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 간호사·영양사

어린이의 저혈당과 비만

1987년 세 딸의 경구 당부하 검사 결과 (3)
·저혈당은 6시간 경구 당부하 검사를 하면서 식후 3~6시간에 떨어지는 저혈당을 찾아야 하는데 식후 I~3시간 혈당검사만 하니 오진을 하게 된다.
·저혈당은 인슐린 과다증과 혈당을 올리는 기관에 이상이 있을 때 생기므로 인슐린 분비량 검사와 혈당을 올리는 기관들도 함께 검사해야 하는데 혈당검사만 하니 오진이 나온다.
·일직선 저혈당(flat curve hypoglycemia)도 저혈당인데 정상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사실 저혈당 초기이며 저혈당 전증(pre-hypoglycemia)이라고도 부르는데 나중에 설명하겠다.
 

백합이 8살 때 한 혈당검사
백합이 계속 비만해지면서 그 예쁘고 귀여웠던 얼굴이 둥그렇게 되어 안타까웠다. 특히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찌나 배고파하며 많이 먹는지 냉장고를 지키기 위해 백합이 돌아올 시간이 되면 나도 집에 빨리 돌아왔다.
그러던 중 백합이 8살 때인 1993년 9월 24일 미국 병원에서 아침식사로 식빵 토스트 2개 달걀 1개, 오렌지 주스 한 잔, 우유 한 잔을 먹고 3시간 경구 당부하 검사를 다시 했다. 지금도 후회하는 것은 그때 6시간 검사를 했어야 했는데 3시간만 했으니 그후 혈당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날 아침 그렇게 식사를 충분히 했는데 식후 30분에 혈당이 76이었다. 식사 후 30분만에 벌써 배고픈 혈당이다. 오렌지와 우유의 당으로 30분 후면 혈당이 올라가야 하는데 식후 30분에 공복 혈당보다 더 내려간 것은 인슐린 과다로 혈당처리를 너무 빨리 해버린 것이다. 인슐린 과다증이 있다는 확실한 증거이다.
그러나 소아과 의사는 결과를 보더니 또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엄마가 너무 극성을 떤다고 느끼는 듯하여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의사의 오진으로 백합의 식이요법은 더욱 힘들었다
이제 백합은 만 19살이며 대학교 2학년생이다. 17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이 책을 쓰기 위해 그 당시 검사 결과를 오랜만에 다시 보니 가슴이 무척 아프다.
이렇게 확실히 증명된 백합의 저혈당은 엄마인 나만 죄책감에 눌려 가슴 쓰린 생활을 하게 할 뿐 백합이나 백합 아빠는 아직도 안 믿는다. 나도 바보같이 백합은 저혈당이 없다고 부정도 해보았지만 19년이 지나도 없어지기는커녕 더 심해져, 지금 너무 비만해졌고 당뇨병이 되려는지 얼마 전에는 식후 혈당이 높았다.
어려서는 식이요법이 가능했지만 커가면서 백합은 의사가 괜찮다고 했기 때문에 엄마 말을 안 믿고 따라주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의사가 저혈당이 있으니 식이요법을 하라고 한 마디만 해주었더라면 아이나 남편은 좋은 식사와 간식을 준비해주는 내게 협조했을 것이다.
저혈당 식이요법을 할 때 가장 어려웠던 것은 단것을 못 먹게 하는 것이었다. 단것을 좋아하는 남편은 아이들에게 단것을 못 먹게 하는 것은 아이들의 즐거움을 빼앗는 것이라며 싫어했다. 설탕이 든 시리얼을 사오지 말라고 해도 자꾸 사와서 새로 사온 단 시리얼 네 상자를 모두 버렸더니 더 이상 사오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단것들을 자꾸 먹이는 바람에 백합의 식이요법을 해주는 게 너무 힘들었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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