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ather's Day

 

요즘의 애들처럼,
내겐, 옛날 내 아버지와의 신나는 일이
기억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함께 자장면 먹으러 간 일도 없고,
그 어디에서고, 그 언제고 아버지와
다정하게 얘기해 본 기억도 없고,
함께 손잡고 걸어 본 일도 없지만.
많은 식솔들을 먹여 살리려
동트기 전 새벽을 열고 나가
밤 이슥 터덜터덜 들어오시던
그 발자국 소리가 지금도 귀에 또렷하고,
아침이면 먼 하늘을 한참이나 응시하시다가
밑창이 다 닳은 구두를 신으시고 어디론가
나가시던 아버지의 그 뒷모습이 아련하고
이 Father'd Day에 그 보고픔에 이토록
마음 저림은 왜이며,
목이 메이고 눈앞이 자꾸 흐려지고
눈시울이 자꾸 뜨거워짐은 왜일까?
지금도 선명하게 보이는
목 언저리의 자글자글한 그 주름살들,
거친 손가락들, 흐트러진 흰 머리카락들,
사랑한단 말 단 한 번도
들어 본 일 없는데
이 Father's Day에 그 아버지가
이토록 그립고 보고픔은,
이토록 보고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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