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어르신 한 분이 내원하셨는데, 엉치에서 통증이 시작돼무릎으로 저림이 내려가는 전형적인 좌골신경통 증상을 보였다. 평소애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오셨다는  그분은 통증을 느낀 지 2주 정도 되었다고 하셨다. 진단 결과, 걸을 때 오른쪽 다리만 팔자걸음을 하고 있어서 체중이 불안정하게 엉덩 관절 주변으로 모여 생긴 근육 문제로 인한 신경통이었다. 걷는 자세를 수정하고 비정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근육을 이완해 주자, 3주만에 아픈 증상이 없어졌다.

인간은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평생 걸으며 살아간다. 걸음은 몸의 각 기관이 치밀하게 연계돼 이뤄지는 운동이다. 걷기 운동은 별다른 도구 없이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쉽게 강도를 조절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걸음걸이는 한 사람의 몸 상태를 분석하는 중요한 지표로, 체형과 건강은 물론 생활자세까지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걸음걸이나 바른 자세로 걷기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걸을 때, 발이 지면과 접촉하는 시간에 따라 충격 완화 정도와 압력 분포가 달라진다. 잘못된 걸음걸이 때문에 발이 땅에 닿는 시간이 짧으면 체중 부하가 허리와 발의 한 부분에 과도하게 형성된다. 잘못된 걸음걸이는 척추, 무릎을 포함한 각종 관절 질환과 발의 변형의 원인이 되므로 바른 걸음걸이로 걸어야 한다. 하지만 몸에 밴 나쁜 자세를 하루 아침에 고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바른 걸음걸이는 바른 기립자세에서 시작된다. 뒤꿈치를 붙이고 양발 각도를 7도 정도 벌린다. 턱은 당기고 허리는 곧게 편 상태에서 어깨선과 골반선이 일자가 되도록 한다. 무릎의 진행 방향이 수직으로 곧바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시선은 멀리 앞을 향한다. 보폭은 어깨 넓이보다 조금 더 넓게 벌리고 팔은 자연스럽게 흔든다. 뒤꿈치를 땅에 딛을 때는 한 번에 내딛기보다 외측부터 내측을 향해 자연스럽게 압력을 옮기면서 엄지발가락에 의해 추진하는 것이 좋다. 걷기 운동은 한 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4일 이상 해야 효과적이다.

햇빛을 쬐며 야외에서 걷는 일은 오감을 이용하는 종합적인 활동이어서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춰, 치매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에 긍정적 효과를 줄 수 있다. 걷기는 하지 근육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어 암은 물론 각종 생활 습관병을 예방한다. 허리가 굽거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 면역력이 약한 환자도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면, 운동신경과 균형감각이 좋아지고, 근력과 면역력이 강해지고, 병에 걸릴 위험성이 줄어든다.

반면 잘못된 걸음걸이로 걸으면 몸에 무리를 주게 된다. 비정상적인 보행패턴은 보행의 에너지 효율을 떨어뜨리며, 디스크질환 등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이 된다. 바닥에 앉는 습관으로 오자다리가 되어, 걸을 때 체중이 올바른 곳으로 전해지지 않는 한국인들이 많다. 비교적 젊은 사람들은 변형된 관절을 보정해 바로 세워 주면 바른 걸음걸이가 가능하다. 골격과 근육의 발달 상태 및 균형 여부를 파악해 교정운동을 해주면 상당 부분 좋아질 수 있다. 불균형이 심한 경우에는 발의 아치와 발목관절의 변형을 맞춤 깔창으로 보정해 바로 세울 수 있다. 맞춤 깔창으로 관절을 보정해 바르게 걷도록 하는 것은 근골격계의 교정 및 유지를 위한 보존치료의 극대화라고 할 수 있다.

* 강태경(PT, DPT) 필자는 네이퍼빌과 나일스에서 APR 물리치료 클리닉을 운영하며, 매체를 통해 건강 운동법을 소개하고, 한인 파킨슨 모임에서 운동법을 가르친다. 문의 전화는 1-847-868-906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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