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번 들었다. 인천상륙작전은 그 성공률이 5,000분의 1이었다는 사실 말이다. 지금도 맥아더 장군 동상을 부수겠다는 악동들이 있다지만 그건 야만적 행위일 뿐이다. 그토록 승리 불가능했던 전쟁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면, 아군은 물론 적군들도 힘찬 존경의 박수를 보내야 품위 있는 군대 아닌가. 특히 맥아더 장군은 기도하며 전투를 지휘했던 사람이다.

목회는 실상 전쟁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목회전쟁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그런 생각도 자주 했다. 그분은 성자 하나님이시니까 물론 백전백승일 수밖에 없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기적을 일으키실 수 있는 분 아닌가. 목회 성공을 100퍼센트 보장받은 분이시다.

그런데도 예수님을 대행하여 목회하는 이들이 왜 실패를 거듭할까. 남의 이야기 말고, 바로 필자도 교회 개척부터 30년 넘게 목회하면서 실패의 쓴 잔을 여러 번 마셨다. ‘이러다 교회 문 닫는 거 아냐?’ 그런 두려움이 의식 밑바닥에서 자주 꿈틀거렸다. ‘왜 설교로 저를 박살나도록 두들겨 패시나요?’ 분통을 터뜨리며 다시 안 나오겠다는 신자가 있을 때였다.

그런데 예수님도 설교에 실패하신 적이 있다. “내 살을 먹어라, 내 피를 마셔라”는 내용으로 생명,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걸고 설교하신 후유증이었다. “제자 중 여럿이 듣고 말하되, 이 말씀은 참 어렵구나. 누가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면서,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갔다”(요 6:66). 예수님 목회의 큰 위기요 실패 기록이었다. 예수님은 목회성공률이 얼마나 되셨을까. 계산기를 눌러본다면 그것도 은혜가 된다. 특히 목회자들에게는 더욱 더 그렇다.

목회에 성공하시려면 예수님께서 왕궁에서 태어나셨어야 했다. 로마황제 시저나 당태종 정도면 어떠셨을까. 그런 신분으로 ‘하늘나라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하셨다’면 대단한 위력이 있었지 않을까. 일찍이 로마나 아테네로 유학을 다녀오신 뒤에 라틴말/헬라말로도 유창하게 설교하셨으면... 무엇보다도 교회를 개척할 때 제일 아쉬운 것은 돈이었다. 예수님도 열두 제자 가운데 다른 직분은 임명하시지 않았어도 재정담당자를 두셨다. 큰일 하려면 권력, 학력, 재력 세 가지가 충분해야 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권력도, 학력도, 재력도 없으셨다.

또 있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려면 출중한 인물들로 예비내각(shadow cabinet)을 구성하셔야 한다. 그게 열두 제자인데, 어부 따위는 그럴 만한 인물들이 못 된다. 예수님께서 지금쯤 복음사역을 하셨다면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인터넷 등 대량전달매체를 전면적으로 활용하셨을 터이다. 그렇게 해서 ‘온 세상 땅끝까지’ 삽시간에 하늘나라 말씀을 넘치도록 쏟아 부으실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하필 책 출판도 되게 힘겹던 시대에 사역을 시작하셨을까...

하지만 그래서, 그분이야말로 ‘완전하신 하나님, 완전하신 인간’이시라고 주저 없이 믿게 된다. 전혀 불가능한 것을 반드시 가능하게 하셨기 때문이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하지 못한 일이 전혀 없다”(막 9:23). 지금도 이 말씀을 글자 그대로 믿는 사람만이 목회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 목회자에게 참패는 최대성공일 뿐이다. 십자틀에 처형되신 그분처럼...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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