 교회를 찾아갔습니다. 예배를 드리면서 주신 말씀으로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예배 후 점심을 먹을 때 처음 보는 분이라고 하시며 사모님이 곁에 오셔서 우리에 대해 알고 싶어 하셨습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했는데 목사님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저녁 예배 시간에 우리에게 간증해 줄 것을 부탁하셔서 순종하는 마음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성도들이 얼마나 사모하는 심령으로 듣고 눈물을 흘리는지 우리도 감격스러웠습니다. 간증이 끝난 후 통성으로 기도할 때에는 하늘에서 불이 떨어지듯이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통곡하며 회개가 터졌습니다. 그날 예배 때 주신 말씀과 맞물려 고난 가운데서 부르짖는 다윗과 같이 자신의 행위가 악함에서 떠나기를 눈물로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시편 50:10).

우리의 간증을 통해 내적 변화 없는 자신들의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회개하게 되었고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고 하나님께 감사를 올려 드렸습니다. 모두 부둥켜안고 서로 사랑하자고, 헌신하자고 울며 다짐했습니다. 성령님께서 운행하시고 마음을 만지셨으므로 마음 문을 활짝 열고 서로 주님께서 내려 주신 행복으로 충만해졌습니다.

이 교회가 이곳에 세워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밤 11시가 넘었는데도 가지 않고 서로 받은 은혜를 나누며 기뻐했습니다. 복음적인 목사님이 계신 교회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성도들의 마음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하고 은혜를 사모하는 간절함이 보였습니다. 마음 밭은 옥토가 되어 있었습니다. 확실히 목사님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간증한 교회에서는 언제나 심방사역이 연결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기복 신앙으로 교회 봉사를 열심히 하다가 실족한 부부를 또 만났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마음 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감히 내가 어떻게 천국에 갈수 있느냐”고 말했는데 복음을 다 듣고 나서 예수님을 영접한 후에는 “이제 내가 천국에 갈 수 있는 확신을 가졌다”고 고백했습니다. 매우 기뻐하시면서 점심을 주셨는데, 된장찌개와 오이소박이, 호박 부침, 깻잎 등 오랜만에 토속적인 음식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분의 딸은 먼저 미국에 건너와서 돈을 많이 벌어서 부모님과 남동생 가족을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남동생에게 주유소를 차려 주고 집도 사준,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하며 동생과 우애 좋게 잘 지내고 있는 가정을 하나님께서 복 내려 주시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시편1 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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