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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끝』(End of the Spear)을 읽고
박찬효  |  약물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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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02  01: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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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끝』의 저자는 스티브 세인트이다. 오래 전 세계 한인 선교대회에서 그의 간증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 책은 1950년대에 항공 선교기관을 통해 에콰도르의 아마존 정글 부족들에게 선교하던 그의 아버지와 네 친구의 순교 이야기다. 20대의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이들이 '와오다니'라는 야만적인 부족의 창에 찔려 끔찍한 죽음을 당했을때, 그들의 삶이 낭비되었다고 미국의 온 국민이 애석해 했다.

이 중 한 명이 짐 엘리옷인데, “영원한 것을 얻기 위해 이 세상에서 잠깐 누리는 것을 잃는 것은 결코 바보스러운 일이 아니다”라는 고백이 그가 죽은 후 일기장에서 발견되었다.

이 젊은이들은 경비행기로 여러 부족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공급해 주었는데, 난폭한 야만족으로 알려진 와오다니 부족에게 접근하려다 죽음을 맞았다. 이 부족은 평균 수명이 30살 조금 넘고, 위협과 배신에 서슴없이 창으로 죽이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이 부족을 도우려던 이들을 자기들을 해치려는 외국인으로 알고 무참히 살해한 것이다.

이 사건 후 스티브의 고모 레이철은 놀랍게도 동생의 순교 현장으로 자청해 들어가 선교 활동을 벌이며 그곳에 살았고, 뼈를 묻었다. 레이철의 사랑의 섬김과 성경말씀을 통해 '와오다니' 부족은 모두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양같이 순한 부족으로 변화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 스티브가 에콰도르에서 고교를 졸업한 후 가족 모두 미국으로 돌아왔다. 20여 년이 지난 뒤, 그 부족들에게 복음을 전한 고모의 장례식에 참석하였다. 그때 아버지를 직접 죽인 민카예는 스티브를 양아들로 삼았고, 스티브의 자녀들은 민카예를 친할아버지처럼 사랑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인간의 본성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일이다.

장례식에 참석한 스티브에게 이들은 “우리가 창으로 너의 아버지와 친구들을 죽일때 그들은 모두 총을 지녔는데 왜 우리를 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고, 스티브는 “구원 받지 못한 당신들을 살리기 위해 그들은 죽음을 택했다”라고 대답했다.

스티브도 질문했다. “당신들은 왜 창으로 사람을 죽였는가?” 그러자 와오다니 부족은 “우리는 위협과 배신을 느낄 때에만 사람을 죽인다. 그런데 문화인들은 나라끼리, 또한 한 나라 안에서 왜 그렇게 사람을 많이 죽이는가?”라고 되물었다. 소위 문화인이라는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이다.

와오다니 부족은 스티브에게 같이 살자고 간청했다. 당시 스티브는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하고, 부인을 비롯해 온 가족이 안락한 문화생활에 익숙해 아마존 정글에서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외국의 석유개발 회사들이 들어와 부족의 영역을 침범하고, 정부 당국도 이들을 귀찮게 여겨 멸종 위기에 처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스티브는 깊이 고민했다. 어떻게 아버지와 친구들을 무참히 죽인 이들을 그토록 사랑하게 되었는지?

결국 스티브 가족은 와오다니 부족이 스스로 권익을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한 다음 미국으로 돌아왔고, 자기 아버지를 죽인 민카예를 초청해 같이 살았다.

스티브는 10대 외동딸 스테파니가 1년 선교를 다녀온 후 뇌출혈로 사망하는 아픔을 겪었다. 서서히 죽어가는 딸을 보며 믿음까지 흔들리는 스티브를 향해 민카예는 “딸이 사랑하는 하나님 아버지 품으로 가는데, 언젠가 그곳에서 다시 만날 텐데 왜 기뻐하지 않느냐”라며, 그를 위로했다. 이 말에 스티브는 평안을 되찾았고, 두 사람은 간증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 도구로 쓰임받았다.

이 책을 읽고나니 “과연 스티브의 아버지와 친구들의 죽음이 낭비였을까?”라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벨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오히려 말하느니라”(히브리서 11:4),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24)라는 성경 말씀이 특별히 가슴에 깊이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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