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저혈당과 비만

백합은 태어날 때부터 저혈당 증상을 보였다 (2)
저혈당이 있는 사람들은 저칼슘증이 있다. 피에 칼슘의 양이 적어 뼈가 잘 부러지는데 백합이 3~4살 때 침대에서 떨어져 한 번은 다리가, 한 번은 팔이 부러졌던 것도 저혈당의 영향이었다고 본다. 나 역시 우유를 이틀만 안 마시면 손톱이 부러진다.
미국에 오신 어머니께서 “아니 미국 애들은 왜 이렇게 극성스럽니? 한국 애들은 이렇지 않은데” 하셨다. 극성을 부렸던 이유를 나중에 알고 보니 저혈당 때문이었다. 혈당이 떨어지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되어 혈당을 올려준다. 아드레날린은 극성스러움(hyperactivity)을 일으키고 밤에 잠을 푹 못 자게 한다.
그래서 저혈당인 아이들은 아드레날린 때문에 극성을 부리고 잠이 늦게 들며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괴로워한다. 앞에서 이야기한 미국 아기가 불면증이 있었던 것도 혈당이 떨어질 때마다 나온 아드레날린 때문이었다. 커피를 마시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잠이 안 오고 안절부절못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콜라, 아이스크림, 초콜릿, 단 시리얼을 많이 먹인 엄마
“세상에서 누가 가장 무서운지 아세요?”
“글쎄요, 성질이 나쁜 사람?”
“아뇨, 무식한 사람입니다. 무식한 사람은 무서운 게 없대요.”
이 말은 나에게 맞는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콜라, 아이스크림, 초콜릿, 도넛, 케이크를 아무 거리낌없이 자주 먹였으니 정말 겁없는 엄마였다.
우리 가정은 딸들이 태어나기 전에 한국에서 입양한 두 아들이 있다. 만 8살, 9살이 되어 미국에 왔는데 단것을 많이 먹이면서 키웠다. 단것을 매일 먹은 아들들 역시 어린 나이에 너무 잘 잊어버렸고 항상 체력이 약했다. 지금은 어른이 되었는데 자주 피곤해하고 기력이 없다. 식사 때마다 콜라, 설탕 넣은 홍차를 주었다. 단것만 준 것이 아니고 콜라와 홍차의 카페인을 저녁식사 시간에 먹이고는 잠이 오지 않는 아이들에게 빨리 자라고 야단쳤던 무지한 엄마였다.


알고 보니 사라도, 라나도 저혈당
나는 그 당시 백합만 걱정했기에 다른 딸들의 혈당수치는 자세히 보지도 않았는데 이 책을 쓰면서 자세히 보니 사라도 라나도 그 당시 저혈당이 있었다.
둘째 사라는 체중이 3.7kg이나 나가는 큰 아기였는데 백합만 걱정하느라고 사라를 소홀히 했다. 사라의 아기 때 사진을 보면 살이 쪄서 볼이 터질 것 같고 팔뚝이 통통하다. 초등학교 때 사라의 넓적다리가 통통하니까 ‘Thunder Thigh(벼락다리)’라는 별명이 생겼는데 그 별명을 사라는 아주 싫어했다.
큰딸 라나는 태어날 때는 정상 몸무게로 태어났지만 인슐린 과다증이 있었는지 생후 3개월 때 살이 너무 쪄서 턱이 두 개라 지나가던 여자가 놀라서 입을 벌리고 서있던 기억이 난다. 라나와 사라가 아기 때 병원에 가서 체중과 키를 재보면 항상 비만 그룹에 속했는데 간호사들이 괜찮다고 해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비만한 아기는 반드시 인슐린 과다증과 혈당문제를 의심하고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1987년 세 딸의 경구 당부하 검사 결과
백합에게 저혈당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다른 딸들에게도 영향이 있을 것 같아 1987년에 딸들의 소아과 의사에게 혈당검사를 해달라고 했다. 11살이 된 라나, 8살인 사라, 2살 된 백합은 아침을 굶고 종합병원에 가서 포도당을 마시고 5시간에 걸쳐 경구 당부하 검사를 했다.
어렵게 한 혈당검사에 세 딸의 저혈당 수치가 나타났으나 의사는 “다 괜찮은데요” 하면서 백합이나 다른 두 딸도 정상이라며 어떠한 주의사항도 말해주지 않았다.
도표 원 안의 수치들이 다 저혈당이다. 딸들의 당부하 검사에 저혈당 수치가 다음과 같이 나왔는데 다 정상이라고 했던 것이다.
세 딸 모두 인슐린 과다증이 있었다는 것은 식후 1시간 혈당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주스를 마시고 1시간 후 혈당이 오르는 시간인데 세 딸 모두 공복 혈당보다 많이 낮았다.
이는 인슐린이 너무 많이 나와서 혈당처리를 너무 빨리 해버린 것이므로 인슐린 과다증이 있다는 증거이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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