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캐롤라인의 남편 요한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저도 아버지 창고에 오지만 다른 분들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오시는지 가끔 궁금해요.” 캐롤라인이 대답했습니다. “모두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동참하러 오는 거지요.”

아버지 창고에 오는 분들은 제각기 다른 배경과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건강으로 주님을 섬기려는 분, 혼자 살다가 창고에 오면 서로의 가족이 되어 외로움을 잊고 기쁘게 일하는 분,  사역자 혹은 목자가 될 준비를 하는 분, 수용소에서 나온 뒤 갈 곳이 없어 이곳에 와서 지내는 분, 퇴직 혹은 은퇴하고 의미 있는 일을 목말라하다가 이곳에서 좋은 의도(good will)가 아닌 하나님의 의도(God’s will)를 깨닫고 기뻐하는 분, 가족과 이별하고 많은 염려를 안고 오는 분, 원인 모를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분, 조울증이나 분열증 치료를 받고 있는 분을 비롯해 여러 가지 사연을 지닌 분들이 아버지 창고 사역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창고에선 다양한 인종, 나이, 언어를 가진 사람들이 각자의 아픔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하나님 나라와 도시 살리는 일을 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종 과일, 야채, 고기, 계란, 꽃, 빵 등을 종류대로 분류하고, 작업을 마친 다음에는 다 같이 바닥을 청소합니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일을 합니다. 이렇게 마련된 식품은 일 년에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필요한 분들이 있는 곳으로 전달되고, 주님의 이름으로 기쁘게 나눠집니다.

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LA에서 가장 어두운 동네인 스키드로(Skidrow)에서 하나 될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오늘도 살아계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우리보다 더 열심히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요즘 더 많은 사람들이 스키드로를 “Hope Central”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입술이 더 이상 황폐하고 잊힌 곳 대신에 희망이 시작되는 곳이라 부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의 수많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하나님 아버지께 돌아오길 우리는 매순간 희망합니다.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수님이 내시는 식사입니다!”육신의 배고픔뿐 아니라 영혼의 굶주림도 해결해 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우리 모두의 영혼이 자유로워지길 기도합니다.

* 편집자 주: 이 글은 ‘의의 나무 사역’(이준 목사 담임)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의의나무」 2월호에 게재된 글이다. 아버지 창고는 미국에서 노숙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LA 다운타운의 스키드로에 있으며, 기증받은 음식과 물품들을 LA 극빈 지역뿐 아니라 멕시코 사역지에서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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