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콕스 고독 위원회 보고에 따르면, 영국인 9백만여 명 자주 혹은 항상 외로움 느껴

트레이시 크라우치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 여부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을 때, 유럽인들은 영국이 고립되고 외로운 섬나라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렇지 않아도 영국에선 이미 고독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조 콕스 고독 위원회가 2017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인 9백만여 명이 자주 혹은 항상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1월 17일에 고독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고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금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외로움은 슬픈 현실”이라면서, 메이 수상은 “생각이나 경험을 함께 나눌 사람이 없는 사람들 즉 고령자, 간병인, 유가족이 감당해야 하던 고독 문제를 해결 하도록 우리 사회와 온 국민이 이 도전에 맞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고령자들을 돕는 영국 최대의 구호기관 Age UK의 마크 로빈슨은 고독이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고독은 매일 담배 15개피를 피우는 것보다 더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고독은 극복될 수 있으며, 굳이 노인의 일상에서 해로운 요소로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 미군 의무감 비벡 머시 박사는 2017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고독은 직장에서도 다루어져야 한다면서, “고독은 심장혈관 질환, 치매, 우울과 불안을 가져온다”고 주장했다.

2017년 12월에 조 콕스 고독 위원회가 출간한 보고서는 적십자와 공동으로 작성되었다. 조 콕스 고독 위원회는 2016년 극우주의자에게 암살당한 노동당 소속 조 콕스 의원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영국 총리는 문화부 산하 체육 및 시민사회 부서의 트레이시 크라우치 각료가 고독 문제에 관한 콕스 전 의원의 유지를 이어받아, 정책 수립을 위한 정부 차원의 기관을 이끌게 될 것이라 발표했다. 아울러 영국 통계 사무소는 고독 측정 방법 개발을 도울 것이며, 고독 해결을 위한 광범위한 전략 개발을 담당하게 될 정부와 구호기관을 돕기 위해 재단도 설립될 예정이다.

콕스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레이첼 리브스와 시마 케네디 변호사는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환영하면서, “고독은 노소 불문하고 찾아온다. 2017년을 통틀어 우리는 부모와 자녀, 장애인, 간호사, 난민, 노인들의 고독에 대한 새로운 경험을 접했다.”고 공동 보고서에서 밝혔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노인 20만여 명이 한 달 이상 친구나 친족과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오랫동안 의사들은 사회적 고립이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파국을 몰고 올 수 있는 ‘유행병’이라고 경고해 왔다. 고독은 심장 질환, 당뇨, 암 등의 질병 발생과도 연관이 있다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지난 해 미국에서도 여러 연구자들이 ‘고독 유행병’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사회적 고립이 조기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고독이 비만보다 건강에 더 해로울지 모르며, 이러한 위험에 노출된 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AARP 보고서는 45세 이상의 미국 성인 4천2백6십만 명이 만성 고독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추산한다.

이웃과의 사회적 연결은 생존과 복지를 위한 기본 요소라고 유타 주, 브링검 영 대학의 줄리안 홀트-런스태드 심리학 교수는 말했다. 그녀는 지난 해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 심리학회 연례 모임에서 일상적으로 고독을 경험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경고했다. 홀트-런스태드 교수는 30만 명을 대상으로 한 148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사회적 연결이 강화될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50%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340만 명이 포함된 70개 연구들을 가지고 사회적 고립의 영향을 관측한 결과, 사회적 고립·고독·독거와 조기 사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추적했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고립·고독·독거의 영향이 조기 사망에 끼치는 영향은 비만보다 더 컸다.

미국 센서스 통계에 의하면, 미국인 4명 중 한 명 이상이 혼자 산다. 그 가운데 절반 이상은 미혼이다. 결혼률과 세대당 자녀수는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인들이 사회적 연결은 점점 줄고 점점 더 고독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면서, 홀트-런스태드 교수는 “고령화 추세로 말미암아, 고독이 공중 보건에 끼치는 영향 또한 늘고 있다. 실로 세계 많은 나라들에서 우리는 ‘고독 유행병’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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