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전서 2:17

어느 시대에나 그리스도인이 직면하는 심각한 문제 한 가지는 세상과 어디까지 관련을 맺고 살아가느냐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전적으로 세상 속에서 세상과 더불어 세상과 발맞추어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람은 우리가 세상에 살아야 하지만 될 수 있는 한 세속사회와는 거리를 두고 구별된 생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베드로는 세상 사회와 관련을 맺고 살아가는 문제에 대하여 세 가지를 제시합니다. 

첫째 “모든 사람을 공경하라”고 말합니다. 

새번역 성경에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며”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모든 사람의 가치를 인정해줄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매력적이고 교양을 갖춘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보실 때는 모든 사람이 다 각각 귀한 가치를 지닌 존재입니다. 자녀를 많이 둔 부모가 모든 자녀를 평등하게 아끼고 사랑하겠지만 그 중에도 약하고 모자라는 자식을 더 위하고 애틋해 하듯이 하나님도 잘나고 씩씩한 자녀를 사랑하시지만 약하고 못난 자식을 더욱 위하실 것입니다. 상한 갈대도 꺾지 아니하시고 꺼져 가는 심지도 끄지 아니하시는 자비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약한 자를 들어 강한 자를 부끄럽게 하시고 어리석은 자를 들어 지혜 있는 자를 부끄럽게 하시는 하나님이라고도 했습니다. 

수술대 위에 누운 행려병자를 보고 의사가 혼잣말을 했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런 인생도 살려내야 하나?” 그때 수술대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습니다. “내가 바로 예수님이 위하여 죽은 그 생명이라오.”

그리스도인은 모든 사람을 존경해야 합니다. 약하고 못난 자를 더욱 아끼고 존중해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바로 그들을 위해 사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가치는 외모나 능력이나 업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깊은 곳에 있습니다. 그의 가치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목숨값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은 누구보다도 인간의 가치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또 그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이 스스로 만들어낸 편견이나 선입감이라는 장막 때문에 소경이 되어 인간 존엄성을 경시하거나 인격을 물질화하여 이기적으로 이용하는 죄악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형제를 사랑하라”고 말합니다. 

새번역은 “믿음의 식구들을 사랑하며”로 되어 있습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믿음의 형제를 사랑하라는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을 지적한 말씀입니다. 모든 믿는 형제들에 대하여 순수한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바 그 형제를 사랑치 아니하는 자가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가 없느니라”(요일 4:20).

교회는 곧 사랑의 공동체입니다. 사랑은 교회의 생명입니다. 사랑이 식은 교회는 생명이 없는 교회라고 할 것입니다. 믿음도 소망도 있어야 하겠지만, 그보다도 앞서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왕을 공경하라”고 말합니다. 

국가의 권위를 존중하는 것은 국민의 의무입니다. 그리스도인도 국민의 신분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당한 국가 권위에 대하여 승복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모든 권위가 하나님께로부터 왔다”고 성경이 가르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은 국가 권위에 대해서는 여하한 반대나 저항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라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것과 비판 없이 맹종한다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선지자 나단이 다윗 왕을 책망한 것은 왕을 참으로 존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항상 하나님의 권위가 어떤 세상 권위보다 위에 있음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세상 권위가 내포한 악을 수정하고 종식시키는 모든 선한 수단을 마련함으로써 하나님께 충성해야 할 사명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사명을 바로 행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의미에서 세상 권위에 대한 존중이요 충성이기도 합니다. 일본 강점기 말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취조관은 “예수 재림 시 천황도 심판받는가?”라고 물었고 성도들은 서슴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고 감옥으로 갔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오늘을 바르게 사는 길이 무엇입니까?

그리스도인은 오늘을 살기 위하여 세상과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과 밖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정당한 세상의 권위도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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