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년 전 이맘 때
서른 세 살의 젊음이
십자가에 못 박히던 날
갈보리 산을 넘어
멀리 멀리 울려 퍼지는
많은 소리들이 있었습니다

예수의 손과 발에 못을 박는 망치 소리!
물과 피를 흘리시는 신음 소리!
한 알 밀알로 숨을 거두시며
다 이루었다 하시던 승리의 선포!
뭇 영혼 거듭나는 첫 외침 소리!

먼 옛날 낙원을 잃어버린
죄인의 후예들을 용서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의 약속에
예수께서 홀로 가야 하는
한 길이 있었습니다

생명을 내어 주어야 하는
순종의 그 길을 가기 위해
바위에 엎드려 기도하실 때
흘리신 예수의 땀방울
굵은 핏방울 되어
겟세마네 동산을 지나
아래로 아래로 흘렀습니다

죄인의 절박한 아픔을 함께 아파하신 예수!
수가성 여인의 목마른 영혼에 영생의 물을 주신 예수!
두려움에 떠는 제자들을 위해 바다를 꾸짖으신 예수!
손에 돌을 든 자칭 의인들에게 쫓기던 여인을 나무라지 않으신 예수!
허물 많던 베드로를 끝까지 사랑하신 예수!
가난한 과부의 동전 두 닢을 귀하게 여기신 예수!
멸시당하던 죄인 삭개오를 찾아 주신 예수!
그리스도이신 사랑의 예수!

훌륭한 그 예수가 죄인의 친구라며 수군대던 무리들
회개를 외면하던 자칭 의인들
단 하나 생명까지 내어주신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을 수 없던 그들이
끝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무리들 아니던가요?

그런 무리 중 하나인 날 위해
아들 예수를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의 엄청난 그 사랑 때문에
지금도 나는
가끔 가끔 눈물을 흘립니다

오늘도
가이 없는 예수의 사랑은
길 잃은 죄인을 찾아
흐르는 물처럼
죄인의 허물을 덮고
아픔을 어루만지며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쉬임 없이 흐릅니다. (2011년 부활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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