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 와서 영어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는 수가 많다. 어떤 사업가는 영어를 돈 주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없겠느냐며 땅이 꺼지도록 한숨을 내뿜었다. 미국 본토인들과의 무슨 회합에 갔는데 거기 한국인 교수 한 사람이 왔더란다. 그런데 자기더러 영어를 제대로 못한다며  무시해대서 소리 안 나는 총이 있다면 쏘아 죽여도 시원치 않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하여튼 영어를 돈 주고 살 수 있다면 일백만 달러라도 내겠단다.

“이민 1세대는 영어 못하는 것이 정상이지요. 그 교수가 우리 듣기에는 영어 썩 잘하는 것 같지만 본토인들이 들으면 역시 ‘깡통 영어’입니다.”그랬더니 퍽 위로가 된다며 고마워했다. 그래도 ‘총으로 쏘아 죽인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한국인들은 툭하면 ‘죽인다’ 소리를 잘하는데 그것 때문에 살인 미수범으로 체포된 일도 있다고 했다. ‘아이 윌 킬 유’(I will kill you)라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좋아 죽겠다, 배불러 죽겠다, 예뻐 죽겠다, 졸려 죽겠다... 그렇게 죽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데, 그걸 ‘킬’(kill)이라 하면 살해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잘 쓰는 말이 몇 가지 더 있다. ‘기분’도 있고, ‘빨리빨리’도 있고, ‘미친놈’도 있다. 영어에서는 매드(mad), 크레이지(crazy), 아웃 오브 마인드(out of mind) 등이 ‘미쳤다’를 뜻한다. 상당히 감정이 강한 표현들이다. 하지만 한국의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너 미쳤니?’ 그런 말을 아무런 악의 없이 사용하지 않는가.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가운데 미쳤다는 말을 들은 사람들이 꽤 있다. 우선 다윗 왕이 자신의 신변 보호를 위하여 미친놈으로 위장한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삼상 21:13). 사도 바울도 미쳤다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들었다. 총독 베스도가 바울의 회심 간증을 듣고 한 말이 이것이다. “바울아, 네가 미쳤구나 네 많은 학문이 너를 미치게 하는구나”(행 26:24). 옛날부터 공부 많이 하면 미친다는 속설이 한국에도 있었다.

예수님도 미쳤다는 판정을 받으셨다. 그분이 미쳤다는 소문이 파다해서 예수님 친척들과 어머니 그리고 동생들이 예수님을 붙들러 다니기도 했다(막 3:21). 유대인들 가운데서도 예수님이 미친 사람이냐 아니냐를 놓고 논쟁이 분분했다(요 10:20-21).
그러나 진짜 미친 것은 다윗도 아니고, 바울도 아니고, 예수님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세상 사람들이 전혀 생각도 못하는 일들을 해내는 데서 오는 오해일 뿐이다. 한국 속담에, ‘미친 개가 호랑이를 잡는다.’고 했다. 목회도 선교도 신학도 예수님에 미친 사람, 성경에 미친 사람들이 큰일을 해내지 않던가. 예수님이 다시 살아나셨다고 외치면 듣는 사람마다 미친 소리라고 반격한다. 진짜 미친 사람이 누구인지 죽은 다음에야 확실히 밝혀질 것이 실로 안타깝다. 지금 당장에 판정이 난다면 전도하기 얼마나 쉬울까. 진짜 미친놈은 부활을 죽어도 못 믿겠다는 자들 아닌가.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 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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