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God's not dead)> 1, 2편을 이틀에 걸쳐 감상했다. 3편 ‘어둠 속의 빛’도 개봉되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신은 죽지 않았다> 1편은 대학 강의실이 주 무대이다. 신앙심 깊은 주인공 조쉬는 대학 신입생이다. 그런데 필수 과목인 철학의 담당 교수가 악명 높은 무신론자이다. 강의 첫날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상징적 표현이라며, 래디슨 교수는 ‘신은 죽었다’라고 백지에 쓰고 자필 서명할 것을 학생들에게 요구한다. 모두가 서명을 했는데, 단 한 명 조쉬 휘튼이 거부한다.

강의실 밖 신앙생활을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며, 자신의 강의를 신청하고 서명을 거부하면 불이익을 당하게 될 거라고 으름장을 놓는 교수에게 조쉬는 신을 증명할 기회를 달라고 도전한다. 학점으로 위협해도 물러서지 않는 신입생에게 흥미를 느낀 교수는 세 번의 기회를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조쉬는 최종 판단을 수강생들에게 맡기자고 또 도전한다. 자신만만한 교수는 만약 신을 증명하지 못하면 낙제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통보한다.

여자 친구는 눈 한 번 질끈 감으면 될 텐데 현실 감각이 없다고 비난하며 조쉬의 곁을 떠난다. 조쉬는 F 학점을 받는 한이 있어도, 자신이 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힌다. 조언을 구하는 조쉬에게 데이비드 목사는 요한복음 10:32-34를 읽어보라고 한다.(“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조쉬는 빅뱅이론부터 시작해 진화론까지 이론의 허점들을 지적하면서 신은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의 이론들을 무력화시킨다. 래디슨은 교수로서 권위를 침해받는 느낌에 사로잡혀 분노를 표한다. 세 번째 변증을 마치면서 조쉬는 묻는다. “당신은 왜 하나님을 증오하십니까?” 무신론이 아니라 반유신론(antitheism)을 가르치는 거 아니냐고 추궁한다. 마침내 감정이 폭발한 교수가 신을 증오한다고 인정하자 조쉬가 조심스레 또 묻는다. “어떻게 존재하지도 않는 대상을 증오할 수 있습니까?”

수강생들은 “하나님은 살아계시다”고 믿는 조쉬의 손을 들어 준다.

조연으로 등장하는 흑인 목사가 늘 “하나님은 선하시다”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불이익이든 생명의 위협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살아 계시다고 증언할 수 있겠는가?” 라고 나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신은 죽지 않았다 1> 의 한 장면

<신은 죽지 않았다> 2편의 무대는 법원이다. 심화 역사 교사인 그레이스 웨슬리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어느 날 그레이스는 여학생 브룩의 얼굴이 어두운 걸 알아차리고 관심을 보인다.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슬프고 외로운 브룩은 그레이스의 자상하고 밝은 표정에 이끌리고, 우연히 마주친 카페에서 그러한 낙관의 원천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그레이스의 답은 딱 한 단어 “예수”이다. 때마침 오빠의 유품에서 성경을 발견한 브룩은 읽기 시작한다.

간디와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 운동을 가르치는 역사 시간에 브룩은 그들이 말하는 평화가 예수의 산상수훈과 관계가 있는지 질문한다. 그레이스는 성경 구절을 인용해 연관이 있다고 대답한다.

한 학생이 이를 부모에게 알리고, 공립학교에서 정교분리의 원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레이스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교장을 비롯한 학교 위원들은 브룩의 부모에게 사과하고 경고 조치를 받을 것을 제안하지만, 그레이스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으므로 사과할 수 없다고 말한다.

브룩의 무신론자 부모는 기독교인에게 본때를 보여 주자는 무신론 단체 시민자유연맹의 도움을 받아 그레이스가 딸에게 신앙을 강요했다며 소송을 제기한다. 당황하고 겁먹은 그레이스에게 국선 변호사 톰 엔들러가 배정된다. 이길 확률 거의 없고 골치 아픈 사건을 맡으려는 변호사가 없는데다 그레이스의 무죄를 증명하고 싶어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그레이스의 변호사가 되었다고 엔들러는 말한다.

그레이스는 아칸소 주 리틀 록의 법정에 피고로 서게 된다. 소송에서 지면 교직을 박탈당하고 소송비용으로 전 재산이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무신론 단체의 변호사는 공부 시간에 예수와 성경 구절을 거론한 건 교육을 빙자한 설교라고 몰아붙인다. 이에 그녀의 대답이 역사 교육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 『예수는 역사다』의 저자인 리 스트로벨, 수사관 출신의 기독교 변증론자인 워너 월리스가 증인으로 나온다. 두 사람 모두 무신론자로서 예수가 신화적인 존재임을 증명하려다가, 오히려 독실한 크리스천이 되었다.

하지만 그레이스를 도우려고 증인을 자처한 브룩으로 인해 재판은 점점 더 그레이스에게 불리해지는데... 최종 심리에 늦게 나타난 엔들러 변호사가 갑자기 그레이스를 증인석으로 불러낸다. 모든 것을 잃지 않으려면 사과해야 한다면서 사과를 강요하고, 잘못한 게 없어서 사과를 못하겠다고 하자, 이번에는 그녀가 독실한 크리스천이 된 계기를 밝히라고 추궁한다. 변호사에게만 살짝 들려준 개인적인 체험을 배심원 앞에서 말하라고 몰아붙이자 그레이스는 당황한다.

“나는 그분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워라고 하셨죠?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그래서 뭐라고 대답하셨나요? ”당신은 그리스도,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순간 법정은 침묵에 휩싸인다.

변호사는 화난 음성으로 외친다. “사실을 직면합시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다고 믿는 용기가 있을 뿐 아니라 그녀는 그분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건 그녀가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관용과 다양성의 이름으로 그녀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연방정부에 고용되면 자신이 가진 믿음이 무엇이든 먼저 그 믿음을 비난하는 게 의무라는 선례를 우리가 남기려고 합니다. 기독교인의 믿을 권리가 다른 모든 권리에 종속된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권리가 아닙니다. 누군가는 항상 피해를 입을 것입니다. 2천 년의 인류 역사가 그걸 증명합니다.”

배심원은 그레이스의 손을 들어 준다. 1편보다 2편이 실감났던 건 기독교인을 상대로 한 소송이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어서였을 것이다. 2편 영화를 보는 중에도 “너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는 질문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있었다.

해롤드 크롱크가 감독한 <신은 죽지 않았다> 1편은 2014년, 2편은 2016년에 개봉되었다.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지만 몇 배의 흥행 수입을 올렸다고 한다. 3편 어둠 속의 빛은 2018년 3월에 개봉되었다.

(신은 죽지 않았다 2>의 한 장면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