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예배 시리즈 (6)

시편의 두 가지 측면

시편을 예배적 관점에서 크게 찬양(Praise)과 애가(Lament)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 찬양에 해당하는 시편은 다시 묘사적 찬양과 선포적 찬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묘사적 찬양은 시편 기자가 하나님의 행하심과 성품을 찬양한 것으로, 시편 8, 33, 48, 103, 117, 135, 136, 145-150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묘사적 찬양에는 구체적인 찬양의 단어들보다 하나님의 보호하심, 주가 되심 등과 같은 설명적 표현들이 많이 등장한다. 선포적 찬양은 대표적으로 감사의 시편이다. 하나님을 직접적으로 찬양하고 선포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제삼자에게 하나님의 행하심을 증거한다. 시편 18, 30, 32, 34, 41, 66, 116, 118, 124, 138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찬양의 시편들은 모든 영광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증거하고, 깨닫게 하며, 하나님이 누구신지 말해 주고 있다. 예배 시간에 찬양의 기도와 노래로 이 시편들을 사용할 수 있다.

시편에는 또한 애가들이 담겨 있다. 이는 단순히 슬퍼하거나 원망하는 것이 아닌, 하나님의 광대하심과 긍휼과 공의에 대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하늘 본향에서의 영광의 날을 기대하는 것이다. 시편은 기쁨에서 슬픔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모든 감정 영역을 포함해 인생의 사계절을 노래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

시편의 삶

시편은 또한 어떻게 기도할지, 무엇을 기도할지 알려 준다(대표적으로 시편 4, 29, 30편). 기도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의 표현이기에 기도자의 마음이 정결해야 한다. 하나님의 임재 앞에 나가는 목적은 무엇을 얻기 위함이 아니라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기 위함이다. 시편을 통해 시편 기자의 마음이 되어 기도할 수 있다.

저명한 신학자 N. T. Wright는 시편을 공부하기보다 시편을 살라고 조언한다. 시편을 날마다 묵상하고 기도하고 노래하여, 시편이 예배자들의 삶을 형성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의 교회에서 공적 예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시편을 사는 것은 하나님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관심사에 따라 사는 것으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발판이 된다.

시편의 하나님을 앎

시편을 통해 하나님의 성품을 알 수 있다.

첫째, 하나님은 영원하시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호와는 하나님이시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주는 하나님이시니이다”(시 90:2). 둘째, 하나님은 주권적이시다. 하나님의 주권은 자연과 역사의 사건들을 다스리는 주권으로 그분의 무한한 능력이다. “여호와께서 그가 기뻐하시는 모든 일을 천지와 바다와 모든 깊은 데서 다 행하셨도다”(시 135:6). 셋째, 하나님은 무소부재하시다. “내가 주의 영을 떠나 어디로 가며 주의 앞에서 어디로 피하리이까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니이다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주할지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시 139:7-10).  그분의 임재에는 한계가 없다. 그분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우리 가까이에 계신다.

넷째, 하나님은 신실하시다. 시편 기자는 말하기를 “내가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노래하며 주의 성실하심을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 내가 말하기를 인자하심을 영원히 세우시며 주의 성실하심을 하늘에서 견고히 하시리라 하였나이다 여호와여 주의 기이한 일을 하늘이 찬양할 것이요 주의 성실도 거룩한 자들의 모임 가운데에서 찬양하리이다 여호와 만군의 하나님이여 주와 같이 능력 있는 이가 누구리이까 여호와여 주의 성실하심이 주를 둘렀나이다” (시 89:1,2,5,8)라고 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나 나의 인자함을 그에게서 다 거두지는 아니하며 나의 성실함도 폐하지 아니하며 내 언약을 깨뜨리지 아니하고 내 입술에서 낸 것은 변하지 아니하리로다”(시 89:33-34)라고 말씀하신다. 다섯째,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여호와는 위대하시니 지극히 찬양할 것이요 모든 신들보다 경외할 것임이여”(시 96:4), “그의 능하신 행동을 찬양하며 그의 지극히 위대하심을 따라 찬양할지어다”(시 150:2), “여호와는 위대하시니 크게 찬양할 것이라 그의 위대하심을 측량하지 못하리로다”(시 145:3).

하나님의 모든 성품에 대해 생각하면서 읽는 것 자체가 경배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하나님께서 훨씬 크신 분임을 발견할 때, 우리는 예배의 자리로 이끌린다. 주님의 인격을 주시하여 깊이 생각할 때, 우리는 더 크신 그분을 보게 되며 그분을 예배하게 된다.

회중 찬송과 예배에 시편을

시편 찬송을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개혁자들은 말씀 중심적인 예배에서 시편을 찬송에 적극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칼빈의 예배 예전에 영감을 준 마틴 부처(Martin Bucer)는 1539년에 시편 찬송을 출판했다. 당시 예배를 시작할 때, 사도신경 후, 설교 전, 그리고 예배를 마칠 때 시편 찬송이 총 4번 사용되었다.

그 후 부흥 운동을 통해 시편 찬송에서 간증과 복음 중심적인 가스펠 송으로 발전되었고, 현대에 이르러 친밀하고 개인적인 화법의 Contemporary worship song이 출현했다. 그러나 Contemporary worship song이 대중가요처럼 가사에 신학적 깊이가 없다는 비판을 받게 되면서, 예배 시간에 시편을 읽고, 노래하고, 기도함으로써 시편에 담긴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께 예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칼빈 대학교와 신학교의 교수이자 Calvin Worship Institute의 대표인 John Witvliet 박사는 시편 찬송을 통한 예배를 위해 시편 1편부터 150편까지 각 시편에 해당되는 찬양을 모아 『Psalms for All Seasons: A Complete Psalter for Worship』이라는 시편 찬송가를 출판했다. 그는 시편을 통한 예배를 적극 권장하면서 그 활용 방법을 알려 주었다. 첫째, 사용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시편을 선택한다.

둘째, 선택한 시편을 연구(시편 본문의 신학적, 감정적 해석을 통해 예배자들의 삶과 예배에 투영)해서 이 시편을 예배 순서 어디에 넣고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한다. 셋째, 선택한 시편을 설교, 노래, 시각적 예술 등에 반영하는데, 시편 본문 해석에 대한 공동체의 반응과 개인적 적용을 포함시킨다.

또한, 시편을 통한 예배를 다음과 같은 단계로 계획해 볼 수 있다. 첫째, 예배의 부름이다. 하나님의 계시와 은혜를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도록 초청하는 것에 대한 응답이다. 시편 47, 66, 95, 96, 98, 100, 113, 150편을 사용할 수 있다. 둘째, 회개 기도이다. 죄에 대해 회개하며 기도하는 시간에 시편 6, 32, 38, 51, 102, 130, 143편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셋째, 중보 기도이다. 공동체가 합심해 슬픔과 어려움에 대해 시편 6, 13, 22, 42, 85, 89편을 통해 기도할 수 있다.

넷째, 말씀의 확신이다. 시편 30, 32, 103편을 통해 그리스도의 보혈로 용서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을 선포하고, 하나님 은혜에 기뻐하고, 하나님께서 지속적으로 역사하심을 기대하는 것이다. 다섯째, 시편 찬송이다. 시편 찬송가를 이용하여 시편으로 노래하고 하나님을 찬양한다. 여섯째, 성만찬(주의 만찬)이다. 시편 34, 103, 116편을 통해 성만찬 때 감사를 드리고, 주님께서 다시 오실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일곱째, 축도이다. 하나님의 약속이 항상 우리와 함께하도록 시편 67, 115:12-15, 128편 등을 통해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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