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이, Zoe

너는 딱 한 살배기 외손녀
얼굴보다 더 큰 네 배가
유모차 밖으로 불뚝 튀어나온 사진은
어김없이 어릴 적 내 모습 그대로.
양볼에 오른 살이
엉덩이처럼 귀엽고 탐스러우니
좋은 날들이 네 앞에 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불현듯,
나는, 내 엄마와 아버지가 보고 싶다
이 나이에,
기억은 너무 쉬이 산화되어
뚝, 뚝 끓어지는 그리움이지만....

다시 네 생각,
얼마나 세월이 흘러야
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너의 전설이 될까

창밖을 내다보니
열구름 지나간 유월 하늘이
눈부시게 푸르고
네 작은 손 같은 어린 잎새들이
앙증스레 손뼉을 친다
바람이 스치고
햇살은 정겹고
시간은 평화롭다

죠이,
너는 자라서 어떤 나무가 되고 싶니

저작권자 © 크리스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