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 상황이 날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해외에 사는 동포 한 사람으로서,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신경을 끄려고 해도, 필자가 태어난 조국이어서 그런지 늘 궁금해지는 것은 단지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교포들이 모이는 곳마다 대화의 주제가 바로 조국의 정세인 것을 감안할 때, 비록 몸은 해외에 살고 있지만 조국의 앞날에 대해 염려하고 걱정하는 것은 한국에 사는 애국 시민 못지 않다.

현 정부가 정치적으로 어떤 고도의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몰라도, 현실로 드러난 상황들을 볼 때, 대한민국의 전통적인 자유민주주의 정체성은 사라져가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말살된 북한식 독재 정권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인도주의 측면에서 아사지경에 처해 붕괴 직전에 있었던 북한을 위해 일반 사회는 물론이고 온 교계가 나서서 지원했던 물량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십수 년이 지난 금일에 와서 볼 때, 지극정성으로 보내준 구호물품들은 몇몇 북한 우두머리들의 배만 불렸을 뿐 아니라, 동시에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을 구해준 은인을 송두리째 삼키려고 눈에 불을 켠 짐승처럼 으르렁대고 있는 실정이 아닌가?

게다가 현 정부는 한 술 더 떠 그들과 코드를 맞추어 가며, 그들을 고무하고 대변하고 있다. 무엇이 그토록 아쉬운 것인지, 아니면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것인지, 왜 그리 질질 끌려다니면서 그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안달인가 말이다.

최근에 불거진 북한 석탄과 철강 밀반입 의혹 사건은 미국의 독자적인 북한 제재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임이 확실한데다 한국 현 정부가 연결되어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관세청은 사건 10개월만에 애써 정부와는 무관(?)하다고 표명하면서, 관련 운송업체 한 곳과 수입업체 두 곳을 기소할 방침이라고 했다. 그런데 대량으로 석탄을 사용한 남동발전은 기소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그 이유는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잘못 알고 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동발전은 정부의 배경이 든든한 한국전력의 자회사인지라, 꼬리 자르기 식으로 빠져나가려는 속셈이라는 의혹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 뿐 아니라 9월 남북 정상회담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한 소식통은 금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측의 요구로 열리게 되는 것 같다며, 마치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집단에 큰 빚이라도 진 것처럼 질질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며칠 전 판문점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도, 북한 고위층들은 당당하고 뻔뻔한 모습을 보인 반면, 한국의 정부 관리들은 큰 잘못을 저지르고 불려온 졸병들 같은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북한 대표 이성권은 아주 당당하게 “북남회담과 개별접촉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만약 해결되지 않는다면 예상치 않은 문제들이 탄생될 수 있고 또 일정에 오른 문제들이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면서 협박조로 말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 정부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토록 저자세로 그들의 비위나 맞추고 있는 걸까. 혹시 대한민국의 건국일은 부인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을 구실 삼아 북한 괴뢰집단의 정권 수립 기념일이라는 9.9절에 조공이라도 바치러 가려는 속셈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끓는 가마가 그 면이 북에서부터 기울어졌나이다”(렘 1:13)라던 예레미야의 예언이 우리 조국에 임하지 않기를 해외 동포들은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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