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골반과 넓적다리뼈를 연결하는 관절이다.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와 달리기 같은 운동을 가능케 해주는 관절이다. 따라서 매우 견고하고 안정적이며, 운동 범위가 우리 몸에서 두 번째로 큰 관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고관절에도 손상과 퇴화가 일어나고 여러 질환이 생긴다.

고관절 통증은 간과 비슷하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말기에 이르러서야 심한 통증을 느낀다. 소리 없이 나빠지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그래서 평소에 관리가 중요하다. 심지어 고관절 부위가 아닌 허리, 무릎 등의 통증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질환을 심각하게 키운 다음 병원을 찾는 경우도 허다하다. 허리, 엉치 쪽이나 무릎 통증일 경우에도,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한국인의 경우, 양반다리 자세로 앉을 때 엉덩이나 허벅지에 통증이 있다면 고관절에 대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 보아야 한다.

고관절 통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이 주 원인이었고, 과도한 음주나 약물 남용,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비롯된 대퇴골두의 무혈성 괴사가 흔한 원인이었는데,여가 및 스포츠 활동의 증가로 최근에는 고관절 관절와순(고관절연골)의 파열이나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경우는 낙상으로 인한 고관절 골절인데, 수술을 해도 1년 안에 15~20%가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걸을 수 없어서 생기는 다양한 합병증으로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최근에 잘 걷는 사람이 장수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나오는 걸 보면, 걷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나쁜 자세도 원인 중 하나이다. 오랫동안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거나, 의자에 앉아 하루종일 컴퓨터 업무를 하거나, 오랜 시간 서서 일할 경우, 고관절에 잘못된 압력을 주어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아래의 통증 예문에서 두세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권한다.

1. 가끔씩 고관절에서 소리가 난다.
2. 쪼그려 앉기가 힘들고 통증이 있다.
3. 양반다리로 앉을 때 통증이 있다.
4. 계단 오르기가 힘들다.
5. 걸을 때 간혹 다리를 저는 경우가 있다.
6. 오래 앉아 있거나 운전하면 고관절에 통증이 있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관절퇴행성 변화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을 바르게 진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물리치료의 기본은 체중이 두 다리를 통해 잘 분산될 수 있게 균형을 잡아 주는 것이다. 그 방법은 고관절의 가동범위를 확보하여, 허리와 둔부, 무릎 등 주변관절의 근육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다.

예전에 <몸신>이라는 한국 TV 건강 프로그램을 보신 분들이 ‘게걸음 운동법’에 대해 문의를 해왔다. 꽃게처럼 옆으로 걷는 자세가 고관절 외전근, 외회전근과 둔부근육을 자극하기에 좋은 운동법인 건 맞지만, 본인에게 적합한 운동인지를 알아보고 시행해야 한다. 이미 고관절 문제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는 자칫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물리치료사와 상의해서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부터 시작해, 본인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아야 한다.

* 강태경(PT, DPT) 필자는 네이퍼빌과 나일스에서 APR 물리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체를 통해 건강 운동법을 소개하고, 한인 파킨슨 모임에서 운동법을 가르친다. 문의 전화는 1-847-868-906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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