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월, 애틀란타의 어느 기도원에 갔다가 뜻밖에도 벤을 타고 교도소 전도를 하시는 이영철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 년 전부터 기독교신문인 크리스찬 타임스를 통해 알게 되어 만나고 싶었지만 서로 사역하느라 만나지 못했습니다.

기도원에서 아침 예배 시간에 말씀을 전하셔서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목사님의 사역은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목사님은 많이 야위셨고 팔다리는 동상으로 여러 군데 헐어서 피고름이 엉겨 있었습니다.

그동안 노숙자들과 함께 길에서도 주무시고 종신형을 받고 교도소에 있는 한인들을 위해 교도소 앞 콘크리트 바닥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신다고 했습니다. 그 완악한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되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천국에 가기를 소원하시며, 만나서 복음을 전하고 계셨습니다.

타고 다니시는 벤 안에는 침구도 별로 없었고 입을 옷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알고 보니 가는 곳마다 입고 있던 옷들을 노숙자들에게 다 벗어주고 다른 지역으로 가면 그 지역의 기후에 맞는 옷을 헌옷 가게에서 사 입으신다는 것입니다.

식사는 주로 생식을 하시고 당뇨 때문에 음식 제한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모님과 함께 다니지 않으시고 혼자 다니시기에 얼마나 어려움이 많을까 짐작이 되었습니다. 오직 십자가의 복음을 불쌍한 영혼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일념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국제 결혼을 한 분들을 찾아 위로와 사랑을 나누며 복음을 전하시는 기쁨으로 쉴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불쌍한 영혼을 찾아갈 때 하나님께서 함께하실 것이며 크게 역사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주님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자들은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씀하실 때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어김없이 찾아온 새해를 기도로 시작하려는 우리에게 신앙적으로 큰 도전과 각오를 할 수 있도록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를 해주시는지 뜨거운 눈물이 흘렀습니다. 주님 안에서 같은 길을 가기에 영적인 힘을 갖도록 서로 기도하며 돕자고 하시며 날씨가 추워져서 화씨 영하 20도까지 내려갔는데도 깡통 벤을 타고 먼저 떠나셨습니다.

“형제들아 나의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의 진보가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립보서 1:12).

RV 안에 물병이 얼고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추웠습니다. RV로 생활하면서 처음 겪는 일이지만 깡통 벤을 타고 복음을 위해 떠난 목사님을 생각하면 우리가 춥다고 말하는 것은 고생을 덜 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도 바울과 같이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복음을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달려가시는 목사님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니라”(빌립보서 1:21).

또 실버 선교회를 운영하시는 정운길 목사님께서 이곳에 강의하려고 오셨다가 기도원에 들르셔서 반갑게 만나게 되었고 방송국 PD로 일하는 송 집사님도 만났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 사역의 길이 열리도록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교회에서의 간증과 방송국 인터뷰가 계속되어 쉴 새 없이 바빴습니다.

어느 교회의 분위기가 아름다운 공원 같고, “내 집은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다”라고 쓰여 있어서 매일 새벽 그곳에서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기도하는 자들은 별로 없어서 실망했습니다.

간증하던 날, 성도들의 반응과 감동이 없고 인형을 앉혀 놓고 말하는 것 같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목사님은 어떻게 하든지 성도들이 변화되기를 원하셨고, 사모님도 몹시 피곤해 보였습니다. 간증이 끝나자 인사하며 나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너무 무력해 보였습니다.

마음 한구석이 씁쓸한 가운데 차를 타고 떠나려 하는데 어떤 집사님이 뛰어와서 자기가 만든 식혜라고 건네주면서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우리를 대접하고자 하는 그 집사님의 손길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은혜를 부어 주셨다고 생각했습니다. 추운 날이었지만, 차가운 식혜가 유난히 맛이 있어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다음날 YMCA로 샤워하러 갔다가 40대 후반의 여자를 만나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모태 신앙인이지만 구원의 확신은 없다고 했습니다. 대학생 아들이 있는데 신앙생활을 하지 않아 고민이라고 해서, 그 아들을 위해 얼마나 간절하게 기도하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한심했습니다. 날씨가 춥고 게을러서 새벽예배도 가기가 힘들고 귀찮다고 했습니다. 아들이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고 걱정하면서 엄마가 귀찮고 춥다고 핑계하며 기도하지 않으면 되겠냐고 따끔하게 말해 주었습니다.

본인이 신앙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아들도 변화 받을 수 없으니 아들을 위해 열심히 기도하라고 권면해 주었습니다. 복음을 본격적으로 전하려 하니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피하려 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구원의 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고 응답하신다는 말도 해주었습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한복음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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