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분야 세계 1위인 엠디 앤더슨 암센터와 세계적인 존스 홉킨스 의대가 있는 미국은 양질의 의료 인력, 최첨단 의료시설을 가진 나라이다. 하지만 높은 의료비로 의료 접근이 어려워‘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한국을 비롯해 유럽의 선진국들이 의료 서비스를 국민이 누려야 할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로 생각하고 전 국민 공공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하는 반면, 미국은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층, 군인 등 특수계층을 제외한 일반 국민은 각자 의료보험을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민영 의료보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의 민영 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친 다큐멘터리 영화인 「식코」(Sicko)는 미국인들에겐 충격과 공포를, 다른 나라에선 경제 대국 미국을 의료 제도 후진국으로 다시 보게 한 화제의 영화이다. 식코는 환자 또는 앓던 이라는 뜻의 속어로, 이 영화를 만든 마이클 무어는 사회 부조리를 풍자, 고발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는 무릎이 찢어진 남자가 슈퍼에서 의료 기구를 사서 자신의 상처 부위를 직접 꿰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직접 치료하는 것이다.

오레곤 주에서 목공 일을 하는 남자는 중지와 약지가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의료보험이 없었던 그는 봉합 수술을 하는 데 중지 6만 불, 약지 1만2천 불이 든다는 말을 듣고, 수술비가 싼 약지만 봉합 수술을 받았다. 중지는 호숫가에 버려 새들의 먹이가 되었다.

18개월 된 미셸의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셸의 엄마는 미국에서 가장 큰 의료보험사에 풀커버리지로 가입되어 있었다. 어느 날 밤 아기가 열이 40도까지 올라서 911을 불러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그런데 병원은 해당 보험사의 네트워크 병원이 아니라며 치료를 거부했다. 보험사와 연결된 병원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겨우 찾은 병원에 도착한 미셸은 몇 시간 뒤 사망했다.

2007년 개봉된 이 영화는 하루하루 아프지 않기만을 기도하며 살아가는 5천만 명의 의료보험 미가입자들뿐 아니라 비싼 보험료를 성실하게 내는 2억 5천만 명의 미국인이 제대로 된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참혹한 현실을 보여 주었다.

우울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서, 그들이 기독의료상조회에 가입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봤다. 손가락이 잘린 사고를 당했던 남자가 골드플러스 회원이었다면 수술비와 치료비 모두 지원받았을 것이다. 아니 한 달 회비 40불만 내는 브론즈 회원이었더라도 입원, 수술에 15만 불까지 지원되니 두 손가락을 모두 구했을 것이다. 아기 미셸은 어떤가? 최고 의료보험 회사 풀커버리지였으면 아마 CMM 골드플러스 회비의 4~5배 되는 보험료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네트워크 병원을 찾아 헤매다 죽었다니 정말 화가 났다. 아무 병원이나 갈 수 있는 CMM 회원이었다면 미셸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미국에 이민 와서 가장 힘든 것은 비싼 의료비였다. 단돈 몇천 원, 몇만 원만 내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한국의 의료 시스템이 아쉽고 그리웠다. 그런데 미국에서 살기로 했으니 정글 같은 의료 제도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성경 말씀에 따라 생활하며, 건강한 음식을 먹고, 열심히 운동해 자신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병원비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거나, 경제적으로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의료비 대책을 꼭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의료보험료가 버거운 사람들에게 저렴한 회비로 서로의 짐을 나누어 지는 의료비 나눔은 참 고마운 사역이다. 물론 각자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CMM이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대안은 아닐 것이다. 또 CMM으로 의료비를 다 해결할 수도 없다. 그건 정부도 못 하는 일이다. 하지만 성경적으로 건강하게 사는 사람이 지병이 생기기 전, 건강할 때 가입한다면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CMM은 오바마케어의 벌금 면제 기관으로 선정된 덕분에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의료비 나눔 사역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내년부터 의료보험 미가입 벌금이 없어지더라도 여전히 의료비 나눔 사역은 마이클 무어 감독이 쿠바보다 못하다고 비난한 미국의 의료 제도 아래서 살아남기 위한 크리스천들의 피난처이다. 벌금이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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