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관 시카고 노인건강센터 전 사무총장 인터뷰

 

시카고 노인건강센터는 시카고 케지 센터, 몰튼그로브 링컨센터, 샴버그 그린 센터, 윌링 조이 센터 등 4곳에서 한인 연장자를 위해 다양한 건강과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시카고 노인건강센터는 하재관 전 사무총장이 1993년 시카고 케지 센터에서 7명의 한인 연장자들을 섬기며 시작됐다. 현재는 4개의 센터에서 300명 이상의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로 성장했다. 하재관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25년간의 봉사를 마치고 은퇴했다. 

그는 1965년 미국에 유학 와서 덴버 대학에서 종교학, 맥코믹 신학교에서 종교사회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시카고 주택청에서 17년간 노인들을 위한 시니어 하우징 등 노인 복지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노인을 공경하는 한국적인 경로 사상이 몸에 밴 그를 미국 시니어들이 믿고 잘 따랐기 때문에 주택청에서도 신뢰를 얻어 하재관 씨가 노인복지사업을 할 때 적극적으로 도와 주었다.

가난한 목회자였던 그의 아버님은 6남매 중 둘째였던 하재관 씨에게“사회에 나가면 목사가 되던지, 의사가 되던지, 사회사업가가 되던지 사람을 돕는 일을 해라. 거기에 천국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노인복지 사업을 하게 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주택청에서 시니어 복지 관련 일을 하면서 한인 어르신들이 언어 문제로 어려움과 외로움을 겪는 것을 보며 노인건강센터를 만들게 되었다. 노년을 서로 의지하며 건강하고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작년에 4번째로 오픈한 조이 센터는 그동안 3개 센터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노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시설과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조이 센터는 1.5에이커 부지에 실내면적은 1만3천여 스퀘어피트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방, 장기나 바둑 등을 둘 수 있는 여가 활동실, 도서관, 탁구·당구·트레드밀·골프 퍼팅 등의 시설이 갖춰진 운동실, 강연회를 진행할 수 있는 대형 회의실, 공연이 가능한 중앙홀 등의 부대시설을 갖추고 노인분들이 다양한 여가 활동을 하며 즐겁고 건강하게 노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저소득층 노인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점심도 제공된다.

하재관 씨는 노인 복지 사업은  이윤을 남기는 비지니스가 아니라고 말한다. 노인을 섬기려면 대소변을 치우면서도 행복해야 하고 더러워진 치매 노인의 손도 망설이지 않고 잡을 때 노인 얼굴에서 천국이 보이고 거기서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노인들을 오랫동안 섬겨왔던 하재관 씨는 노인들의 가장 큰 문제로  외로움을 꼽았다.“노인들은 자식들이 주는 용돈보다 전화 한 통, 따뜻한 안부 인사 한 마디에 더 큰 위로를 받는다. 우리가 노인건강센터에 모시고 와서 열심히 섬긴다고 해도 가족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노인들은 가족, 교회, 사회가 함께 돌보아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교회가 노인들만이 가진 어려운 점을 알아낼 수 있는 눈과 귀를 갖고 노인들의 진짜 아픔을 어루만져줄 수 있으면 좋겠다. 명절 때 화려한 행사보다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은퇴 후에도 공식 직함은 없지만 계속 노인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미디엄 인컴층 노인들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저소득층은 아니지만 일반 시중에 있는 아파트에서 살기에는 경제력이 부족한 미디엄 인컴 층들이 있다. 정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자신의 경제력은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미디엄 인컴 노인들을 위해 하우징, 복지 사업을 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이 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어떻게 나이 들어가느냐 하는 것은 선택할 수 있다”라고 늘 강조해 온 하재관 씨는 마음이 통하는 친구 1명만 있어도 사는 게 외롭지 않다며, 노인건강센터에 나와서 친구도 만나고 여가활동도 하면서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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