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부족한 우리를 하나님의 능력 가운데서 사용해 주시고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역사해 주심은 배후에서 기도해 주시는 동역자들이 있었기에 감사를 드립니다.

교회 나온 지 9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어떤 부부는 성령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고 충만한 가운데 새벽 기도까지 열심히 드리고 있었답니다. 우리의 간증을 듣고 더욱더 예수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앞으로 전도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건강해서 전도 많이 하라고 영양식과 반찬을 준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각 교회에서 집회가 끝나면 사랑의 공급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보약을 달여서 가지고 온 집사님의 사랑, 콩을 넣어 맛있게 만든 찰떡을 예쁜 보자기에 싸서 들고 온 아름다운 마음으로 인해 우리 부부는 감사와 행복이 넘쳤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급해 주는 사랑이 감격스러웠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필요하기에 사람들을 통해 공급해 주시므로 고맙게 받았습니다. 우리의 필요에 따라 많은 손길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에 감격하며 감사함으로 받았습니다.

“저희에게 만나를 비같이 내려 먹이시며 하늘 양식으로 주셨나니”(시편 78:24).

며칠 후 문제 있는 어떤 부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였고, 교통사고까지 당해 한쪽 다리가 부러져서 절었습니다. 결혼 전부터 술과 여자 문제로 복잡했던 사람이지만 결혼하여 사랑으로 변화시키려 했던 부인의 소망은 간 곳이 없고, 열세 살 먹은 딸도 아빠라면 진저리를 칠 정도라고 했습니다. 예수를 믿는 가정이 어쩌다가 이렇게 망가질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3일 동안 만나 하나님께 기도하며 지혜를 구하고 대화를 했습니다.

“나로 입을 벌려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알리게 하옵소서” (에베소서 6:19).

마지막 날은 무려 8시간 동안을 주님의 사랑 안에서 긍휼한 마음을 갖고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10월 가을비는 주룩주룩 내리는데 우리는 그 가정의 문제들이 빗줄기에 다 씻겨 없어지기를 소원했습니다. 성령님께서 그 남편의 마음에 강하게 임하셔서 숨겨 놓은 술병을 찾아들고 밖으로 나가 비를 맞으며 술을 땅바닥에 쏟아부어 버렸습니다. 술을 쏟으면서 하늘을 향해 통곡하며 회개하는 기도를 하나님께 드렸을 때 옆에 있던 우리들도 모두 울었습니다. 술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애처롭게 눈물로 기도하는 아빠를 본 딸도 울었습니다. 남편과 아내와 딸은 서로 엉겨 붙어 얼싸안고 용서의 눈물, 사랑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나는 여호와요 모든 육체의 하나님이라 내게 능치 못한 일이 있겠느냐”(예레미아 32:27).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능치 못하심이 없음을 또 경험했습니다. 구원의 확신이 분명한 그들의 삶 가운데 사단이 틈타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순순히 잘 받아들이며 앞으로 하나님께 영광된 삶을 살고 싶다고 고백했습니다. 고난이 축복이라고 우리의 간증을 들려 주었고 승리로 이끄는 삶은 말씀과 기도 생활임을 강조해 주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었지만, 말씀을 떠난 삶 가운데 찾아온 세상의 유혹으로 망가져 가는 가정이 회복되어 다시 주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온 탕자와 같이 우리 하나님께서 그 가정을 기쁘게 품어 주실 것이라 믿으며 우리도 기쁜 마음으로 밴쿠버를 떠날 준비를 했습니다.

미국으로 들어가는 국경 검문소에 도착했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오늘따라 얼마나 철저하게 검사하는지 RV 안에까지 들어와서 보았습니다. 다른 때보다 시간은 많이 걸렸지만, 국경을 통과한 후 빗속을 달리며 찬양을 불렀습니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는 이 길을 가리라
좁은 문 좁은 길 나의 십자가 지고
나의 가는 이 길 끝에서 나는 주님을 보리라
영광의 내 주님 나를 맞아 주시리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는 일어나 달려가리라
주의 영광 온 땅 덮을 때 나는 일어나 노래하리
내 사모하는 주님 온 세상 구주시라 내 사모하는 주님 영광의 왕이시라"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 달 반 만에 미국으로 들어오니 내 고향에 돌아온 듯이 마음에 평안이 감돌고 기쁨이 충만했습니다. 남쪽으로 계속 달리면서 생각만 해도 감개무량했습니다. 부족한 우리 부부가 RV를 타고 미국과 캐나다를 왕래하면서 사역할 수 있도록 복음의 길을 열어 주심이 꿈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여 더욱더 열심히 할 것을 다짐했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지 항상 우리 주변에는 전도 대상자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밴쿠버로 올라가기 전에 세탁소에서 일하던 어떤 집사님을 만나서 대화를 했습니다. 그 집사님은 암으로 몸에 통증이 있음에도 세탁소에 나와서 일을 하는 것을 보고 위로의 마음에 앞서 생명보다 귀한 것이 없는데 돈을 조금 더 벌어 보려고 그 고통 중에도 일해야 하느냐고 책망을 했습니다. 자신은 구원의 확신은 있으나 남편은 구원의 확신도 없이 그냥 교회만 다녀서 안타까워 견딜 수 없다며 남편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밴쿠버에서 사역을 끝내고 시애틀에 내려와서 그 집사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그동안 병이 악화하여 누워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통증이 심하여 진통제를 맞고 비몽사몽 간에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새로 지은 크고 좋은 집에 살면서도 그 아픈 몸으로 며칠 전까지 세탁소에 나가서 일했다는 것입니다. 그 집사님은 자신이 죽을 것을 알았기에 마지막까지 하던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방 안에 들어서니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반가워하더니 눈을 스르르 감고 편안하게 잠을 자는 듯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영혼을 고통 없이 받아 주실 것을 간절하게 기도한 후, 그 집사님의 남편과 옆방에서 구원의 문제에 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인의 죽음 앞에서 절박한 상황을 깨달은 남편은 지체하지 않고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습니다. 잘못 살아온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아내만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녀를 위해 최선의 삶을 살고 싶다는 때늦은 고백을 했습니다. 아내에 대해 고마운 줄도 몰랐는데, 이제야 아내의 귀중함을 알게 되었다고 한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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