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십자가'(출처 - 위키피디아)

지난 6월 20일, 미 연방대법원은 메릴랜드 주 블래던스버그 공유지에 세워져 있는 제1차 세계대전 전몰 장병을 기념하는 40피트 높이의 십자가가 헌법의 정교분리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7-2로 내렸다고 CNN이 보도했다. 보수 성향의 대법관 5명 전원, 진보 성향의 대법관 2명이 합헌에 표를 주었다.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십자가가 “제1차 세계대전을 기억하는 데 특별한 의미를 전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십자가는 물론 기독교의 상징이다. 그러나 그 사실이 블래던스버그 십자가가 표현하는 모든 것들을 보지 못하게 해선 안 된다.”면서, 알리토는 “주민들이 모여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그 지역 출신의 참전용사들을 추모하는 장소가 기념비”임을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1세기 이상 아무 문제없이 서있었던 십자가를 파괴하거나 훼손하는 일은 자연스럽지 않으며, 제1차 수정헌법에 담긴 존중과 관용이라는 이상을 드높여 주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은 반대 의견서에서 “다윗의 별은 국가를 위해 목숨을 잃은 크리스천들을 추모하는 데 적당하지 않다. 마찬가지로 십자가는 다른 신앙을 가진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다.”라고 기록했다.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신앙이 서로 다른 군인들은 애국으로 뭉치는 것이지 십자가로 뭉치는 게 아니다.”라고 기록했다.

스티븐 브라이어와 엘레나 케이건 대법관은 십자가의 “역사성과 전통성”을 강조했다. 브렛 캐버노 대법관은 "십자가의 합헌성에 투표했지만, 종교가 무엇이든, 종교가 있든 없든 모든 미국인은 평등하다는 헌법의 원칙을 재천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을 환영하며, “오늘의 결정은 종교의 자유와 미국의 역사적 전통의 수호를 위한 승리”라고 법무부 대변인 켈리 라코는 말했다.

1925년에 재향군인회는 제1차 세계대전의 순국선열 49명을 추모하기 위해 “평화의 십자가”를 세웠다. 해외 미국장병묘지에 세워진 십자가들을 반영하기 위해 전몰장병의 어머니들이 기념비를 디자인했다. “이 추모 십자가를 세계의 자유를 위한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프린스 조지스 카운티의 영웅들에게 헌정한다.”라고 기념비에 쓰여 있다.

처음에는 사유지에 세워졌다가 1961년 메릴랜드 주에 양도되었으며, 이후 주변에 고속도로가 놓였다. 2012년, 인근 주민들이 정부가 정교분리 원칙을 어겼으며, 세금으로 기념비를 유지한다면서 소송을 걸었다. 미국인도주의자협회(AHA)의 도움을 받아 프레드 에드워즈와 스티븐 로우가 십자가에 도전했다. 에드워즈는 “십자가 때문에 불쾌한 것이 아니다. 공유지가 특정 종교를 편드는 게 불편하다. 기독교는 내 종교가 아니다.”라고 애드워즈는 언론에 전했다.

이들은 지방법원에서 패소했고, 2017년 제4순회법원에서는 승소했다. 그러자 재향군인회뿐 아니라 해외참전군인회 등 여러 단체가 대법원에 청원하여 십자가를 지킬 수 있게 되었다.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