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한인 세계 선교대회가 시카고 위튼 칼리지에서 열렸을 때 우리는 며칠 일찍 도착하였습니다. 큰 행사를 앞두고 우리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 사정없이 퍼붓는 빗속을 헤치고 달려갔습니다. 고석희 목사님께서 반갑게 맞아 주시며 밤새워 할 일이 많다고 밥부터 먹자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천사라고 며칠 간 동역할 것이라고 소개하시며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YM에서 훈련받고 해외 선교 여행을 다니는 학생들과 그 외 몇 분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를 하면서 너무 적은 인원이 헌신하며 애쓰고 계신 것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를 이곳으로 빨리 인도하신 성령님의 뜻을 알고 감사하며 기쁨으로 행사 준비를 도와드렸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빌리 그래함 센터에서 4,000명 넘는 성도들이 모여 함께 은혜를 받으며 선교의 비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각국에서 1,000명의 해외 선교사님들이 오셔서 서로 교제하며 선교에 대한 열정을 충만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김용오 집사님과 함께 전시관에서 전도폭발훈련에 대해 알리는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선교사님들과 성도들이 둘러보시면서 관심을 가지기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그냥 지나가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몇 분의 선교사님은 장시간 대화를 하면서 전도폭발의 필요성을 느끼셨다고 하시며, 페루의 신학교에서 가르쳐 자기 민족끼리 복음을 전하도록 하면 좋겠다고 페루에 꼭 와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멕시코에서 사역하시는 서진원 선교사님을 반갑게 만났습니다. 1월 1일 금식 기도원에 기도하러 갔는데 그때 선교사님께서 설교를 하셨습니다. 처음 뵈었지만, 말씀에 은혜를 받아서 늘 생각이 나서 기도를 했습니다. 해마다 감사 편지를 쓸 때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커서 공급해 주신 물질을 필요한 분들과 나눔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드렸습니다.

선교사님은 만나서 반갑고 고맙다고 말씀하시면서 같이 복음을 전하는 입장인데 어떻게 헌금을 보냈느냐고 하시며 간절히 기도해 주셨습니다. 서로를 위해 늘 기도하며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힘쓰자고 하셨는데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열악한 선교지에서 고생하시면서 그곳의 가난한 영혼들을 품고 사랑하며 복음을 전하셨는데 그만 병들어 회복하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기쁨으로 맞아 주시고 큰 상급을 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다니엘 12:3).

또 페루에서 오신 방 선교사님과 대화를 하면서 보니 오른쪽 다리를 절고 계셨습니다. 그 불편한 몸으로 영혼 구원을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복음을 전하고 계심을 알고 마음에 큰 감동이 일었습니다. 걸어가실 때 우연히 보니 헌 구두의 왼쪽 뒤축이 갈라져서 걸을 때마다 쩍 벌어지는 낡은 구두를 신고 그 먼 길을 오신 것이었습니다.

복음 때문에 자신을 돌보지 않으시고 영혼을 사랑하시는 그 선교사님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우리는 밖으로 달려나가서 목사님이 신고 있었던 것과 같은 군화같이 생긴 구두 2켤레와 운동화를 사 왔는데 어쩌면 그렇게 딱 맞는지 하나님께서도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갖고 있던 나머지를 선교헌금으로 드렸습니다. 하나님께서 공급해 주신 물질이 물 흐르듯이 흘러가면 또 흘러들어 오는 하늘의 경제 법칙을 경험했기에 우리는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충만해졌습니다.

필라델피아의 낙원장로교회에서 간증한 후 RV 수리비를 익명으로 주신 백 집사님이 선교대회에 온다고 했기에 우리는 만나기를 소원하며 기도했습니다. 서로의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기도했는데 대회장 안의 전시관에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동역자로 맺어 주신 인연이라 오래 전부터 알아왔던 친구처럼 기쁜 마음으로 서로 안아 주며 많은 사랑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우리에게 사랑의 물질을 공급해 준 그 후부터 집사님은 깊은 기도 가운데 영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게 되었으며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사역하다가 메릴랜드에서 RV가 고장 나서 힘들었을 때에도 필라델피아에 살고 있는 백 집사님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백 집사님은 금요일 밤 철야기도에 나가서 기도하고 있었는데 자꾸만 우리를 떠올려 주시며 전화를 하라고 하는 마음을 주셨답니다. 밤 11시가 넘었기 때문에 너무 늦어 내일 하려는 마음이었는데 자꾸 부담을 주셔서 교회 밖으로 나가서 그 밤에 전화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날 밤 RV 안에 수도 파이프가 터져서 모든 것이 젖어 어쩔 줄을 모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집사님! 별일 없으세요?” “네 별일은 없지만..... RV 에 그만 물이 터져서 .....” “집사님 그게 별일이지요. 그래서 성령님께서 자꾸만 집사님께 전화를 하도록 부담감을 주신 거군요. 수리비를 유니온 뱅크를 통해 내일 아침에 보내드리겠습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다급한 사정을 아시고 기도하는 하나님의 사람 백 집사님에게 성령의 감동을 주셨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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