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되시는 집사님이 저녁 초대를 해서 목사님과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함께 초대받은 또 다른 목사님이 계셨는데, 인터넷으로 세계 각처에 여러 나라 언어로 복음을 전파하는 기독교 방송국에서 한국을 담당하고 계시는 40대 중반의 멋진 목사님이셨습니다.

 

목사님은 방송국에서 일하시기 전 3년 동안 어느 교회를 섬기셨는데, 안정이 되어 가고 있을 즈음, 시카고에 있는 어느 교회로부터 설교 부탁을 받고 다녀오시게 되었답니다. 그 교회는 여러 가지 불화로 목사님이 계시지 않은 상태여서 성도들의 마음이 몹시 상해 있었고 괴로워하고 있었답니다.

 

설교 후 성도들은 목사님께서 오시면 자기들이 신앙생활 잘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겠다고 호소해서 기도하며 결정하자고 하셨답니다. 지금 담임하고 있는 교회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 잡아 가고 있으니 연약한 교회로 가서 사역을 하기로 하고 후임 목사님이 한국에서 오시기로 결정을 했답니다.

 

며칠 후면 그 목사님이 한국에서 들어오시는데, 시카고의 그 교회에서 갑자기 연락 오기를 다른 목사님으로 정했으니 오시지 말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후임 목사님이 곧 오시므로 자리를 떠나야 하는데 갈 곳은 없고 몇 달을 이 교회 저 교회에서 설교 부탁을 받고 지내셨다고 했습니다.

 

영주권도 없으시니까 한국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준비하고 계셨을 때 방송국에서 오라고 해서 일을 하시게 되었답니다. 설교하던 목사가 방송국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암담했지만 지나고 보니 방송을 통해 너무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함을 알게 되셨답니다.

 

교회에서는 100명에게 설교하셨는데, 이제는 얼굴도 보이지 않는 수만 명을 상대로 설교하시고 찬양하시고 상담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사모님과 같이 전화로 또 편지로 상담하시는 주님의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젊은데 앞으로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해 주실지 기도하고 계시다며 우리에게 기도를 부탁하셨습니다.

 

어느 때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에 대해 이해가 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권자이신 하나님께서 그것까지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심을 깨닫습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로마서8:28)

 

우리도 이민 초기에 영주권이 없어서 말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는데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 안에서 믿음의 인내를 배우게 하셨습니다. 고난의 자리, 낮아짐의 자리는 한 마디로 고통이었습니다. 낮은 곳에 물이 고이듯이 우리의 심령이 낮아질수록 주님의 은혜가 임함을 경험했습니다.

 

성령 충만은 부유한 데서 얻는 것이 아니라 자기 부족을 느끼고 심령이 가난한 데서 얻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의 바닥은 오로지 주님만 바라볼 수 있는 곳임을 알았습니다. 골짜기를 지난 후에는 원수의 목전에서 풍성한 상을 받고 잔이 넘치는 축복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변함없으시고 완전하신 분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아랑곳하시지 않고 그분의 뜻대로 모든 것을 운행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위해 연단하시고 단련하시어 마침내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시고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이셨습니다.

 

“자녀이면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로마서 8:17).

 

곳곳에서 믿는 자들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여러 가지 모양의 고난과 축복의 엇갈림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오셔서 공부하시고 목회를 하시다가 본의 아니게 방송국에서 사역하시고 계신 그 목사님의 앞날에도 분명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을 것이기에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산성교회에서 간증 집회하는 날은 몹시 추웠습니다. RV에서 생활하는데 더운 것 보다 추운 것이 더 힘듭니다. 길에서 자기 때문에, 전기가 없어서 끓인 물을 담은 오렌지 주스 통을 이불 속에서 껴안고 잤습니다.

 

집회가 끝난 후 RV로 돌아왔는데 누가 문을 두드려서 열어 보니 어떤 집사님이 이불을 들고 찾아 왔습니다. RV 안에서 얼마나 추울까 마음이 아파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며, 새것은 아니고 조금 쓴 것이라며 오리털 이불을 덮고 자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발 아래 옥합을 깨트린 여인과 같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들고 찾아 온 자매의 마음이 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덮고 잘 이불이 있다고 사양했더니 자기를 위해서라도 받아 달라고 간청하여 받았습니다.

 

그 자매는 15년 동안 천주교에 다니다가 산성 교회로 온 지 2년 정도 되었는데 목사님으로부터 말씀을 듣고 이제 조금 예수님의 은혜에 대해 알아 가는 중이었답니다. 그런데 이번 간증집회를 통해서 은혜를 받아 마음이 벅차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되어서 기쁘다고 했습니다.

 

받은 은혜가 너무 좋아 어쩔 줄 몰라 하면서 포옹하고 또 포옹을 했습니다. 그 자매님은 눈물까지 흘리며 부족하지만 열심히 전도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떠났습니다. 그 자매의 마음가운데 깊은 감동을 갖게 하시고 자신의 마음을 물질로라도 표현하고 싶어 달려 온 자매의 삶속에 하나님이 함께하시기를 간절하게 기도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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