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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거기에서 설교하다니
이정근 목사  |  미성대학교 초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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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6  01: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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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개척하여 담임목회를 할 때에는 한 주일에 평균 7번 설교했다. 주일설교 두세 번, 새벽기도설교 다서여섯 번.... 심방설교는 또 얼마나 많은가. 실로 담임목회의 가장 무거운 짐은 설교였다. 평생 적게 잡아도 1만 번 넘게 설교했다.

그래 그럴까, 은퇴하면서부터 제일 기쁜 것은 ‘설교로부터의 해방’이었다. 은퇴 10년이 지난 지금은 설교 부탁이 있어도 내 쪽에서 사절한다. 설교하는 것보다 듣는 기쁨이 더 큰 편이다. 좋은 설교를 들으면서 내게도 설교 전성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마음속에 되뇌어 보기도 한다.

교회를 개척해 30년 간 이민목회를 했다. 담임하고 있는 강단에서 설교한 것, 다른 교회나 지역연합집회에서 설교한 것 가운데 자랑하고 싶은 것들이 어찌 없겠는가. 보스턴지역 연합집회에는 두 번이나 강사로 초청받아 말씀사역에 헌신했다. 그 지역 성도들의 교육수준이 높고 이지적인 성향이어서 나의 설교와 잘 조화된 점도 있었다.

하지만 평생토록 했던 설교 가운데 설교자 자신이 가장 큰 은혜를 받은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 가운데 몇 개만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싶다. 성탄절이 가까워 오는 까닭도 있다.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은 채 설교했다. 시내산 꼭대기였다. 새벽에 올라가기 시작해서 마침내 해가 떠오를 무렵에 모세가 신발 벗고 서 있던 자리에 도착했다. “모세야, 모세야” 하고 부르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이 “정근아, 정근아”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무척 추웠지만 함께 올라갔던 성지순례객들에게 모두 신발을 벗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출애굽기 3장과 4장을 소리 높여 읽었다. 그것만으로도 받은 은혜가 엄청나게 컸다. 눈물을 펑펑 흘리는 순례자들이 많았다.

예수님 탄생교회에서 설교했다. 베들레헴이었다. 마태/누가 복음에서 예수님 탄생 부분을 참가자 일동이 우렁차게 합독했다. 동방박사들이 중동지역에서 왔다는 가설, 인도에서 왔다는 가설, 중국에서 왔을 것이라는 가설들이 있지만 그럴 바에야 신라에서 왔을 것으로 믿자고 호소했을 때 아멘 소리가 크게 울렸다. 신라에는 일찍이 천문학 연구 수준이 높았던 것은 첨성대가 증명한다고 했다. 설교자인 내 속도 후련했다.

예루살렘한인교회에서 설교했다. 매년 성탄절이면 베들레헴에서 여러 인종으로 구성된 찬양대가 모여 연합예배를 드리는데 그 전 해에는 그 한인교회 찬양대원들이 한복을 입고 연합찬양을 했고 전 세계에 테레비로 중계되었다. 바로 그 예루살렘한인교회에서 설교했다. “오히려 이스라엘집의 잃어버린 양에게로 가라.”(마 10:6)는 말씀을 본문으로 ‘먼저 잃어버린 코리안에게로 가라’는 제목으로 바꿔 설교했다.

그 몇 년이 지난 뒤 터키와 그리스 성지를 방문했다. 아시아 일곱교회를 다 돌아보지 못했고 에베소교회, 서머나교회, 빌라델비아교회 등을 순례했다. 서머나교회에 해가 질 무렵 도착했더니 저녁기도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여자 담임사역자가 즉석에서 설교를 부탁했다. 물론 요한계시록 2장 10절 서머나교회에 관한 말씀을 본문으로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는 설교를 했다. 임직식 때마다 했던 설교였다. 함께 간 일행도, 그곳 성도님들도, 아니 누구보다도 설교자 자신이 크고 큰 은혜를 받았다.

죽도록 충성하겠다는 결단을 차돌처럼 단단히 먹고 미국 목회지로 돌아왔다.

(대표 저서 : 『목회자의 최고표준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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