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앎: 교회오빠’의 마지막 이야기 담은 영화

<교회오빠> 한 장면

지난 5월 16일, 다큐멘터리 영화 <교회오빠(A Job Who Is Near Us)>가 한국에서 개봉되었다. 2017년에 방영된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앎: 교회오빠’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는 5일 동안 3만 명이 관람했으며, 23일 현재 박스 오피스 7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립예술 영화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이호경 감독은 친누나의 암 진단을 계기로 암환자 커뮤니티인 ‘아름다운 동행’에 가입했고, 故 이관희 집사의 아내인 오은주 집사의 글을 통해서 부부의 사연을 알게 되었으며, 부부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촬영을 거절했지만, 이 집사 부부는 자신들의 투병기가 다른 환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촬영을 허락하여, KBS 스페셜 ‘앎: 교회오빠’가 드디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TV 방영 이후, 故 이관희 집사의 대장암은 재발했으며, 부부는 다른 이들에게 누가 된다면서 더 이상의 촬영을 거부했다. 그러나 이호경 감독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TV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관객들이 보는 영화라면 부부의 마지막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념으로 부부를 설득하여 촬영 허락을 받았다.

이 영화는 하나님을 섬기다가 소천하기까지 마지막 사명을 다한 故 이관희 집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종교의 유무를 떠나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앞으로 나아간 故 이관희 집사의 삶 그 자체가 뜨거운 감동과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고 제작진은 전했다.

병약한 그리스도인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신앙 없는 이들(제작진)이 다큐멘터리 영상에 담아, TV와 영화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다는 사실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의 제작자이자 배급사인 커넥트픽쳐스의 남기웅 대표는 동영상을 통해 “영화관에서 기독교 영화는 하루 평균 1.5회 상영된다. 비신앙인은 물론이고, 크리스천들도 기독 영화를 잘 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기독 영화를 알리기 위해 10억 이상의 광고비를 쓸 수 없는 게 현실이다.”라고 제작과 배급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서 남 대표는 “이 영화를 KBS와 공동 제작했다. 어렵게 마련한 홍보비는 시사회에 전부 사용됐다. 그렇지만 교회 상영에 의지하기보다, 극장에서 기독 영화가 선전할 수 있길 희망한다. 신자들이 교회에서 공짜 영화를 보지 말고, 돈을 내고 극장에서 영화를 본다면, 기독 영화가 영화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극장이라야 믿지 않는 분들이 기독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교회 오빠>의 주인공 故 이관희 집사는 고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를  최우수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ROTC 42기로 입대해 통신장교 중위로 전역한 뒤, 다국적기업 퀼컴에서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런데 딸 소연이가 태어나고 얼마 후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면서, 고난이 시작되었다. 그의 어머니는 충격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연이어 아내 오은주 집사가 혈액암 4기 진단을 받았다. 그럼에도 故 이관희 집사는 세상이나 병에 대한 원망 대신 철저한 회개와 기도로 하나님만 의지해 ‘이 시대의 욥’이라고 불렸다.

이 집사는 "질병이 주는 두려움 앞에서 우리 부부가 어떻게 요동치 않고 평안함을 가질 수 있었을까. 결론은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벼랑 끝에 선 아들을 두 팔 벌려 안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선하심과 신실하심을 바라보면서,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참된 평안과 위로를 경험했다"고 간증한 바 있다.

아내 오은주 집사는 간증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했다. "산후조리원에서 나오는 날 남편이 배가 너무 아파서 혼자 응급실에 갔다가 암인 줄 알았다. 수술실에 들어간 후에야 복막과 방광에 전이된 것을 알았다."면서, 오 집사는 "남편은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다. 힘들다는 말도 안하고 의연하기만 했다."고 말했다.

"마음의 고통을 못 이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신 어머니에겐 죄송하면서도 솔직히 이해가 안 갔다. 연락이 한동안 안 되어 집에 갔다가 죽음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후 수면제에 의지해야 했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고 당시를 기억한 오 집사는 "그 장면을 보면서도 남편은 의연했고, 기도했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내가 암 진단을 받았다. 이때 하나님께서 나를 인격적으로 만나 주셨다. 이 질병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이라 일러 주셨기에, 부부의 아픔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일을 하실지 궁금했다."는 오 집사는 암을 통해 부부가 하나 되었다고 말했다.

"욥기의 결말처럼 시험이 끝나면 하나님께서 남편을 고쳐 주실 거라고 내가 말하면, 남편은 욥기를 잘못 해석했다면서, 고난 속에서 단련되는 과정이 욥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런 남편이 자신은 세상을 떠나도, 나는 병이 나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라고 회상한 오집사는 "니가 언제까지 버티는지 시험해 보자고 하시는 것 같아. 욥도 순간순간 감사했을 거라 믿어. 나도 하나님 원망하지 않고 계속 감사하고 싶어.“라는 이 집사의 마지막 말들을 전했다.

이관희 집사는 촬영을 허락한 지 열흘만에(2018년 9월 16일 새벽) 소천했다.

(편집자 주 - 기독일보 기사 및 동영상 인터뷰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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