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M 기독의료상조회 대표 박도원 목사 인터뷰

1996년에 크리스천 의료비 나눔 사역 비영리기관 ‘CMM 기독의료상조회’를 설립, 200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23년 만에 미 전국에서 회원 4만 명이 등록한 거대한 조직으로 변모시킨 박도원(76) 대표는 1976년 시카고에서 로고스선교회를 설립한 목사이자, 1978년 창간해 40년째 발행하고 있는 「크리스찬저널」의 발행인이다. 보통 사람 같으면 하나의 직책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든데, 혼자서 1인 3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박도원 목사는 “짐을 서로 지라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라(갈라디아서 6:2)는 말씀을 평생 뇌리에 새기고 생활 속에서 실천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어려움 딛고 목사의 길로

4세 때 부친을 여읜 박도원 목사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릴 때부터 신문배달을 10년 넘게 하는 등 소년 가장이 되어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해야 했다. 박 목사는  중학교 2학년 때 스스로 교회를 찾아가 예수를 영접했다.

어린 나이에 제때 밥을 먹지 못하고 조석으로 신문배달을 하며 공부하다 보니, 위장병의 일종인 위하수가 생겨 결국 위에서 피가 나올 정도로 악화되었는데,‘기도의 힘’으로 병이 낫는 경험을 했다.

그 후 한국장로회 총회 신학대학교에 입학한 박 목사는 2학년 때 정릉 뒷산의 빈민촌 근처에 빛과 소금의 의미를 지닌 ‘광염교회’를 개척했다. 교회의 벽돌을 쌓고 지붕을 올리는 과정에서 기초가 흔들리는 바람에 떨어져 죽을 뻔했다는 박 목사는 “일가족 8명이 천막집에서 자다가 연탄가스에 몰살당해 장례식을 치러 달라는 요청이 왔을 때 가장 가슴 아팠다.”고 회고했다.

“강풍이 불면 교회 천막이 날아가고, 구청직원들이 들이닥쳐 무허가 천막교회를 부수어 교회가 사라지는 수난 속에서도 어엿한 24평 건물로 개척 교회를 완성했다.”는 박 목사는 1970년 육군 군종장교가 되면서 처음으로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제대할 때까지 매년 1천 명씩 3년 간 3천 명을 전도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실제로 3천 명의 사병들에게 예수 믿겠다는 작정 카드를 나눠 주고 모두가 예수를 영접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로고스 선교회 회장 박도원 목사

문서 사역 「크리스찬저널」

1973년, 간호사인 아내가 일리노이 주 우드스탁 시의 한 양로원에 취업해 미국 이민 길에 오른 박 목사 부부는 1974년 시카고로 옮겨, 1975년 로고스교회, 1976년 로고스선교회를 설립한 후, 주 정부와 연방 정부에 각각 등록을 마쳤다. 당시 시카고에 50여 한인교회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미국 교회를 빌려 주일예배를 드렸기 때문에 성경공부나 주일학교 등의 모임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래서 성도들이 집에서 성경공부도 하고 복음 전도도 할 수 있도록 말씀에 관한 글들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에 문서 사역을 시작했다.

1978년, 월간「로고스선교」 를 창간한 박 목사는 1981년에 명칭을 바꾸어 주간 「크리스찬저널」을 발행, 어른들을 위한 글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성경공부 교재를 번역해 함께 실었다.

그러나 「크리스찬저널」의 40년 역사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80년대 초반, 신문사에 도둑이 들어 카메라와 취재 도구 등 쓸 만한 물건을 다 가져갔는데 다행히 식자기를 가져가지 못했다. 어른 네 명이 들어야 할 정도로 무거워 도둑도 엄두를 못 낸 것 같다.”며, 박 목사는 “그래도 식자기가 남아 있는 건 신문을 계속 발행하라는 ‘하나님의 뜻’이라 여겨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신문 발행을 멈춘 적이 없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당시 「크리스찬저널」이 폐간될 것이라고 지역 한인 신문이 보도한 적이 있는데, 나중에 그 언론사 대표가 미안했는지 헌금을 보내왔다며 너털웃음을 웃은 박 목사는 “「크리스찬저널」이 지상 최후의 날에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셨다는 마지막 기사를 쓰고 문서 선교를 완수하길 원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우연히 시작한 의료비 나눔사역

1995년 경 우연히 ‘메디쉐어(Medi-Share)’라는 비영리단체의 “크리스천 의료비 나눔 사역”에 관한 영문 기사를 읽고, 그 기사를 번역하여 신문 1면에 게재했는데, 독자들로부터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박 목사는 말했다. “보험료와 의료비가 높아 의료보험에 가입할 엄두도, 병원에 갈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미주 한인들이 의료비 나눔 사역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박 목사는 “한인들이 해당 단체에 전화로 가입 문의를 했지만, 80% 이상이 건강과 언어 문제로 가입을 거절당했고, 「크리스찬저널」에 도움을 요청해 의료비 나눔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회고했다.

영어 소통이 불편한 사람들의 가입과 의료비 지원 절차를 돕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같은 사역을 하는 단체가 시카고에서 가까운 오하이오 주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박 목사는 해당 단체를 방문하여, 이 단체에서 한인부서를 설립해 준다면 한인들의 가입을 돕겠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한인   이름들이 엇비슷하고, 문화 차이가 커서 한인들을 위한 부서 운영이 갈수록 힘들어져서, 언어 소통 문제도 해결하고 한인 크리스천들을 위한 자체 의료비 나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 단체의 대표와 협상을 했으며, 1996년 마침내‘CMM 기독의료상조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모험에 가까운 도전

한인들에게는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크리스천 의료비 나눔 사역 비영리기관 ‘CMM 기독의료상조회’를 처음 설립했을 때, 이곳저곳에서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박 목사는 회고했다. 특히 보험회사에서 일하던 지인들이 오래지 않아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고 한다.

“높은 의료보험비를 감당하기 힘든 한인들의 요청으로 200명의 회원들과 함께 사역을 시작했는데, 모험에 가까운 도전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박 목사는 “1997년 미조리 주에서 심방에 나섰던 이 모 목사가 심장병으로 쓰러져 치료를 받게 되었다. ‘CMM 기독의료상조회’회원이었던 이 목사가 한 달 회비 100달러(연간 1,200달러)를 내고 7만여 달러에 달하는 비싼 병원비를 지원받은 사실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가입자가 1,000여 명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리스찬저널」을 통해 미 전국의 한인교회들을 대상으로 계속 적극적인 홍보를 한 결과, 2000년 초반에는 회원이 2천여 명으로 증가했다.

비약적 발전의 계기, 오바마케어

박 목사는 “2014년 오바마케어에 의해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벌금이 부과되는 규정이 시행되면서, ‘CMM 기독의료상조회’는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미 보건복지부에서 의료비 나눔 사역 단체를 의료보험 대체기관으로 인정했기 때문에, 오바마케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입비가 매우 저렴한 ‘CMM 기독의료상조회’에 가입하는 한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현재 미 전역에서 ‘CMM 기독의료상조회’에 가입한 한인들은 무려 4만여 명에 달한다.

“2002년 월 회비를 인상한 이후 현재까지 회비를 단 한 번도 인상한 적이 없다.”면서, 박 목사는“그럼에도 현재 1년 의료비 지원 액수만 1,000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CMM 기독의료상조회’의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내년부터 오바마케어 미가입자에 대한 벌금이 폐지될 예정이지만 11~12월에도 한인 회원들의 가입 추세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사역 비전

박 목사의 한결같은 사역 비전은 미주 한인 크리스천 사회의 건강을 책임지는 것이다. “미 전역 50여 명의 직원들은 예배를 드릴 때마다, 아낌 없이 후하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물질로 치료가 불가능한 부위에“치료하는 광선을 발하사”(말 4:2), 모든 질병을 고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며, 박 목사는 직원뿐 아니라 모든 회원들의 기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박 목사는“미국 이민 초기에 영국계 청교도들은 신앙으로 믿음의 본을 보였고, 독일계는 학교를 세워 교육의 기초를 세웠으며, 스웨덴계는 의료 사역, 화란계는 개혁주의를 기치로 보수신학을 고수해 미국 사회의 성장에 도움을 준 것처럼, 한인들도 미국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CMM 기독의료상조회가 아직은 미약하지만, 장래에 한인 크리스천들을 넘어, 모든 크리스천들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한 포부를 보였다.

사랑 나누는 건강한 한인사회

“술, 담배를 하지 않고 건강한 크리스천이 ‘CMM 기독의료상조회’ 프로그램에 가입해 월 40~175달러를 의료비 나눔 회비로 내면, 체류 신분에 관계없이 의료비 걱정을 줄여 드릴 수 있기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박 목사는 “그밖에 회원들이 사망하면 월 회비의 100배를 장례비용으로 제공하고, 새로운 회원을 소개할 경우에 일정 크레딧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 기독교계가 나눔 사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했으면 좋겠다. 의료비가 필요할 때 본인이 도움 받는 것은 물론, 다른 성도들을 돕는 일에도 앞장서길 바란다.”면서, 박 목사는“세대가 바뀌어도 한인 크리스천 후세들이 이 기업을 계속 키워나가길 바란다. 이 기업을 통해 사랑을 서로 나누는 건강한 한인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편집자 주 : 박흥률 LA 한국일보 기자의 게재 허락을 받아 12월 7일자 인터뷰 기사를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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