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S. 루이스 지음 / 홍성사 펴냄

 

이 책의 지향점을 먼저 말하자면, 자연적인 사랑을 넘어서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저자는 사랑을 애정, 우정, 에로스, 자비로 나누어 설명한다. 인간의 보편적인 사랑 즉 가장 기본적인 사랑인 ‘필요를 채우기 위한 사랑’을 ‘애정’으로, 덜 본능적이며 같은 방향을 향하고,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친밀한 관계가 되는 사랑을 ‘우정’으로, ‘사랑에 빠지다’라고 표현되는 연인들 간의 사랑을 ‘에로스’로, 이 세 가지 사랑을 초월해 그 모두를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사랑인‘자비’로 나눈다.

이외에 저자는 2장에서 “인간 이하 것에 대한 애호와 사랑”을 따로 다루면서 자연, 동물, 조국에 대한 사랑도 일종의 종교가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본문  중에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사도 요한의 말과 더불어 오래 전부터 제 생각에 균형을 이루는 다른 말이 있습니다. “사랑은 신이기를 그칠 때 비로소 악마이기를 그친다.”라는 어느 현대 작가(드니 드 루즈몽)의 말입니다. 물론 이 말은 “사랑은 신이 되기 시작하는 순간, 악마가 되기 시작한다.”라고 고쳐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균형이 필요불가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균형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진리가 어느새 그 정반대 의미인 “사랑이 곧 하나님”이라는 말로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 드려야 할 무조건적 헌신을 인간적 사랑에 바쳐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랑은 신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악마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우리를 파멸시킬 것이며. 그 자신 또한 파멸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신의 자리를 허용 받은 인간적 사랑은 사랑 그 자체로 남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이 전혀 없으신 하나님은 자신에게 불필요한 피조물을 순전히 사랑으로서 존재케 하십니다. 피조물을 사랑하고 완성시키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분은 십자가 주변을 윙윙거리며 날아다니는 파리 떼, 거친 말뚝에 짓이겨지고 살점 벗겨진 등, 근심 신경을 관통하는 못들, 몸이 아래로 처질 때마다 반복되는 질식의 고통, 숨쉬기 위해 몸을 일으킬 때마다 생겨나는 등과 팔의 격통 등을 이미 예견-아니, 하나님은 시제를 초월하시니 ‘지금 그것을 보시면서’라고 해야 할 것 같군요-하시면서 우주를 창조하십니다. 감히 생물학적 이미지를 써서 표현하자면, 하나님은 일부러 기생충을  창조하셔서는, 기생물인 우리가 하나님 자신을 이용해 먹을 수 있게 하시는 ‘숙주’이십니다. 여기에 사랑이 있습니다. 이는 모든 사랑의 발명자이시자 사랑 자체이신 분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주는 그림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쉬운 일인가? 하고 전에 어느 작가가 물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쉬운 일이다”라고 자답했습니다. 저는 자비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두 가지 은혜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주시는 세 번째 은혜가 또 있습니다. 그분이 사람 안에 일깨워 주시는, 그분을 향한 초자연적 감성의 사랑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는 그야말로 최고의 은혜의 선물입니다. 자연적 사랑이나 윤리가 아니라, 바로 여기에 모든 인간적, 천사적 삶의 참된 중심이 있습니다... 제가 이런 사랑을 맛본 적이 있는지 없는지는, 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이 아십니다.’

C. S. 루이스(1898~1963)는 현대의 크리스천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 영문학자이다. 아일랜드에서 출생했으며,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저서로 『순전한 기독교』,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고통의 문제』, 『예기치 못한 기쁨』, 『나니아 연대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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