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의 수장인 교황이 과연 북한을 방문할는지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적극 환영이라니까 쇠뿔을 단김에 뽑으면 속이 더 시원하겠다. ‘교황’이라는 엄청난 이름이 붙어 그렇지 사실은 천주교회의 대표 ‘사목자’ 곧 목회자인 셈이다. 목회자는 성도 심방이 본질적 사명이니까, 몰래 기도하는 북조선 성도들에게 큰 격려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목회에도 트렌드(trend)라는 것이 있다. 필자가 40년 전 개척 목회할 때에는 심방은 목회의 핵심 부분이었다. 특히 이민목회에서는 가정과 사업체 심방이 필수과목이었다. 낯설고 물설고, 말도 선 미국 땅에서 살아남는 것이 결코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서 존경스러운 이민목회자들은 한결같이 심방에 생명을 걸었다.

성도들 가운데는,“아유, 목사님, 그토록 바쁘시고 할 일도 많으신데요, 저희 집은 무슨 바람이 불어와도 딴 교회로 안 갈 테니 건너뛰세요.”그렇게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목사도 덩달아,“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내년에나 심방할게요.”그런다면 그는 좀 모자라는 목사로 평가받았다. 심방 전에 몇 가지 지침을 미리 알려 주었다. 음료 외에 음식은 마련하지 말 것, 집안 청소에 신경 쓰지 말 것, 가정 찬송가/가훈 성경 말씀/기도 제목을 미리 알려 줄 것, 오래 머물라고 하지 말 것, 되도록 온 가족이 모일 것...... 그때에는 약도도 그려달라고 했다. 지금은 원시시대 이야기처럼 들린다. 

심방은 무엇보다도 목자가 양들을 더 잘 파악하는 기회가 된다. “내가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요 10:14)이란 말씀 그대로다. 또 목자의 심방을 받는 양들도 목자를 더 잘 알게 되어‘따뜻한 친교와 효과적인 양육’이 이루어진다. 세탁소로 심방하면, 영혼을 세탁하는 사업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아멘 소리가 예상보다 컸다. 식당 심방을 하면“하늘의 양식을 수만 명에게 공급하는 식당이 되게 하시옵소서.”의류업체에서는,“이곳에서 의복을 사 입는 고객마다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게 하시옵소서.”라고 기도했다. 목회용어로 말씀(text)과 삶의 현장(context)이 한 몸 되는 순간이다. 또 그 기도 그대로 응답받았다며 간증과 헌금을 듬뿍 드린 성도들도 여럿 있었다.

사업체 개업 심방 때는 성구 액자를 선물로 가지고 갔다. 한동안은, “네 영혼이 잘 됨 같이 범사에 잘 되고......”(요 3:2)를 환영하더니, 몇 년 지나면서,“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 8:7)를 더 반색했다. 그런 다음,“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히 6:14)가 대세였다. 갈수록 축복의 농도가 짙어지는 셈이다. 

연말연초에는 크리스찬저널 독자 모두가 범사에도 잘 되고, 특히 시작도 좋거니와 끝은 더 창대하게 되고, 하는 일마다 번성 또 번성하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성공보다 실패가 더욱 뜻 있는 은복임을 깨닫게 되면 훨씬 더 좋겠다. 예수님처럼 자원해서 손해 보는 행복, 바로 그것 말이다. 

<대표 저서:목회자의 최고 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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