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에서 사역할 때 미국에 처음 와서 5개월 동안 같은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했던 목사님을 만났습니다. 그 목사님은 우리 가족보다 몇 달 먼저 혼자 오셔서 우리처럼 영주권 없이 고생하시며 힘든 미국 생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 목사님과 함께 쓰레기통을 뒤지며 깡통을 주웠고 마켓 뒤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야채와 과일도 주워 먹고 살았습니다. 어려웠던 시절에 고생하며 서로 위로하며 사랑했던 목사님을 15년만에 만나니 감회가 깊었습니다.

그동안 목사님은 은퇴하셨고 목사님의 소개로 은퇴한 목사님들이 모여서 예배드리는 은목 교회에서 간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목사님들께서 우리의 간증을 들으시고 마음에 큰 감동과 도전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은퇴 후 마땅히 갈 교회가 없어서 노년을 외롭고 무료하게 보내고 계시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들은 70을 바라보는 평신도가 미 대륙을 횡단하며 사역하는 간증을 들으시고, 각 지역 소도시에서 목회자 없는 곳을 찾아 사역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기뻐하셨습니다. 어떤 목사님은 시골 교회라도 주님께서 보내 주시면 남은 생애를 그곳에 가서 사역하길 원한다고 하시며 도전을 주어서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평생을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신 이후에 형편이 어려운 목사님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주님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쳐서 목회하셨는데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복음을 전하며 수고한 많은 목회자들에게 천만 배로 갚아주실 하늘의 상급이 있기에 감사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디모데후서 4:7-8).

어떤 교회에 새벽기도를 갔는데, 교회 안에 '전도하는 교회'라는 표어가 정면에 붙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교회로 보내신 뜻이  있는 것 같아 먼저 기도를 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간증을 하였는데 모든 것이 산만하고 어설프고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은 분위기로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교인들도 무반응이었고, 감동과 도전을 받지 못했는지 덤덤했습니다. 전도하는 교회라는 표어는 붙어 있었지만, 아직 전도에는 무관심한 상태였고 영적으로 미성숙한 성도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인들이 전도하기를 바라는 목사님의 마음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내 손을 이끌며 성도들이 없는 곳으로 가서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집사님들은 꼭 나를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셨다"고 했습니다. 목사님은 미국에 와서 박사학위 받으려고 공부하다 늦게 부름을 받아 신학을 공부했고 개척 교회를 이끈 지 몇 년 되었으며, 사모님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역하면서도 풍요로웠던 지난 생활에 대한 집착으로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큰 부담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궁핍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일하지만, 그것마저 맘대로 되지 않아 괴롭고 고달픈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고백하셨습니다.

그러나 오늘 분명히 하나님께서 간증을 통해 순종하라고 들려 주셨기에 하나님께서 먹여 주시는 것으로만 살겠다고 결단하는 모습을 보며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나의 양손을 끌어당겨 맞잡으며 기도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하여 우리는 함께 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태복음 6:33).

하나님께서는 내일 일을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사람들은 염려하고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곡식을 밟아 떠는 소에게 망을 씌우지 말라고 모세의 율법은 말합니다. “이와 같이 주께서도 복음 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명하셨느니라”(고린도전서 9:14). 복음으로 살면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겠다는 말씀입니다.

RV에 복음을 싣고 2002년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16년 사역을 하는 동안, 하나님께서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우리 부부를 인도해 주셨으며,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여 주셨습니다. 약속의 말씀을 실천하는 자에게 그대로 역사해 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이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기보다는 우리의 필요를 아시고 그때마다 채워 주시는 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물질 때문에 사역의 어려움을 겪은 일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공급해 주신 물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통로가 되는 기쁨을 주셨습니다.

신기할 정도로 하나님의 사람들을 곳곳에 심어 놓으시고 귀하게 여기는 물질을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고자 기쁨으로 내어놓는 분들을 만나게 하셨습니다. 우리 부부는 오직 하나님의 능력으로 이름도 없이 조용한 가운데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찾아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족된 자들을 찾아 믿음을 회복하게 하며 잠자는 성도들을 깨워 복음의 능력을 전하자고 외칠 뿐입니다. 전도는 은사가 아닙니다. 구원받은 성도는 누구나 복음을 전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느껴야 합니다.

“내가 복음을 전할지라도 자랑할 것이 없음은 부득불 할 일임이라 만일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임이로다” (고린도전서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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