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영적 성장” 여덟 번째 시간에 “고난”이라는 주제를 함께 나눕니다. 우리는 누구나 삶에서 고난을 경험합니다. 삶의 시련과 풍파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고난을 겪으면서 우리는 영적인 침체를 경험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가 고난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영적 침체를 극복하고 신앙의 성장을 이루는 데 중요합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고난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내 삶을 인도하신다고 고백하기에, 고난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고난을 당하는 사람에게는 이 말처럼 무책임하고 힘든 말이 없습니다. 지금 극심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에게 “고난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은 남의 고통에 무심한 율법주의자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소설가 박완서입니다.

 

 

『한 말씀만 하소서』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 박완서 씨가 쓴 『한 말씀만 하소서』라는 책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여과 없이 써내려간 일기입니다. 다섯 자식 중에 하나 밖에 없었던 의사 아들을 스물 여섯 꽃다운 나이에 잃어버린 절절한 고통의 일기입니다.

자식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것을 참척이라고 부릅니다. 참척의 슬픔은 아마도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일 것입니다. 박완서는 사람들이 찾아와 조문하는 것도 견디기 어렵고, 위로라고 조심스럽게 건네는 말도 고문처럼 들리고, 심지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수모로 여겨졌다고 말합니다. 자식이 부모의 상에 조문을 받는 것이 마땅할 텐데, 어미인 사람이 자식의 상에 조문을 받고 있으니, 순리에 어긋나는 운명에 굴복한 것 같아 수모로 여겨졌다는 것입니다.

박완서는 수시로 짐승처럼 치받치는 통곡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하는 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사랑 그 자체라는 하나님이 그것밖에 안 되는 분이라니.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아니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맹렬한 포악이 치밀었다. 신은 죽여도 죽여도 가장 큰 문젯거리로 되살아난다. 사생결단 죽이고 또 죽여 골백 번 고쳐 죽여도 아직 다 죽일 여지가 남아 있는 신. 증오의 최대 극치인 살의. 나의 살의를 위해서도 당신은 있어야 돼. 암 있어야 하구말구.” 이 대목은 하나님에 대한 분노가 살의로 나타나고, 이 살의를 받아낼 대상으로 하나님이 존재해야 한다고 악을 쓰는 어미의 슬픔을 보여 줍니다.

우리는 이런 고난을 당할 때가 있습니다.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고, 조그마한 의미도 찾을 수 없고, 하나님은 무엇을 하고 계시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삶의 고난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순간에 고난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습니까?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의 씨름입니다. 박완서의 『한 말씀만 하소서』는 아들을 잃은 참척의 슬픔을 통과하는 여정을 소개합니다. 하나님으로부터 한 말씀만 듣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 믿음의 씨름을 해야 합니다. 믿음의 씨름 속에서 고난의 의미를 발견하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은혜를 찾아낼 때, 우리는 고난으로 인한 영적인 침체를 이겨낼 수 있게 됩니다.

고난을 낭비하지 마세요

 

고난의 의미를 묵상할 때, 존 파이퍼 목사의 책 한 권이 좋은 안내자가 됩니다. 파이퍼 목사님이 암 투병을 한 후에 쓴 『암을 낭비하지 마세요』라는 책입니다. 영어 제목은 『Don’t Waste Your Cancer』입니다. 파이퍼 목사는 암 투병을 하면서 깨달은 열한 가지의 의미를 소개하면서, 이 열한 가지의 의미를 믿음 가운데 발견하지 못하면 암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 책을 창조적으로 이용해서 “고난을 낭비하지 마세요”라고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삶의 고난에서 하나님과 함께 그 의미를 찾아내지 못하면, 우리는 고난을 통해서 영적으로 자라나는 은혜를 낭비하는 것입니다. 고난 속에서 발견하는 다섯 가지 의미를 묵상해 봅시다.

고난 속에 하나님의 선한 계획이 함께합니다

첫째, 고난을 경험할 때, 하나님의 선한 계획이 함께하고 있음을 신뢰해야 합니다. 고난의 순간에는 하나님이 우리를 버린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외치는 것과 같은 순간입니다. 십자가에서 경험하는 하나님의 거대한 침묵은 우리가 고난 속에서 경험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 아무리 외치고 부르짖어도 하나님이 응답하지 않으십니다.

이러한 고난을 경험할 때,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고난의 순간에도 우리를 향한 선한 계획을 잊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침묵은 하나님이 일하시는 시간입니다. 하나님은 고난 속에서도 당신의 선한 계획을 잊지 않고 이루어가십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8:28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이 고백은 고난에도 적용되는 고백입니다. 우리는 고난까지도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요셉이 바로 이런 삶을 살아간 사람입니다. 요셉의 인생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열일곱 살에 형들에 의해 애굽의 노예로 팔려가서, 처음에는 보디발의 집에서 고생하고, 보디발의 아내의 모함으로 옥에서 고생을 하다가 요셉은 마침내 애굽의 총리가 됩니다. 나중에 애굽 일대에 일어난 가뭄으로 고향 땅에 있던 형들이 양식을 구하러 요셉 앞에 나타났을 때, 요셉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많은 백성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창세기 50:20). 하나님이 요셉의 고난을 합력해서 선을 이루셨다는 것입니다. 요셉에게는 소름 돋는 은혜의 순간입니다. 형들을 마주하는 순간, 그동안의 고생들이 마치 실 하나에 구슬이 꿰어지듯이 맞추어집니다. 자신의 고난이 온 가족들과 이스라엘을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선한 계획 속에 있었음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어느 순간 고난이 하나님의 거대한 계획의 한 조각이었음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것을 경험하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는 순간입니다. 내가 고난을 당할 때, 우리에게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이 고난이 하나님의 계획의 어떤 부분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선한 계획의 한 부분임을 신뢰하면서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이 고난까지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실 것을 의지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고난 속에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신뢰하지 않으면 고난을 낭비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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