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주에서 달리고 있는 자들은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
저 앞 결승지점의 빨간 테이프를 통과할 때까지
그냥 달리고 있을 뿐이다.
하늘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그 마라톤 경주의 온 코스를
다 내려다 볼 수 있는 사람만이
마라톤 경주자들 각자가 얼마만큼 달려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마라톤 경주 관람자들도 경주 코스 바깥 옆의 서 있는 그 지점에서
경주자가 그곳에 도착할 때 손뼉 치며 기뻐하고 환호할 뿐이다.
관람자들도 다른 지점에서 달리고 있는 자는 볼 수가 없다.
그렇기에, 어디에서 어떻게 달리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
인생의 경주자들이 같은 지점까지, 아니 내가 지나온 지점을,
또 아직 아니 가본 지점을 달려가고 있다 해도,
인생의 경주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속도로, 모습으로
달려가고 있는지를 경주자나 관람자들이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다.
오직 우리를 지으시고 빚으시는 창조주만이 알 수 있다.
피조물인 우리 한계의 잣대로 섣불리 생각하며 판단하지 말자.
우리의 잣대는 절대자의 기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절대자, 창조주가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